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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아한 가난뱅이 Jun 13. 2019

고양이에게 홀린 날

하고 많은 날 중 그 날



언젠가 기약할 수 없는 미래에 반려동물과 함께 할 예정이었다. 지금은 아니었다.


나는 단순하고 자유롭게 살고 싶었다.


고양이에게 아무리 마음이 끌려도 지금은 키우지 않겠다고 했었다. 나중에 키울 거라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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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녀석에게 넘어가 버렸다.





지금까지 나중을 위해 하고 싶은 일을 미루고 살았었다. 퇴직 후에 여행하기, 퇴직 후에 제주도 가서 살기, 나중에 언젠가 반려 동물 키우기 등등.


고양이가 있어서 자유를 상당 부분 제한당하겠지만 지금 하고 싶은 걸 해보기로 했다. 나중으로 미루지 말고 그냥 지금 한 번 해보기로 했다.



나중은 지금의 선택으로 계획이 바뀌게 되겠지.



이 아이였다.

그와 나를 홀려 버린 고양이.





진도에 사시는 분이 길고양이를 구조했는데 임보 중에 밖으로 도망가서 임신을 하고 다시 돌아왔다. 새끼를 낳았고  벌써 몇 마리는 입양이 결정되어 있었다.


나를 홀린 이 아깽이는 코에 까만 걸 묻히고 있어서 아직 입양처가 정해지지 않았던 것 같다. 위 사진에도 코에 뭐가 묻은 흔적이 있다. (진도에서 코점이로 불렸다)


난 이 아이에게 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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