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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마 Aug 25. 2020

노빠꾸 킵고잉! 공모는 떨어졌지만 스마일:)

부산스러운 시작의 작은 기록들

지난 7월 말, 예비 창업자를 지원하는 정부지원사업에 지원했습니다. 지원대상자로 선정되면 평균 5천만 원에서 최대 1억 원까지 창업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거든요. 초기 창업자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는 지원사업이죠.


저는 작년부터 여성 속옷 제작을 공부하고 있었어요. 그동안 브라, 팬티 등 여성 속옷에 불만이 좀 많던 터라 제 첫 사업 아이템으로 발전시켜보고자 했거든요. 올해 하반기에 공지될 정부지원사업을 기다리며 조금씩 공부하던 터라, 7월에 난 지원사업 공고는 저에게 '나를 잡아!!'라고 외치는 기회 같았어요.


왠지 모르게 뻗으면 잡을 것만 같은 기분이었어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열심히 제품을 기획하고, 샘플을 제작해 서류를 작성했습니다. 어설프긴 하지만 나름 차별성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나름 전문적으로 배우고 있다고 생각했고, 제 아이템인 여성용 트렁크 팬티 기획이 나름 참신하고 진입장벽이 낮지 않다 생각했습니다.


뒤돌아 생각해보니 너무 쉽게 생각했습니다. 보기 좋게 떨어졌죠ㅋㅋㅋㅋㅋ
1차인 서류조차 통과하지 못하고 광탈하고 말았습니다....ㅋㅋㅋㅋ(부들부들)
이 사업에 선정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고 있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준비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음에도, 저는 너무 쉽게 접근했습니다. 불법으로 대리작성까지 맡기는 사람들도 쌓여있는 마당에 어디서 나온 자신감이었는지..


서류평가 결과 메일에 '원한다면' 평가 요지를 요청해도 된다 하기에... 까이꺼! 하며 정성스레 선정 불가 의견을 요청했습니다. 며칠, 몇 주가 걸릴 것이라 기대한 답변은 몇 시간 만에 도착하였고, '탈락'을 실감했죠.


예... 부디 제발... 내년에는 꼭 최종 합격자로 만나요�


사실 이름 가운데가 가려진 합격자 명단에 저와 동일한 철자를 가진 분이 있어 0.1%의 기대감이 있기는 했거든요.  역시는 역시였습니다.ㅠㅠ

선정되지 못한 평가의견을 되짚어보며 내년까지 어떤 것들을 준비해야 할지 어림잡을 수 있었습니다.


- 여성용 트렁크 팬티의 발상은 참신하나, 고객 및 수요조사가 필요한 제품으로 판단됨. 특히 여성들의 일부의 불편을 해결할 수 있으나 상품으로써의 가치로 보기 어려워 지속적 수요의 기대가 어려움

- 아이템의 범위를 벗어남

-여성신체를 고려한 디자인이 돋보이며, 기존 제품의 문제점을 극복한 디자인으로 사업 성장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됨. 여성전문 속옷에 중점을 둔 사업계획으로 비대면 사업영역의 보완 요청

- 기존 대규모 공급 경쟁사와의 제품 외의 가격,-,유통, 프로모션 등 다양한 관점에서의 비교를 통한 차별적인 전략 수립 필요


그러니까 요약해보자면 3가지로 정리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수요조사&기존 고객들의 불편을 구체화해라.

2. 아이템 정의를 명확하게!

3. 소규모 창업자의 차별화 &비대면 사업 전략을 명확하게!


아직 창업 하기 전의 사람들이 지원하는 사업이니 조금 허술해도 된다고 생각했는데, 유통, 프로모션을 통한 차별적인 전략 수립을 요청할 정도면... 제가 쉽게 봐도 너무 쉽게 본 것이죠. 선정되신 분들 리스풱-!

메일을 받고 친구에게 수요조사 접근법도 물어보고, 제가 만들었던 샘플 착용감도 테스트해보며 나아갈 방향을 다잡아보려 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내년 2월까지 브라 상품 추가로 기획해보려고요. 흡흡


떨어졌다는 메일 확인하고 온 몸에 힘이 쭉 빠진 건 사실입니다. 솔직히 그만둬야 하나 망설이기도 했답니다.ㅠ제가 평생 도전할 일이 많지 않다 보니 이만한 일에도 고민이란 걸 하네요. 그동안 얼마나 안일했던 건지 헛웃음이 났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고민해도 여기서 힘 빼기에는 아쉽더라고요. 제가 지금 정부지원사업만 따내려고 이러는 거 아니지 않슴꽈?ㅋㅋㅋ 길은 많고 저는 아직 발도 때지 않았으니 킵 고잉! 가봅시다. 매몰비용은 아깝지 않지만 경험해보기도 전에 포기하는 건 너무 아까워요.



서류 접수하고 기다릴 때 여러 가지 조언해주신 지인분께 결과를 알려드렸어요. 이렇게 응원해주시니 이 또한 과정이라고 생각되고 힘이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네요. 평소 조언구하고 도움 요청하는데 서툴고 민망스러운데 앞으로는 자주 여러 사람에게 해봐야겠어요.


그럼 오늘도 힘내서 Keep g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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