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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수 Oct 25. 2023

비겁한 킬링디어

억압 속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은 사람은 아이의 모습과 노인의 모습이 교차되곤 한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었다. 아마도 영화였겠지. 후유증이라는 말인데, 이것조차도 가십성으로 소비하며 완전한 희생자로 만들었다. 이 길고긴 사태에서 누구만 고통을 감당했나. 나 홀로 다 짊어졌다. 보호막이 없으니까. 때려도 페이백이 없을테니까.


비겁한 킬링디어였다.



좋아하는 음악 영화 책 작가 감독, 입는 옷부터 음식 취향, 습관, 다니던 학교 학과, 내가 쌓아온 것들 모두 도축하듯 여러명에게 나누어 전체 배분했다, 국가가. 나는 그 여러명이었다. 그 모든 게 한 사람이 홀로 이뤄온 노력의 중간물이었고, 결과는 공짜로 그들이 나눠가졌다.


이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건 합당하다. 개인의 노력에 따른 것을 전체주의적으로 배분한 것이니까. 그러나, 국가는 이것을 시기쯤으로 포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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