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주제는 등장인물에 대한 고민이다. 일단 사실 매일 글을 쓴다는게 쉽지는 않다는 고백아닌 고백을 해본다. 이게 삶이, 어쨌든 최대한 하루에 한번씩이라도 글을 쓰려고 하고있고, 그게 안된다면 마음 속 깊이 반성을 하고 있음을 먼저 말해본다.
사실 이번 주제는 꽤 예전부터 고민했었던 내용이다.
"내가 쓰는 글에 주변사람을 어디까지 등장 시켜야하는가?"
사실, 개인적인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 글에 내가 어떻게 쓰던지 당신들이 무슨 상관이야! 라고 외치고 싶지만 그렇게 할 수 없고, 이것저것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밝혀본다. (아, 일단 오늘 너무 피곤했고, 지금 꽤나 졸린 시간이라서 더욱더 글이 두서없을 수 있음을 넌지시 던져본다. 이런 상황에서도 글을 써야하는거지...? 그치..?)
나는 우선적으로 내가 경험을 통해서 겪은 이야기를 적는 것을 좋아한다. 내 시선에서 보던 느낌, 내가 경험하고 생각했던 것들을 적는 것이다. 사실 모든 글쓰는 사람들이 그러할 것이다. 그러나, 글을 쓰다보면 내 이야기가 멈추는 시기가 온다. 아니 멈춘다기 보다는 내 경험이 글로써 별로 매력적이지 않은 순간들이 온다. 그럴경우에는 이제 "내 주변에서 겪었던 이야기" 라던가 "내 주변 사람의 이야기" 혹은 "내 주변 사람이 말해준 이야기" 들을 주제로 글을 쓸까 말까 고민에 빠지게 된다.
물론, 철저한 익명을 보장하여 글을 쓰지만 당신들도 알지 않는가. 이 세상에 완전한 익명은 없다는 것을.
그리고 글에 맛을 살리기 위하여 어느정도 MSG도 뿌려야 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글을 적을 때는 내 기억에 의존하여 글을 쓰다보니, 내 기억력에따라 글의 사실여부도 조금은 달라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그.러.나.
어떻게 보면 이것은 글을 쓰는 사람의 구차한 변명일 수 있지만, 글을 읽는 사람 입장에서 특히나 그 당사자의 입장에선 기분이 나쁠 수 있지 않을까? 일단 읽다보니 "어? 내 이야기 같은데?" (사람은 자기의 이야기를 기가막히게 알아차린다.) 혹은 누군가 "어? 이거 너 이야기랑 비슷한거 같은데?" 라며 당사자에게 전달해줄 수도 있다.
이런 경우 여러가지 부류가 있겠지만,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테고, 기분이 나빠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왜 본인에게 말하지 않고 글을 썼는지와, 왜 사실과 다르게 글을 적었는지 등등 여러 방향에서 본인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 (내가 뉴스 기자도 아니고 사실만 적는 사람은 아닌데...)
그래서 주변 사람들의 내용으로 글을 쓰지 않고, 글을 쓰더라도 최대한 3자의 느낌으로 글을 쓰려고 노력했다. 뭐랄까, 나도 이 글을 통해서 내가 드러나는 것이 싫고, 적혀지는 글을 통해서 읽는 상대방이 '아 이 사람은 이런 사람인가 보다.' 하는 평가를 받는 것도 싫다. 그러한 이유로, 내가 글을 쓰는 것을 주변 사람들이 아무도 몰랐으면 좋겠으면서도, 내가 쓰는 글이 유명해지고 싶다. 라는 이중적인 마음도 들게 되는 것이 아닐까.
최대한 주변인들을 노출시키지 않고, 누구나 본인의 이야기스러우면서도, 아닌척 하게 글을 쓰려고 노력하고, 철저한 익명을 유지하면서 글을 쓰다보면 이제는 반대의 이야기들이 나온다.
"나는 너랑 친한줄 알았는데, 우리가 가까운 사이인 줄 알았는데 왜 너의 글에선 내 이야기가 하나도 없어?"
솔직히 말하면 힘들다. 나도 내가 무슨 글을 쓰는지 모르겠고, 그때 그때의 감정이 다르고, 물론 읽히기 위해서 글을 쓴다고도 하지만, 기록하기 위해서도 글을 쓰는 것이 아닌가. 내가 내 글을 내 마음대로 쓰지도 못하고, 이렇게 타인의 감정들과 타인들을 신경써가면서 글을 써야할까?!
결론은 뭐 Case by Case 아니겠는가. 그럴때도 있고 아닐때도 있고, 그래서 나도 그냥 이런 글로 여기다가 푸념한번 해보고 뭐 그런 것으로 마무리 해볼까한다.
정말이지 오늘의 글을 (아무도) 사려하지 않는 사념집에 딱 어울리는 글이 아닐 수 없다.
향후에 글을 쓸 때는 꼭 오전 시간에 쓸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