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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아한 가난뱅이 Dec 01. 2022

도착


Portuguese, 포르투게스……


세상에서 가장 발음이 아름답다는 언어.

리스본행 야간열차에서 그레고리우스가 처음 들은 포르투갈 단어. 이 한 단어로 그레고리우스는 수십 년간 몸담았던 학교를 떠나 여행을 시작했다.


포르투게스…

이 단어의 발음이 궁금해 어학사전에서 여러 번 반복해 들어봤다.



나에게도 이런 단어가 있다.


흘라브니 나드라히(Hlavni Nadrazi)

체코 프라하 중앙역에 도착하면 나오는 안내방송을 처음 들었을 때 ‘흘라브니 나드리히’가 귀에 콱 박혔다. 여행 중에도, 여행에서 돌아온 십수년 뒤인 지금까지도 우리는 뜬금없이 수시로 저 단어를 외치고 있다.





그는 허리가 안 좋다.

그의 허리는 물렁하고 부드러운 매트리스를 견디지 못한다. 자정 바로 전에 도착해 체크인한 호텔의 매트리스는 부드러운 토퍼를 깐 최신식이었지만 그에게는 최악의 매트리스였다. 그는 침대 대신 바닥에서 자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호텔방에는 여분의 담요도 없었고, 체크인 데스크에는 도움을 청할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는 챙겨 온 여벌의 옷들을 껴입고 여러 방법을 모색하다가 결국 침대 이불의 한쪽을 바닥으로 내려 깔고 그 위에 누웠고, 나머지 반쪽을 내가 덮었다.




24시간이 넘는 이동에 침대의 불편함까지 쉽지 않다. 그래도 좁은 비행기 좌석에 비해 편안했던지 그도 제법 휴식을 취했다.



우리는 그동안 여행 중에 택시를 탄 적이 없다. 처음으로 공항에서 시내로 이동하기 위해 우버를 불렀다. 포르투갈은 다른 유럽에 비해 우버 요금이 낮은 편이다. 두 사람이 버스나 트램을 타는 경우와 비교하면 상당히 괜찮은 선택이다. 게다가 나이가 있어 에너지가 적은 사람이라면 더더욱. 젊은 날에 비해 약간의 비용으로 편안함을 선택할 나이가 되었나 보다. 공항에서 시내까지 약 12유로, 16000원 정도가 결제되었다.


공항 근처 삭막한 풍경에서 택시기사 앞으로 아기자기한 거리가 보인다.








드디어 도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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