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원진 WonjeanLee Oct 27. 2016

미르가 용이라는 건 초등학생도 다 안다.

도대체 어디까지 뻗친 미르?


학교 다녀온 아들이 막 흥분해있다. 

오늘 선생님께서 '미르'의 뜻을 물으셨고 

아들은 '용'이라고 맞춰 상점을 받았다는 거다. 

너무 놀라운 얘기였다. 

학교에서 왠 미르 얘기지?

"혹시 어른들이 한 얘기를 듣고 안 거야?"했더니 

위의 만화에서 읽은 거란다.


많은 생각이 스쳐간다.

국정교과서를 추진하더니 벌써 교과서 과정에 들어가 있는 건가? 

위의 만화는 토박이말을 배우는 초2-2 4단원 학습지에 들어간 글이다. 

최근엔 동일한 아들(아들이 여러 명이라ㅠ)이 백남기 사건을 얘기하는 걸 듣고

"경찰이 어떻게 사람을 죽일 수 있어? 경찰은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있는 사람이잖아."했는데

꿈이 화가와 경찰인 아이에게 들리는 어른들의 얘기는 상당히 충격이었나 보다.

아이에게 "좋은 지적이네. 그 생각을 일기로 써봐"

했더니 쭈뼛쭈뼛한다. 


미셸 오바마가 최근 했던 뉴햄프셔의 감동 연설을 보자.

그녀는 "6살 아이가 '누군가를 piggy라고 부르는 사람은 대통령이 될 수 없는 것 아닌가?'"

라고 얘기했다던 한 엄마를 인용하며 

아이들도 다 아는 사실을 우리가 묵과할 수는 없다 했다.

(그나저나 piggy는 2016년 세계의 키워드인가 보다. 

대한민국(개와 함께)을 강타하더니, 미국으로 넘어갔다.)

트럼프의 성비하 발언이 락커룸 대화라고 해명한 것을 보고 

미셸 오바마는 즉각 나섰다. 

시기를 놓치지 않는 영민함이다. 


저 위의 만화를 다시 봤다. 

시대착오적인 상상 속의 미르가 나타나서 

그 이름을 딴 재단의 비선이 나타나서

사람들이 놀랐다. 

아 정말, 처음 듣는 얘기였다.


우리가 시기를 놓치지 않는 영민함은 무엇일까.

정말 고민이 된다. 

아이도 다 알고 있기에

더욱 고민이다. 

초등학생도 아는 미르를 

고래로부터 내려온 소중한 토박이말 미르를

어떻게 이렇게 오염시킬 수 있단 말인가.



나도 고민을 나눌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놀이의 재발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