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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작소장 Oct 02. 2016

일본 자유여행 따라 해 보기 #14

다시 한국으로... / 에필로그

마지막 날 2016.1.29     


오늘은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입니다. 


아침부터 추적추적 비가 내립니다. 출국하기 전까지 특별히 계획된 일정은 없으므로 여유 있게 일어나서 하카타역 근처로 아침식사를 하러 나갔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1층 쇼핑센터에서 선물로 사 갈 것이 없나 둘러봅니다.     


우리는 배를 타고 가야 하는데 비가 내리는 것이 왠지 불안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체크아웃을 하기 위해 로비에 내려왔을 때 직원이 바쁘게 전화통화를 합니다. 오늘 출발하는 부산행 쾌속선이 결항이랍니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우리가 타고 갈 카멜리아는 아직 결항 얘기가 없답니다. 아무래도 크기가 작은 배는 파도가 높아 떠나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카멜리아는 결항 얘기가 없다는 소식에 안심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결항이 되지 않은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결항되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하루 더 머물다 가야 하기에...^^    

어쨌든, 결항이 아니라기에 짐을 챙겨서 하카타 역으로 이동합니다. 하카타역 건너편에서 항구로 가는 버스를 기다립니다. 하카타역 맞은편의 버스 정류소는 여러 개가 있고 각 위치마다 다른 노선의 버스가 정차하니 정류소에 적힌 노선도를 잘 보고 기다려야 합니다.

      

버스를 타고 항구에 도착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쾌속선을 타려고 했던 사람들이 난리가 났습니다. 오후까지 모든 운항이 취소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타는 카멜리아는 큰 배다 보니 예정대로 출항한다고 합니다. 

티켓팅을 하기 위해서는 한국에서 받았던 예약권을 제출해야 합니다. 그리고 유류할증료 300엔도 같이 카운터에 지불해야 합니다. 티켓팅을 하고 2층 출국장으로 가면 부두세 티켓을 판매하는 자판기가 있으므로 여기에 500엔을 내고 부두세 티켓을 구매해야 합니다. 즉, 부두에서 현금으로 800엔이 필요하니 부두에 오기 전에 엔화를 다 써버리면 안 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로써 일본에서 마지막 날 쓴 비용은

아침식사 약 500엔

버스비 230엔

부두세 및 유류할증료 800엔

합계 약 1,530엔      


출국 수속을 하고 면세점에서 선물을 사기 위해 간단한 쇼핑을 했습니다. 동전의 경우 환전이 되지 않으므로 다 쓰고 오면 좋지만 금액을 딱 맞추기 쉽지 않습니다. 이럴 경우, 일본에서의 마지막인 면세점에서 물건을 구입하고 남은 동전을 다 낸 뒤 나머지를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잔돈을 다 처리할 수 있습니다. 뭐, 기념으로 가져가겠다면 남겨도 상관없습니다만...^^     


이번 여행은 참 우여곡절이 많습니다. 마지막에 또 돌발 상황 발생. 아이들 중 하나가 배 승선표를 잃어버렸다는 것입니다. 카멜리아의 다인실은 10명이 쓰는 방이기 때문에 일단 다른 아이들은 우리 일행이 한 곳에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먼저 태웠습니다. 티켓을 잃어버린 그 녀석은 당황하기 시작하였고 나는 면세점을 한 번 더 둘러보라고 얘기한 뒤 직원에게 문의하였습니다. 발권을 하고 출국 수속을 마친 상황이기 때문에 탑승은 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단, 인원수 확인 때문인지 제일 마지막에 탑승해야 한다고 하기에 기다렸습니다. 일단 그 녀석에게는 탈 수 있으니 걱정마라고 한 뒤 배를 타는 곳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잠시 후 출국수속장의 직원이 떨어뜨린 티켓을 들고 왔습니다. 그리하여 다행히 끝까지 기다리지 않고 배를 탈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배를 탔을 때는 항구에 있어 흔들림을 몰랐는데 먼 바다로 나가자 파도가 장난이 아닙니다. 평범한 날씨 같으면 목욕도 하고 로비에서 얘기도 나누고 할 테지만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닙니다. 나도 여러 번 카멜리아를 타 봤지만 이런 날씨는 처음입니다. 우리의 방은 뱃머리 쪽이었는데 갑판 위까지 파도가 치고 올라올 정도로 엄청나게 흔들리는 것이었습니다. 뱃머리이다 보니 그 흔들림은 더욱 컸습니다. 결국 우리 포함한 같은 객실의 모든 사람들이 바닥에 누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한 아이는 멀미를 합니다. 결국 배를 타고 오는 동안 계속 누워서 잠을 잘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험난한 항해가 끝나고 우리는 무사히 부산에 도착했습니다. 

      

이것으로 이번 여행이 모두 끝이 났습니다. 

 

간략하게 비용을 정리해 보면     


한국에서의 비용: 250,000

배와 숙박: 160,000원

북큐슈 레일패스: 78,260원

부산항 부두세: 7,300원

저녁 식사 및 간식: 약 5,000원


위의 계산대로라면 250,560원이나 저녁식사와 개인 간식의 차이가 있으므로 평균 잡아 250,000으로 정리하고자 합니다.     


일본에서의 비용: 약 13,630엔

둘째 날: 약 3,600엔

셋째 날: 약 4,800엔

넷째 날: 약 3,700엔

마지막 날: 약 1,530엔


그 당시의 환율인 100엔=1,000원(실제로는 1,000원이 안 되었으나 계산상의 편의를 고려하여 정한 환율이다.)으로 계산하면 136,300원, 약 140,000원이 됩니다. 여기서 ‘약 얼마’라고 한 이유는 개인마다 간식이나 식사비용의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나 일부러 금액을 적게 잡지는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이번 여행의 최종 비용은 390,000원, 40만 원이 안 되는 비용으로 4박 5일 여행을 마친 것입니다.


물론, 이 비용에는 개인적인 쇼핑 비용은 빠져 있습니다. 딱 40만 원만 들고 여유 자금 없이 그 금액을 맞추기 위해 안절부절못하는 여행은 아니었던 것이지요. 쇼핑을 위해 가져간 여유 돈이 있었기에 돈이 떨어지는 것에 대한 불안함은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무조건 아끼기만 하는 여행이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40만 원 안에서 해결하였습니다. 정확한 환율로 계산을 했다면 39만 원도 안 되는 금액으로 여행을 마친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실제로 큐슈를 여행가게 되면 이번에 우리가 여행한 곳 말고도 가 볼 곳이 참 많습니다. 후쿠오카 시내는 물론이고 가까운 다자이후나 근교의 온천,  아소산, 쿠로카와, 벳부, 나가사키, 미야자키 등. 하지만 정해진 기간 내에 모든 곳을 둘러볼 수는 없기에 여행 계획을 세울 때부터 이번 여행에서 어떤 것을 할 것인지를 정했고 우리는 거기에 맞추어 여행을 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일본 여행을 몇 번 다녀온 적이 있는 분들을 염두에 두고 쓰거나 여행지의 정보를 알려주기 위해 쓴 것이 아닙니다. 일본으로 자유여행을 떠나고 싶어 하지만 경험이 없어서 어떻게 준비하고 계획을 세워야 할지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적어 보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내용도 제법 있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초반에는 초보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 많았다고 생각하지만 후반부에는 어쩔 수 없이 그냥 여행기가 되어버린 듯하여 조금 아쉽기는 합니다.      

일본 여행에 관한 수많은 정보들이 인터넷에 있고, 여행 관련 카페나 동호회도 많기 때문에 여행을 준비하면서 정보를 얻을 곳은 이 곳 말고도 아주 많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혹시라도 나의 도움이 필요하신 분이 있다면 여기에 댓글 남겨 주시면, 최대한 도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덧붙이기...     


학교에서 만난 아이들과 학교 울타리를 벗어난 여행. 


이번 여행은 나에게 조금 특별한 여행이었습니다. 

학교에 있을 때 아이들과 함께 많은 것을 했습니다. 텃밭도 가꾸고, 기차 타고 소풍도 가고, 공원에서 삼겹살도 구워 먹었습니다. 소풍갔다온 이야기는 정식으로 책을 만들어 발행도 했습니다. 우리나라 여러 곳의 과학축전에 참가하기도 하고 일본의 과학축전에 참가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학교에서 이야기하기 전에 내가 먼저 나서서 한 것들입니다만 모두 학교 울타리 안에서 이루어졌던 일입니다. 하지만, 이번 여행은 처음으로 학교 울타리를 벗어나 아이들과 함께 무엇인가를 해 보았습니다.


나는 '제자'라는 표현을 잘 쓰지 않습니다. 내가 '스승'이라는 단어를 붙일만한 사람이 아닌 것 같아서입니다. 가끔, 잘 모르는 사람을 만나서 자세한 설명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제자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지만, 그건 어니까지나 아이들과 나의 관계를 단순하게 알리기 위할 용도일 뿐입니다.

제자보다는 내가 가르친 아이들, 나와 함께한 아이들이라는 표현을 많이 씁니다. 아이들도 나를 '스승'으로 기억하기 보다는 그들의 학창시절 동안 함께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 준 사람으로 기억기를 바랍니다. 학교에 있을 때부터 아이들과 함께 이것저것 하는 것이 참 좋았기 때문입니다. 다르게 말하면 아이들과 노는 것이 좋았습니다. 그렇다고 절대 공부는 안 하고 놀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학교를 떠난 지금, 그때가 그리울 때도 있습니다. 이제 새로운 아이들과 이런 것들을 해 볼 수 없기 때문이겠지요.  보충수업에, 야자 감독에, 힘들기도 했지만 아이들과 함께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참 좋았거든요. 이 이야기를 적으면서 그때 그 녀석들과의 추억을 다시 기억해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다지 대단하지도 않은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후에도 일본의 다른 곳을 다녀왔던 이야기들을 하나씩 기억을 더듬어 적어볼까 합니다. 그럼 다른 글로 또 만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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