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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작소장 Oct 06. 2016

두 남자의 겨울 여행

후쿠오카 근교의 히사야마 온천

2013년 2월, 두 남자가 후쿠오카로 가는 배를 탑니다.

서로의 일정을 겨우 맞추어 시간을 낸 이번 여행은 밤배를 타고 가는 2박 3일. 가는 날과 돌아오는 날을 빼면 딱 하루가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입니다. 어차피 바다 건너가는 여행인데, 조금 더 긴 일정을 보내면 좋았겠지만 그때가 아니면 일정을 맞출 수 없었기에 짧은 일정이더라도 떠나기로 했습니다.

 

둘은 코드가 비슷합니다. 아직 철없이 놀기 좋아하고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30대 아저씨입니다. 차이가 있다면 나는 유부남, 그는 총각.


어차피 하루 동안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꼭 들러야 할 목적지를 정해야 합니다. 애니메이션 캐릭터 샵과 온천. 이 두 가지가 우리가 꼭 가야 할 곳이었습니다.


캐릭터 샵을 정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온천을 어디로 갈지를 조금 고민해야 했습니다. 후쿠오카 시내에도 온천이 있습니다만 온천을 목적으로 가는데 그래도 조금 더 운치가 있는 곳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후쿠오카 근교에 갈만한 온천을 찾아봅니다. 그래서 찾은 곳이 히사야마 온천. 다른 이야기는 다 접고 이 온천을 갔다 온 이야기만 해 볼까 합니다.


온천의 위치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 지도를 참고하시면 되겠네요.


히사야마 온천은 후쿠오카 외곽에 있다고는 하지만 거리도 그리 멀지 않고 찾아가기도 별로 어렵지 않습니다. 가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버스, 또 다른 하나는 전철. 우리는 두 가지 방법을 다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갈 때는 버스, 올 때는 전철. 이렇게요.


히사야마 온천까지 가는 방법은 아래의 글을 참고하셔서 검색해 보시면 됩니다.^^

https://brunch.co.kr/@dream-factory/10

위의 글에 나온 검색 방법을 이용하여, 출발은 하카타역(博多駅), 도착은 히사야마 온센마에(久山温泉前)로 해서 검색하시면 상세하게 잘 나올 겁니다.


버스틀 타고 히사야마 온천으로 출발합니다.

시내버스에 빈자리가 많다 ⓒ윤라현

도심 외곽으로 나가는 노선이라 그런지 버스 안에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두 남자는 맨 뒷자리에 가서 앉습니다. 2~30분 정도 흘렀을까요? 버스가 환승장 같은 곳에서 멈춰 섭니다. 여기서 모든 승객들이 다 내리더군요. 온천까지 갈 줄 알았는데...

여기서 버스를 갈아탑니다. ⓒ윤라현


버스 기사에게 물어보니 우리가 타고 가야 할 버스가 올 때까지는 조금 시간이 남았습니다. 이곳이 정확히 어디인지도 모르지만 그냥 있으면 뭐하겠습니까? 근처 마을을 탐험(?)하러 갑니다.

도심에서 제법 벗어난 곳이라서 그런지 마을이 조용합니다. 언젠가부터 일본을 오게 되면 화려한 도심이나 유명한 관광지도 좋지만, 이렇게 조용한 마을을 걷는 것이 좋아졌습니다. 마음이 차분해진다고나 할까요. 예전에는 여행을 가면 가능한 많은 곳을 돌아봐야 한다는 생각에 참 힘들게 다녔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카메라 하나 들고 이런 곳을 여유롭게 걷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혼자 갔었다면 내 사진은 없었을 텐데, 같이 가니 이렇게 내 사진이 남네요. 솔직히 요즘은 여행을 가도 내가 담신 사진은 별로 남기지 않습니다. 그런데 오랜만에 이 사진을 보니, 이제부터 여행 가면 내 사진을 남겨볼까 하는 고민을 해 봅니다.


다시 버스를 타고 히사야마 온천 앞(久山温泉前) 정류소에 내립니다. 입구에 커다란 돌에 온천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히사야마 온천 ⓒ윤라현

      

이 온천은 '레이트 사이드 호텔 히사야마'에 딸려 있는 온천입니다. 물론 호텔에 숙박을 하지 않고 온천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약간 쌀쌀한 겨울 날씨의 파란 하늘 아래에서 즐기는 노천탕은 정말 기분 좋았습니다. 그리고 노천 탕 옆에서 흐르고 있는 개울소리도 너무 좋았습니다.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하자면 우리 말고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 눈치 볼 것 없이 편안하게 온천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역시, 온천은 겨울에 오는 것이 제 맛입니다. 노천탕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럴 수 없는 것이 아쉽습니다.


온천을 마치고 나와 사사구리(篠栗) 역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립니다. 따뜻한 온천을 하고 나와서 그렇게 차갑지 않은, 딱 좋을 만큼의 쌀쌀한 바람을 맞는 기분은 정말 상쾌합니다.

히사야마온천 앞 정류소에 적힌 버스노선 안내 ⓒ윤라현


버스를 타고 도착한 사사구리 역은 동네와 어울리게 크지 않고 자그마합니다. 우리나라에 있는 시골의 간이역 느낌입니다.

사사구리 역 ⓒ윤라현


두 남자가 온천에 갔다 온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앞으로 내가 후쿠오카를 갈 일을 분명 있을 테지만, 이곳을 다시 오게 될는지는 모르겠네요. 다시 가게 된다면 그때는 누구와 가게 될까요?


기회가 되거든 후쿠오카로 여행을 갈 때 히사야마 온천을 들러보세요.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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