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
우리는 불안과 공포를 느끼지만 때때로 수여자의 실체가 없고, 그 사실이 불안감을 증폭한다. 눈을 가려놓고 소리를 들려주면 더 큰 공포감을 느끼듯이.
그렇다면 영화 속 전쟁 공포라는 것도 모두 합의된 망상이다. 이 영화는 사이버공격에 대해 이스라엘과 한국 그리고 중국을 배후로 의심하는 인물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이건 마치 내 방에 들려오는 이 소음이 옆집인지 윗집인지 아랫집인지 의심하는 과정과도 같다. 의심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문제는 '어떻게 실행하느냐'에 있다. 따지고 보면 '왜 실행하느냐'가 문제다. 실체가 없는 불안감에서 기인했으므로.
영화는 미국의 국민드라마 프렌즈를 ’존재하지 않던 시절에 대한 동경‘쯤으로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실존하지 않는 불안이 극대화됐을 때, 프렌즈를 감상하는 것으로 불안을 ‘덮는 것’이 유일한 최선책으로 그려진다. 이것을 열린 결말로 보아야 할까. 나는 이 영화를 완전한 미국식 스릴러물로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