모든 의료진께 감사합니다...
병원에서의 하루는
어스름한 새벽 간호사분이 커튼을 젖히며 들어와 혈압과 체온을 확인하는 것으로 스르륵 깼다 다시 자고
"식사 왔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아침 식사 배달과 함께 완전히 하루가 시작된다.
이후 교수님과 주치의분의 오전 회진, 중간중간 간호사분의 체크...
하루는 새벽에 코가 너무 막혀서 (건조함 max... 입원할 일 생기면 가습기 챙겨가세요!
그 외 입원시 준비물은 5시간이 넘는 대수술 (brunch.co.kr) 참고!)
도저히 잘 수가 없더라. 더듬더듬 간호사실을 가 자초지종을 말하니
건조해서 그럴 수 있다며 많이 심하면 코막힘 완화 약을 처방해준다고 했다.
한 쪽만 막히면 어떻게 견뎌보겠는데 양 쪽 다 막혀서 숨 쉬기가 어렵다는 호소에
전화를 걸어 상황을 전달하고 어느 정도의 기다림 후 처방약 등장.
내 고통을 너무도 잘 공감해주셔 약이 올 때까지의 기다림이 그리 괴롭지 않았다.
아무리 교대근무라해도
야심한 새벽 시간까지 활발하게 돌아가는 병원.
모든 의료진과 병원 관계자분들께 참 감사한 마음이 생겼다.
또 주치의 선생님은 아침에도 오고 낮에도 오고 한밤중에도 오고
대체 언제 퇴근하시는 걸까?
소싯적 소개팅으로 만났던 친구가 의사였는데 듣기에 근무량이 어마어마했다.
소위 썸 단계였는데 내 기준에선 인간이 그렇게 폰 볼 시간도 없이 일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
분명 어장 관리 중이라 생각하며 손절했는데
그 친구 말이 진실이었던 것 같다. (늦었지만 미안...)
내가 현재까지 인생 드라마 1위로 꼽는 <도깨비>에
저승사자가 한 의사에게 죽음을 전하는 장면이 있다.
33세 남자 의사분인데 사인은 과로사.
"저 죽었나요?" 멍하니 자신의 시신을 바라보는 의사 영혼.
이후 저승사자와의 대사가 감동이다.
“의사선생님 응급처치 덕분에 이 환자는 살았습니다.”
“다행이네요.”
자신의 죽음을 직면한 순간에도 환자를 살린 것에 안도하는 모습이 눈물났는데
(물론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많은 의료진분들이 이와 같은 마음일 것이라 생각한다.
내 수술 역시 두 분의 교수님과 훨씬 많은 의료진분들의 도움으로 잘 끝났고
서서히지만 잘 회복 중이다.
그 분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애쓰고 계실테지.
정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