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꿈이 있습니다. 작가 그리고 의사.
1.
"작가 그리고 러너"
"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
하루키는 자신의 묘비에 적을 글을 미리 적어두었다고 한다.
누구나 인생을 마무리한다. 이 세상 그 누구도 영원한, 불로장생이 있지 않다. 그런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고, 그 마무리를 한다는 것은 자기 자신에게 달렸다. 얼마 전 버핏의 마지막 주주서한에서 본인의 부고 기사에 어떤 것이 적혀있을지를 생각하고 그것에 맞는 삶을 살아가라고 말하였다. 버핏이나 하루키 모두 본인 삶에 대한 진실한 자세, 그것으로 인생을 한 걸음씩 나가는 것이다. 당장 내일 삶을 마감할지도 모르는 세상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그러나 그 하루하루를 살아감에 있어 본인만의 자세, 삶에 중심이 중요하다.
2.
작가 그리고 의사.
물론 내가 아는 작가이자 의사는 많이 있다. 직접 알지 못하지만 많은 언론, 실제 책으로 그런 사람들을 만났다. 직업을 가지면서 작가를 부업(?), 함께 하는 사람들이 많다. 작가라는 것은 단지 무언가를 쓰는 직업을 넘어 본인만의 생각, 그리고 살아온 무언가를 정리한 사람이다.
19살에 처음 지금 직업, 의사를 선택하고 이 길을 들어섰다. 당연히 20대는 오로지 지금 이것만을 위해 달리고 또 달렸다. 하지만 30대, 40대가 되어서는 무언가 더 해야만 하고 싶은 욕망들이 있었다. 그렇다고 일부러 나서서 무언가를 하는 성격이 아니기에 조용히 나만의 것을 찾아 나섰다.
종이와 펜, 아니면 어디서든 보이는 컴퓨터, 때로는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나는 작가가 되었다. 내가 쓴 글들이 일기장에 머물렀던 기간도 있지만, 점차 외부, 타인들의 눈에도 읽히게 되었다. 그렇지만 작가라고 말하기에는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하였다. 구글, 네이버 검색하면 여러 글을 읽을 수도 있지만, 작가라고 스스로 부르기에는 아직 섣부르다고 나는 생각하였다.
https://brunch.co.kr/@mdearnest/149
많은 분들의 도움, 선택으로 책 표지도 선정이 되었습니다.
다음 과정들이.... 정확히는 모르지만 출판사 대표님, 편집자님께서 잘 마무리 과정을 도와주신다고 믿습니다. 작가는 믿고 기다리면 되는 것이지요.
3.
이제 곧 나는 작가가 된다.
2004년 의사면허증을 처음 받고 세상을 다 가진듯한 기분이었다. 이 세상에 모든 환자들을 다 고칠 수 있는 명의가 당장 된 듯한 느낌이었다. 그러나 그런 허무한 생각이었다는 것은 병원에 인턴이라고 입사한 지 단 한 시간 만에 알게 되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밑바닥,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하는 인턴, 초보 의사의 시작이었다. 그렇게 수많은, 수천수만 명의 환자들을 내 손으로 직접 본 이후 나는 의사가 되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오래전 누군가가 물었다. 왜 작가가 되고 싶으세요? 왜 글을 쓰세요.
사실 아직도 나는 그 정답을 찾지는 못하고 있지만, 지금은 조금씩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단지 글자가 아닌, 나를 다시 알 수 있고, 내가 지금 있는 위치, 또 내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그 길을 알게 해주는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도 글을 쓰고 앞으로 또 쓰는 것이다.
이제 나는 작가다. 의사이자 작가. 반대로 말하면 작가 겸 의사.
그러나 단지 곧 책이 출간된다고 해서 작가라고 바로 말할 수 없다. 이제 작가로서 한걸음 시작일 뿐이다. 독자가 글, 책을 읽어주고 그래야지 작가가 되는 것이다. 설레면서도 걱정되는 시간이지만, 인생에서 처음 이러한 것을 느껴본다.
내가 이 세상에 없다 하더라도, 어딘가에는 나의 책이 남아 있을 것이 분명하다. 광화문 교보문고 어느 책장의 세 번째 칸에, 아니면 내가 자주 가는 알라딘 서점에 있을 수도 있다. 그 책을 보는 누군가는 생각할 것이다. 이런 사람도, 이렇게 글 쓰는 작가, 의사도 있구나. 이왕이면 그 책을 통해 한 번 더 생각, 마음 따뜻해지기를 바란다. 나의 손을 거쳐간 수많은 사람들, 특히 나를 울린 많은 환자들에게 감사드린다. 세상은 혼자만 살 수 없고 누군가의 도움, 헌신으로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첫 책이 나오기 직전인데 벌써부터 다음 책을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 반 기대 반이다.
작가의 마음이 이런 것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