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영의 악의 기원 - 박지리 작가 -
영광과 흠결을 같은 방향에 두는 건
인간의 발전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퇴보적인 관점이야.
인간이 더 나은 존재가 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이전 세대의 영광은 이어지고
흠결은 사라진다고 하는 게
문명의 발달에도 부합되는 것 아니겠어? 모든 인간은 과거에서 유래했지만, 그럼에도 모든 인간은 새로운 존재잖아.
다윈 영의 악의 기원 중에서
많은 나무들 중 왜 하필 호두나무를 선택했는지는 뚜렷하게 밝혀진 것이 없지만, 목재와 열매가 두루 유용하게 쓰이는 호두나무의 특성이 효율성을 중시하는 관료들의 구미에 맞았을 거라는 가설과, 실리보다는 오히려 후손을 의미하는 호두 열매의 신화적 상징성이 건국 영웅들에게 더 큰 영감을 주었을 거라는 추측이 넝쿨처럼 얽혀 있었다.
“면제되는 3그램은 뭐야?”
"그건 인간이 타고난 원죄 같은 거야. 호두가 인간의 뇌를 닮았다고 하지? 호두 한 알을 3그램으로 보고 그 정도는 인간으로 태어난 죄로 봐주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