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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배 Aug 22. 2018

삶과 죽음의 공존, 바라나시

힌두교의 성지 바라나시

강변의 화장터에 장작이 얼기설기 쌓인다. 하얀 천으로 둘러진 시체가 그 위에 올려진다. 이윽고 불이 점점 커져 하얀 천을 집어삼킨다. 타오르는 불과 연기에 눈이 매워 붉어지고, 머리가 아프다. 죽은 자의 가족처럼 보이는 이들의 눈물은 찾아볼 수 없다. 그들은 오히려 웃으며 떠들고 있다. 그것이 그들이 망자를 보내는 방법일까. 바라나시의 갠지스에서 화장당하고 그 재가 강가로 뿌려지는 것이 그들이 원하는 신성한 죽음이라고 한다. 그들은 죽음으로 영혼은 자유를 얻고 , 껍데기일 뿐인 몸은 재가 되어 자연으로 되돌아간다.


자신의 재가 갠지스 강변에 뿌려지는 것을 원한다는 인도인들. 그나마 가난한 자들은 장작 하나 살 수 없는, 꿈 꿀 수도 없는 죽음이다. 장작을 살 돈이 모자라 타다만 시체가 강변에 떠다니는 것도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가난에 따라 죽음의 순간 조차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한 자들의 먹먹한 껍데기는 위대한 화장터라 불리는 바라나시의 재가 되지 못한 채 흘러 다닌다.



바라나시의 갠지스강을 따라 형성된 가트에는 삶과 죽음이 공존한다. 붉은 불이 피어오르는 화장터, 그리고 그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들과, 힌두교 최대의 성지를 찾아온 이들로 가득하다. 하나의 강에서 화장, 목욕, 빨래 그리고 물놀이까지 모든 행위를 볼 수 있으니 진정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강이라 할 수 있겠다. 쉽사리 발걸음을 돌릴 수 없는 곳, 살인적인 인도의 더위에도 한 없이 가트에 앉아 강변을 바라보게 만드는 곳이 바라나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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