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여행의 막바지입니다. 실질적인 일본에서의 여행은 오늘이 마지막이군요. 오늘도 특별한 이야기는 없으니 지난 이야기에 이어서 바로 올립니다.^^
넷째 날 2016.1.28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숙소에서 간단히 아침식사를 해결하고 쿠마모토로 떠나기 위해서 하카타역으로 걸어갔습니다. 쿠마모토까지의 이동은 어제와 마찬가지로 JR패스를 사용하지만, 오늘 타는 열차는 일반 열차가 아닌 신칸센입니다.
북큐슈레일패스로 신칸센을 이용할 수 있는 구간은 하카타와 쿠마모토 사이의 구간뿐입니다. 하카타와 코쿠라 사이의 구간도 신칸센이 운행되고 있으나 이 신칸센은 JR큐슈에서 운영하는 것이 아닌 산요신칸센이기 때문에 큐슈레일패스로는 이용할 수가 없습니다.
오늘 계획은 쿠마모토로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어제저녁에 하카타역에 들러서 미리 왕복 좌석을 예매해 두었습니다. 아침에는 분명 서두르게 될 것이기에 때문입니다.
하카타역에서 일반 열차를 타는 개찰구는 1층에 있지만 신칸센을 타기 위한 개찰구는 2층으로 올라가야 합니다. 쿠마모토행 신칸센을 타기 위해서 2층으로 올라가던 중 아래의 광고판을 만났습니다.
에반게리온 래핑 특별 열차 광고였습니다. 500이라는 숫자는 신칸센 500계 열차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이전이라면 이 숫자의 의미를 몰랐었겠지만 얼마 전부터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철도모형 덕분에 이게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어쨌든 이 광고를 보고, 나름 에바 마니아인 나로서는 ‘아~ 타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간절하였습니다. 하카타역에서 열차를 타고 출발한 뒤 얼마 되지 않아서 차량기지에 정차하고 있는 이 열차를 멀리서나마 잠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잠시 또 여행과 관계없는 이야기를 하자면,
일본에서는 애니메이션의 위상이 높다 보니 애니메이션과 다른 산업과의 협업을 많이 보게 됩니다. 2013년 오사카 과학축전 참가를 위해 오사카에 갔을 때 에반게리온과 일본도 장인들이 협업하여 ‘에반게리온과 일본도 전’이 열리고 있었는데, 운 좋게 가 볼 수 있었습니다.
에반게리온 팬이라면 아래 사진이 반가울 듯합니다.^^
다시 여행 이야기로 돌아가겠습니다.
하카타역을 출발한 열차는 1시간 조금 안 되는 시간을 달려 쿠마모토 역에 도착했습니다. 우리는 곧장 쿠마모토 성으로 이동합니다.
쿠마모토 역에서 쿠마모토 성까지 가기 위해서 트램, 노면전차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쿠마모토 역에서 400엔짜리 트램 1일 패스를 구입했습니다. 처음 계획은 다른 곳도 둘러볼 생각으로 구입했으나, 계획한 시간이 빠듯하여 쿠마모토 성만을 보고 오게 되면서 제대로 패스를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트램 한 번 승차에 150엔이므로 3번 이상 탈 계획이라면 패스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나, 우리는 왕복으로 2회만 탑승했으니 결국 조금 손해를 본 셈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없는 교통수단이기에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쿠마모토 성은 2000년에 배낭여행으로 큐슈일주를 할 때 들렀으나 마침 휴관일과 겹쳐서 바깥에서 성벽만 쳐다보고 돌아갔던 기억이 있는 곳입니다. 일본의 3대 성 중의 하나인만큼 그 규모는 매우 컸습니다. 중앙의 천수각 중심으로 하여 주변의 망루도 규모만큼이나 그 숫자가 많았습니다.
천수각과 성터를 이루고 있는 공원을 포함하여 쿠마모토성 전체를 다 둘러보려면 적어도 2시간은 잡아야 할 듯했습니다. 우리는 아쉽게도 오후에 후쿠오카 시내의 일정을 잡아 놓은 터라 전체를 다 돌아보지는 못하고 나와야 했습니다.
혹시 쿠마모토성을 들르게 된다면 우리처럼 서두르지 마시고 산책하듯 여유를 가지고 돌아보시기를 추천합니다. 돌아오는 길에 어차피 트램 1일권을 샀으니 다른 곳을 돌아볼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아이들에게는 후쿠오카 시내에서 쇼핑이 더 필요할 듯하여 바로 쿠마모토 역으로 돌아왔습니다.
우리가 탄 트램 이외에도 다른 트램 사진을 몇 장 더 찍어두었으니 구경해 보시기 바랍니다. 우리나라의 도심에서도 트램이 다니는 모습을 개인적으로는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만, 현실적으로 어렵겠죠?
열차를 기다리는 동안 역에 있는 모스버거에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였습니다.
실질적인 일본에서의 마지막 날이기에 오늘 오후 일정은 쇼핑으로 계획하였습니다. 하카타역으로 돌아와서 제일 먼저 이동한 곳은 캐널시티(キャナルシティ博多). 복합 쇼핑몰로써 여러 가지 가게들이 있어 꼭 쇼핑을 하지 않더라도 둘러볼만한 곳입니다. 이곳 5층에는 라멘 스타디움(ラーメンスタジアム)이라고 일본 각 지역의 라멘을 한 곳에서 맛볼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가볍게 점심을 먹은 터라 아이들에게 일본식 라멘을 맛볼 수 있도록 먼저 이곳으로 데려갔습니다.
일본에는 각 지역별로 유명한 라멘이 있습니다. 후쿠오카의 경우 '하카타 라멘'으로 불리는 돈코츠 라멘이 유명합니다. 동코츠란 '돼지뼈'라는 뜻이며, 돈코츠 라멘의 육수는 돼지뼈를 우려서 만듭니다.
라멘을 먹은 뒤 개인적으로 흩어져서 구경을 합니다. 다시 만나서 이동한 곳은 돈키호테. 이곳은 이것저것 다 파는 잡화점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전제제품, 라면, 과자, 생활용품 등 여러 가지 물건을 동시에 팔고 있기 때문에 여행 기간 중에 들러서 쇼핑을 하기 좋은 곳입니다. 관광객이 많이 오는 곳이다 보니 한국인과 중국인 직원도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쇼핑을 마치고 아이들은 숙소로 먼저 보낸 후, 나는 철도모형을 구매하기 위해 둘째 날 들렀던 요도바시 카메라 건물도 이동했습니다. 우리나라 동호인들이 사용하는 철도모형의 경우 많은 제품들이 일본에서 수입되고 있기 때문에 일본에 오게 되면 철도모형을 파는 가게에 들르게 됩니다.
혹시 어떤 것인지 궁금하신 분들은 내가 가진 철도모형 사진 몇 개 올리니 한 번 구경해 보시기 바랍니다.
일본에서의 여행은 오늘로 끝이 났습니다. 내일은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입니다.
오늘 사용한 경비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쿠마모토 트램 1일 패스 500엔
쿠마모토 성 입장료 500엔
식사(햄버거, 라면, 저녁, 야식) 2,500엔
약 3,500엔 정도를 사용하였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쇼핑을 한 금액은 제외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