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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민관 Jan 22. 2017

Kia Stinger

기아의 첫 패스트백 스포츠 GT 세단


지난 9일, 기아자동차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스팅어를 발표했다. 기아의 첫 4도어 스포츠 세단인 만큼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는데, 지금껏 국산차에서 보기 힘들었던 강렬하고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선보이며 기대감을 충족시켰고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최고의 디자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디자인 모티브는 2011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선보였던 GT 컨셉인 것으로 보이는데, 양산을 위한 현실적인 변화와 함께 지금까지 쌓아온 기아 자동차들의 디자인적 요소들이 반영된 결과물이 스팅어의 디자인인 것으로 보인다. 4도어 패스트백 세단이라는 세그먼트, 헤드램프 밑에 과격하게 튀어나온 에어 덕트와 길고 납작해 스포티해 보이는 그릴, 그 밑의 디테일과 테일램프 디자인, 그리고 사이드의 에어 벤트까지 GT의 디자인은 거의 다 스팅어의 디자인에 반영되어 있다. 하지만 6년이 지난 만큼 인상적인 변화들도 많다.



우선 사이드 뷰를 보면, 명확하게 패스트백을 지향하고 있다. 루프에서 리어로 떨어지는 라인이 끊기지 않고 부드러운 모습을 보여주는데, 아우디 A7의 그것보다는 조금 두툼한 느낌을 준다. 리어를 높이면서 차가 앞으로 쏠리는 형상을 취해 스포티한 느낌을 주고, 동시에 뒷좌석의 거주성을 높이려는 의도로 보인다. 쿼터 패널 볼륨은 상당히 입체적으로, 고성능 RWD 스포츠 세단임을 과시하는 듯하다. 측면 볼륨은 최근 기아의 디자인 큐를 따르고 있는 듯한데, 프론트 휠 뒤에 에어 벤트를 넣고 웨이스트 라인을 강하게 파내 고성능 모델로 써의 차별점을 두었다. 곳곳의 크롬 장식들은 마냥 반짝거리는 은색이 아닌 톤 다운된, 약간 어두운 느낌의 크롬인데 차량의 분위기를 잘 살리고 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사이드의 라인들은 크게 나무랄 데 없이 잘 디자인되었다.



탑 뷰에서 봐도 쿼터 패널은 꽤 볼륨감 있게 디자인되었다. 실제로 보면 차체 볼륨과 리플렉션이 상당히 탄탄할 듯하다. 후드의 에어 덕트는 꽤 크고 날렵해 보이는데, 지금껏 국산차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과감한 디자인이다. 실제로 공기역학적 기능을 하는지 출시되기 전까지는 알기 힘들지만 검은색 반사광이 보이는 것으로 봐서 장식적 요소로써 삽입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양산차에 저런 요소를 넣었다는 것만으로도 칭찬하고 싶다.



프론트 디자인은 지금까지 기아가 쌓아온 모든 디자인 요소를 집대성한 모습이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기아의 아이덴티티인 호랑이 코 그릴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나, 지금까지의 기아 차들에 있던 그릴과 비교하면 훨씬 얇고 가로로 길어졌다. 낮고 쭉 찢어진 모습에서 고성능 모델이라는 암시를 느낄 수 있다. 헤드램프는 신형 스포티지와 함께 구형 K7의 느낌이 보이는데, 좀 더 스포티하게 변주를 준 모습이다. 헤드램프 바로 밑에 살짝 홈을 주어 쌍꺼풀이 눈을 더 커 보이게 하듯 눈매를 더 과장하는 효과를 준 듯하다. 또한 DRL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헤드램프의 아래를 감싸주는 듯한 디자인을 선보였는데, 덕분에 여타 모델들과는 다른 날카로운 눈매를 가지게 되었다. 그릴 아래의 에어 인테이크와 에어 덕트는 GT에서 따온 디자인을 다듬은 모습인데, 아까도 언급했던 톤 다운된 크롬으로 마무리했다. 에어 덕트 내부는 짙은 회색의 유광 재질로, 실제보다 더 깊고 화려하게 파여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으며 내부에는 크롬 재질의 핀이 들어가 마감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 부분은 휠 쪽으로 들어가 측면의 에어 벤트까지 연결되며 기능적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리어 디자인은 기아 GT를 계승하고 있지만 최근 출시된 그랜저 IG의 모습도 보인다. 쿼터 패널에서 리어로 들어가는 면은 날카롭게 꺾여 있는데, GT의 디자인에서 볼 수 있었던 모습일 뿐 아니라 에어로다이내믹이라는 부분에서도 유리한 모습이다. 테일 램프는 그랜져 IG와 비슷한 룩을 띄는데, 프론트의 날카로운 인상에 비하면 조금 둔해진 감이 있어 아쉽다. 스포티지처럼 위를 향해 찢어진 모습이었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테일 램프 마무리는 GT에서 그대로 가져온 모습인데, 쿼터 패널의 큰 볼륨을 둔해 보이지 않게 하려는 것인지 옆으로 길게 튀어나와 있다. C필러 사이로 크롬 라인이 지나가고 리어 윈드실드가 크롬 라인 바로 옆까지 넓어진 디자인은 K5를 계승했다. 호랑이 코와 같이 기아의 디자인 큐 중 하나로 밀고 나가려는 듯하다. 머플러 쪽은 검은색으로 마감되어 있고 트윈팁 듀얼 머플러와 양쪽의 에어 벤트가 다시 한번 성능을 암시한다.



인테리어는 전반적으로 따뜻한 회색 조에 블랙으로 마감을 주어 차분한 느낌인데, 스포츠 세단임을 감안하면 좀 더 과감하고 스포티한 감각으로 디자인했어도 좋지 않을까 싶다. 스티어링 휠은 BMW와 닮았다는 의견을 피해가기 어려울 듯한데, 디자인 자체만 놓고 보면 실내 분위기에 잘 어울린다. 패턴도 고급스럽고 색감도 튀지 않는다. 센터페시아에서는 원형의 에어컨 구멍 3개가 먼저 눈에 띄는데, 벤츠를 베꼈다는 의견도 많지만 그렇다고 보기엔 너무 흔한 디자인 중 하나이다. 그저 고급스러운 디자인 마감 중 일부라 생각이 들지만, 개개인에 따른 의견 차이가 있을법한 디자인이다. 그 밑의 오디오 패널과 센터 콘솔의 디자인은 깔끔하고 크게 나무랄 데가 없는데, 기어봉 디자인이 좋지 않은 의미로 좀 도드라져서 눈에 띈다.



휠 디자인은 상당히 만족스러운데, 감히 역대 국산차 휠 디자인 중 최고라고 말하고 싶다. 5스포크의 날카롭고 스포티한 디자인이 블랙의 디테일로 마감되어 있으며 붉은색으로 강조한 브레이크의 조합까지 꽤 보기 좋은 모습이다. 그 뒤의 에어 벤트도 국산차에서 보기 힘들었던 디자인 요소인데, 도어의 웨이스트 라인과 매끄럽게 연결되어 있다.



파워트레인은 V6 3.3L 트윈 터보 엔진과 함께 V4 2.0L 엔진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V6는 제네시스 G80 스포츠와 동일한 엔진인데, 비록 제네시스가 훨씬 큰 세그먼트이지만 두 국산 스포츠 세단의 경쟁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하다. 제로백은 5초 초반대라고 하는데, 기아에서 처음 만드는 스포츠 세단으로 그 정도면 가속 성능은 합격점이 아닌가 싶다. 그 외의 주행 성능은 실제로 차가 출시되어 봐야 알 수 있는 일이지만, 제네시스 G80 스포츠와 N 브랜드를 만들며 쌓았던 노하우를 반영했다면 한번 기대해 볼 만한 부분이다.



비록 인테리어나 리어, 그리고 디테일 일부에서 아쉬운 부분이 보이지만 전반적으로 스팅어는 상당히 완성도 높고 기아의 디자인 큐를 모아놓은 듯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지금껏 어떤 국산차 브랜드에서도 볼 수 없었던 다양한 디자인 요소들과 공격적인 스타일링을 갖췄으며, 국산차 중에서는 유일하게 선택할 수 있는 패스트백 스타일의 세단이기도 하다. 아마 첫 스포츠 세단인 만큼 기아에서 많은 신경을 쓴 듯한데, 화려한 외관만큼 좋은 주행성능과 합리적 가격대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아 앞으로 국산 브랜드에서도 이처럼 다양한 세그먼트의 차가 많이 출시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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