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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Apr 23. 2024

선생님, 공부하기 싫어요

 요즘 아이들과 헤어지는 연습을 하고 있다.

아동학대사건으로 20년 동안 해오던 교습을 1년간 중지당했다.

아이들은 못내 아쉬워하며. 산에 가자고 해서 영산홍이 곱게 핀 팔달산숲길을 걸었다.

한 아이가 나와 손을 잡고 걷다가 문득,

“선생님은 공부방 쉬면 자유네요.”

한다.

“아니, 난 감옥에 갇히는 거야”

“왜요?”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너희들을 만나서 공부를 가르치는 거야, 그런데 가르치는 일을 하지 말라고 하니 감옥에 갇히는 거지.”

“아, 그러네요. 우리들도 공부가 배우고 싶어도 못 오고 선생님 보고 싶을 때만 와도 되니까. “

"선생님, 저도 1년 동안 쉬기로 했어요. 신나게 놀다가 다시 찾아올 거예요."

때로는 공부하는 것을 힘들어하고, 놀고 싶어 했던 아이들이 공부를 함께 할 수없다는 것에 못내 아쉬워한다.

아이들은 다른 학원에 보내지는 것을 두려워하기도 하고 나와 헤어지는 것도 아쉬워 하지만 못내 아쉬운 것은  공부하기 싫을 때 필달산에 데려가는 것을 못하는 것이 가장 아쉽다고 한다

한 아이는

“선생님, 저 공부하기 싫어요. 공부 안 하고 놀면 나중에 뭐가 될 것 같아요? 한 번 알아맞혀 보세요. “

그래서 내가 시나리오를 짜서 이야기를 했다.

“ 너는 10년 후 엄마가 가게 나와서 가게 좀 봐줘. 하면 투덜거리며 이불속에서 나와 세수도 안 하고 머리칼은 흐트러진 채 목이 다 늘어진 녹색티에 배는 불뚝 나와 있고, 검정 반바지에 색 바랜 슬리퍼를 찍찍 끓고 핸드폰 하면서 걸어가다 전봇대에 꽝 부딪쳐서 핸드폰을 땅에 떨어뜨렸는데 핸드폰이 돌에 맞아서 액정이 깨졌어. 너는 깨진 핸드폰을 보고 화를 내며 가게에 들어가면서 엄마한테 왜 나오라고 해서 오다 핸드폰 떨어뜨려서 핸드폰이 깨졌어. 하고 툴툴거리면 암마는 아유 우리 아들 핸드폰 새 걸로 사줄게 가게 좀 잘 보고 있어. 하시겠지. “

라고 말해줬더니

“아, 저 공부 열심히 할게요. 생각만 해도 끔찍해요. “

한다.

공부를 하게 하는데 성공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열심히 놀며 독서습관을 잘 들이는것도 좋은데, 맞벌이하는 부모들이 하기에는 힘든일인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공부를 가르치는 사람이 공부안하고 놀아도 괜찮다는 말을 했다 부모님들한테서 어떤 반응이 나올까 걱정이 되기도 해서 열심히 놀라는 말은 하기어렵다.

 나는 아이들을 시나브로 하게 빈틈없이 가르치는 편이어서 아이들도 힘들어하지 않고 공부하지만 나와 공부하다 다른 학원에 갔다 열심히 하지 않고 다시 오면 따라가는 아이가 없다. 한 명도 다른 학원에 갔다 다시 와서 노력은 했지만 나와 공부를 몇 달 이상 이어가지를 못했다. 그래서 다른 학원으로 가야 하는 아이들에게 다음에 또 만나고 싶다면 다른 학원에 가서도 열심히 하라고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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