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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콘 Oct 24. 2024

단단해지는걸까? 무뎌지는걸까?

인생에 답은 없지만, 답을 알고 싶다.


나이가 어느덧 30대 중후반을 지나고 있는 이 시점에 특히 연말이 다가오니까 삶에 대한 많은 생각과 고민이 쉴 새 없이 내게 찾아오고 있다. 어느 회사에서든 실무의 가장 중책이어서 해야할 일도 제일 많고, 책임져야 할 일들도 많지만 일에 치이다가 정작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를 찾아온다.


회사를 이직하고 어느덧 3년차가 되었다. 업계의 특성상 이직이 잦기도 한데, 나는 끊임없는 성장과 발전을 이루고 싶어하는 야망이 넘치는 사람이라서 다른 사람들보다 평균적으로 이직 횟수가 훨씬 많았다. 지금 회사의 경우 준초창기 멤버로 함께 하면서 회사가 성장하고 나의 역량도 성장하면서 좋았지만, 내 회사가 아니기에 어느 부분에서 업무적인 한계를 많이 느끼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일은 계속 늘어나고, 관리는 안되고, 해야할 것들은 많아지는데, 책임을 모두 질 수도 없을 거 같고, 그런데 새로운 것들은 자꾸 벌리고 있고 회사 일을 하다보니 어느덧 내 삶은 없어지는 것 같고, 답답함이 나를 하염없이 짓눌렀다.


이게 30대 중후반의 삶인가 싶고, 근데 내가 원했던 삶은 이렇게 끌려가는 삶이 아닌데 왜 끌려만 가고 있나 싶고, 다들 이렇게 살아간다는데 이렇게 살아야만 하는가 싶고, 나는 이렇게 하는데 왜 저사람들은 이렇게 안해주지, 왜 나처럼 생각하지 않지, 이런 생각들이 들기 시작하면 또 화가 치밀어 오르고, 이런 마음을 어디다 하소연 할 곳도 없고, 그러다가 예민해지니까 자주 화를 내게 되고, 마음은 답답해지는데 풀 수 있는 방법은 모르겠고 그렇게 심적으로 외로우면서도 외로울 시간도 없고 이렇게 부정적인 생각이 자꾸 드는 게 사람이 정신병이 걸린건가 싶고 답답했다.



어디선가 글을 읽다가 발견한 단어가 있다. 



연단(鍊鍛)

1          쇠붙이를 불에 달군 후 두드려서 단단하게 함.      

2          몸과 마음을 굳세게 함.      

3          어떤 일을 반복하여 익숙하게 됨. 또는 그렇게 함.      


몸과 마음을 굳세게 함. 나를 두드려서 단단하게 만들어서 이 거친 풍파를 정해진 답이 없는 인생을 살아가야하는 것일까? 마음이 동하는 단어이기는 했다. 지금 이런 나의 고민과 고통들이 나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서 내가 더욱더 정확하고 뚜렷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는 것일까? 


불행은 또 다른 불행을 가져오고, 감사는 또 다른 감사를 가져온다고들 한다. 하얀 도화지에 붓으로 점을 찍으면 그 파동이 퍼지는 것 처럼 불행도, 감사도, 행복도 평등하게 퍼지기 마련이다. 힘들다고 생각하면 더 힘들어지고, 안된다고 생각하면 더 안되는 것을 알면서도 가끔씩 이렇게 무력하게 빠지는 불안에는 그리고 불만에는 통제가 안되기도 한다.



단단해지는 것일까? 무뎌지는 것일까? 나는 두드리고 두드리면서 이 모든것에 통달하게 되어서 결국 아무런 감정을 못느끼게 되면 어떡하지하는 생각도 종종 하게는 된다. 흙수저로 태어나서 달리고 또 달렸지만 노력 대비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아서 속상할 때도 많다. 계속 달려도 잘 안달려지는 거 같으니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부정적인 생각도 스물스물 올라오는 것 같다. 안되면 되게하라는 어느 군부대의 구호처럼 안되면 되게 해야하는데, 어느순간 안될 걸 알고 포기하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자기 반성도 하기는 한다.



"나는 나이 열다섯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吾十有五而志于學), 서른에 뜻이 확고하게 섰으며(三十而立), 마흔에는 미혹되지 않았고(四十而不惑), 쉰에는 하늘의 명을 깨달아 알게 되었으며(五十而知天命), 예순에는 남의 말을 듣기만 하면 곧 그 이치를 깨달아 이해하게 되었고(六十而耳順), 일흔이 되어서는 무엇이든 하고 싶은 대로 하여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七十而從心所欲 不踰矩)."


공자가 논어 위정편에서 나이 마흔에는 미혹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불혹이 가까워지면서 나를 미혹하는 것들에 많이 흔들리는 것일까? 사실 인생을 살면서 늘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데, 나는 왜 이렇게 답답하고 두려워만 하는 것일까? 초조함 혹은 조바심 그런게 내 마음 속 어딘가에 있지는 않을까? 


결론은 사실 잘 모르지만, 해야할 것은 알 거 같다. 항상 감사하고, 항상 도전하고, 항상 생각해야한다. 책을 많이 읽고 주변의 사람들에게 덕을 쌓다보면 내게도 좋은 기운들이 스며들겠지. 그렇게 항상 믿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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