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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솔 Apr 24. 2023

여러분 잘 쉬고 있나요?

오늘은 회사 쉬겠습니다.

일드: 오늘은 회사 쉬겠습니다.



월요일입니다.

평소의 일요일 밤이었다면 월요병에 허덕였을테지만, 오늘의 저는 아닙니다.

왜냐하면 휴가를 냈기 때문이죠!


월요일에 휴가를 낸 건 처음입니다. 

주간 회의가 있는 날이어서 빠지기가 좀 그렇더라구요? 상사분들은 꼭 전달해야할 사항만 알려주면 괜찮다고 하셨지만 신입인 저에겐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큰 맘 먹고 휴가를 냈습니다. 아무런 의무감 없는 하루를, 주말이 아닌 평일에 느껴보고 싶었거든요. 그럴 필요성도 느끼는 중이었구요. 쓰고 나니 이렇게 좋은 걸 왜 그렇게 미뤘나 싶은데 이제 좀 짬이 찼다는 이야기겠죠? ㅎㅎ


오전에 보내야 할 업무 메일이 있어 메일을 보내고 이제 맘 편하게 좋아하는 가수의 라이브 영상이나 볼까~ 하다가 문득 글을 쓰고 싶어졌습니다. 이 공간을 방문해주시는 여러분들은 잘 쉬고 계시나 궁금해져서요! ㅎ 혹시 너무 무리하고 계신 건 아닌지, 혹시 애쓰고 애써 버티고 계신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 제가 딱 그랬거든요. 버텨야 한다, 견뎌야 한다, 여기서 긴장을 놓으면 안된다 뭐 어디 전쟁이라도 나가는 사람처럼 생각하며 살았어요. 



쉬면 무너질 것 같아서 그렇지?
괜찮아 좀 무너져도 그리고 무너질 때까지 안 쉰 게 더 문제 아니야!?



얼마 전 오랜만에 만난 前 직장 동료분이 제 안색이 좋지 않다며 걱정스레 건넨 말입니다. 울컥울컥 올라오는 울음을 참으며 이야기를 나누다 펑! 하고 터졌습니다. '지금 너무 무리하고 있다.' 여러분은 자신의 상태를 잘 체크하시나요? 정기적으로 확인하시나요? 저는 잘 못하는 편입니다. 상담업을 하면서 내담자분들에겐 그렇~게 강조를 하면서 정작 저는 버티기 바쁩니다. 스스로에겐 호랑이 선생님 같아요.


남과 비교하며 "저 사람은 저렇게 많이 해도 안 쉬는데 나 같은 게 뭐 힘들다고 쉬어?" 라며 쉬고 싶다는 마음을 억눌렀습니다. 쉼에 자격이 필요한가? 내담자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땐 이렇게 따수운 생각이 잘만 떠오르는데 스스로에겐 왜이리 야박할까요? 쉬고 싶을 때 쉴 수 없다면 결국 정말 죽어서야 자고 쉴 수 있는 걸까요? 그런 삶은 과연 행복할까요? 행복을 느낄 수나 있을까요?








쉼과 행복은 '빈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순간이니까요. 순간은 지나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주 쉬어주고 느껴야 마음에 오래 남는 것 같아요. 그 형태도 아주 다양하겠죠? 최근에는 많이 움직였습니다. 주말마다 약속을 잡고 사람을 만나고 집에 붙어있는 시간이 별로 없었어요. 집에만 있으면 기분도 가라앉고 뭔가 무기력해지더라구요. 그래서 열심히 에너지를 쓰며 돌아다녔는데 그것도 조금 과했나봅니다. 사람들을 만나거나 밖에 나가면 에너지를 얻기도 하지만 쓰는 양이 훨씬 많은 사람인데 충전할 시간없이 달리기만 했더니 지쳐가는 게 느껴졌습니다.


평일에도 많은 사람을 만나는 일을 하는데 주말까지 사람을 만나다니요, 아무리 편하고 좋은 사람들이라고 해도 애초에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걸 잠시 잊고 무리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마음 먹고 쉬기로 했습니다. 어디에 가지도 않고 누구를 만나지도 않을거에요. 좋아하는 노래를 듣고 드라마를 보며 푹 쉴 겁니다. 어떤 목적도 목표도 없는 시간을 보내려구요.


"마음을 편히 먹는다는 건 그냥 게으른 거 아닌가?"

몇일 전 만난 지인이(친구가) 쉬는 게 뭔지 잘 모르겠다고 하더라구요. 당시엔 뭐라고 대답해야할 지 몰라 얼버무리고 넘어갔었는데 오늘은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는 가끔이라도 어떤 목적이나 목표 없이 그저 좋아하는 걸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아무것도 안해' 라고 하지만 사실 우리는 뭔가를 하고 있긴 하잖아요? 누워있거나 음악을 듣거나 멍을 때리거나 걷거나 - 사람들이 말하는 '아무것도 안해'는 해야할 일을 하고 있지 않다는 뜻이지 않을까요? 근데 꼭 해야할 일을 해야만 '뭔가를 했다' 라고 할 수 있다면 저는 쉼이 너무 불행하고 불안할 것 같아요. 그래서 그냥 아무것도 안해라고 말하기보다는 좋아하는 걸 한다, 하고 싶은 걸 한다고 말하려고요. 저는 오늘 마음껏 쉴 겁니다. 생산적이진 않아도 좋아하는 일을 마음껏 해줄거에요. 


그리고 너무 힘들어지기 전에 또 쉬어줄 겁니다.

언젠가 본 유튜브 영상에서 '쉼도 규칙적으로, 정기적으로' 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진짜 필요한 말인 것 같아요. 힘들고 지칠 때 쉬는 게 아니라 그 전에 미리미리 잘 쉬어 주어야 그 쉼이 더 달콤하고 확실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그걸 알아차리는 게 가장 어려운 일이지만 고민하며 또 글로 나눠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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