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급 탈락 후 비로소 알게된 깨닭음
2년의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직하였을 때 팀장이 저에게 ‘내년 진급 년차이니 올해 열심히 해서 꼭 진급할 수 있도록 하자! 나도 밀어줄게!’라고 말했었어요! 1년을 멀고먼 출퇴근길을 다니면서, 많은 업무를 해치워 나갔고, 추가 업무가 필요하면 퇴근 후 아기들 재워놓고 새벽에 일어나 일했습니다.
휴직 후 돌아온 워킹맘에 대한 우려스러운 목소리도 신경쓰였고, 조직의 기대에 부응도 하고 싶어서 부단히 노력했었습니다. 그런데 상사의 말을 철썩같이 믿고 열심히 일하던 때, 임원도 퇴사하고 팀장도 짤리면서 저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었습니다. 딱 제가 진급해야하는 심사가 있는 그 달에 모두가 사라졌죠. 아무도 저의 진급을 챙겨주지 않았습니다.
진급 과정은 지원자 중 50%만 승격 가능한 Limit이 정해져 있고, 임원별로 본인 소속 직원들의 승진을 위해 눈치게임을 하는 구조입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전 아무도 챙겨주지 않는 고아 같은 존재가 되었죠. 승진 심사를 하는 과정을 거치고 당연히 떨어질 줄 알았지만 탈락의 이메일을 받고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전 솔직한 편이라서 인사조직과 새로 부임한 임원에게 저를 떨어뜨린 이유에 대해서 물었습니다. 사실 답은 정해져 있지만 그들의 핑계라도 듣고 싶었던거죠. 새로온 임원은 저에 대한 평가가 여장부스럽고 조금 직설적이라 승격에 떨어트렸다고 했습니다. 또한 술도 좀 마시면서 상사의 비위도 맞출 수 있어야 한다고 하더군요.
지금 생각해보면 어처구니 없는 평가 같지만 전 그때는 잘못된 점을 고쳐보자고 생각 했었죠. 결국 직장인도 조직생활을 하는것이고 사회생활은 다 그런거라고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새로 온 임원의 평가를 듣고 처음에는 저에게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했었습니다.아..난 회식도 잘 안가고, 나를 평가하는 사람들과 친분을 쌓으려고 노력도 안 했으니 그들이 나를 돕지 않는 것은 당연할 수도 있다라고 말이죠. . 거기다 전 나긋나긋 하지도 않아요. 주위를 둘러보니 어린 나이에 팀장 되고 잘나가는 애들은 점심에 임원 밥도 꼬박꼬박 챙기고, 맞장구도 잘치고 잘 웃는 그런 친구들인 것 같습니다. 거기다 눈치까지 빠르죠..
그걸 보면서 ‘아! 나는 저걸 가지고 있지 않구나’라고 느꼈습니다. 직장내에서 성공하기 위해서 필수 역량인 부분이 빠져 있는 거겠죠. 하지만 전 워킹맘이라 시간도 없고, 타고난 천성이 강한 캐릭터입니다. 알고보면 마음도 약하지만 친한사람한테만 보이는 마법 같은 성격이죠ㅎ
승격이 되지 않고 2달정도는 마음이 심란했던 건 사실입니다. 승진을 위해 또 1년을 노력해야하는게 싫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보니 또 다른 생각도 들더군요. 그건 제가 바꿀수 없는것에 너무 얽매여 있다는 생각입니다. 승진을 하든 안하든 직장을 다니고 있다면 업무를 충실히 해야하는건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제 성격도 바꿀수 없는 부분이죠. 그래서 회사내에서 정치를 열심히 하지 않고 내 업무만 충실히 하며 만족 할 방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나만의 꿍꿍이 만들기 : 회사가 온전이 나의 인생이 전부인 것처럼 살지 않기로 했어요. 회사 밖에서도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방법을 연구중입니다.
강점 강화 : 저녁 회식 참석, 술 마시기, 기쁨조 같은 건 저에게 없는 역량 같아요. 그냥 내가 가진 장점을 강화를 하기로 했습니다. 타임라인 잘 맟춰서 업무 해치우기, 보고서 잘쓰기등입니다.
감정 분리 : 조직 내 사람들의 평가와 감정에 동화되지 않기로 했어요. 그들이 감정적으로 절 평가하는 건 저 너머의 일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하루이틀 다닐 것도 아니고 당장 자영업이나 사업 할거 아니라면회사와 나를 잘 분리하는 법부터 터득해야 할 것 같아요.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저도 아직 업그레이드 중입니다.
모두 파이팅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