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백두대간을 시작하는 날
지리산에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다.
그날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 속을 무려 6시간이나 걸었다.
대원들의 발걸음이 늦어지면서 집에 돌아온 시각이 오후 10시가 넘었었다.
젖은 옷을 빨아 널고 시계를 보니 새벽 2시였다.
나는 얼른 잠을 자야 했다.
왜냐하면
새벽 4시에 일어나서 경기도 체육대회 10km 마라톤을 뛰러 가야 했기 때문이다.
새벽녘인데 한번 잠에서 깨니 도무지 잠이 오지 않았다.
마라톤을 뛰고 집에 돌아오는 길도 졸리지 않았다.
다음날 햇볕이 쨍쨍 비추는 길을 걷는데 눈에 까만 점이 둥둥 떠다녔다.
불안해서 얼른 안과에 갔다.
의사 선생님은 지켜보자고 했다.
시커먼 물체는 시간이 지나며 없어졌다.
그런데 조그만 까만 동그라미가 눈 위에서 둥둥 떠다녔다.
그렇게 세월이 흘렀다.
며칠 전 조카가 24개월 된 아기를 이틀간 맡겼었다.
아이 보는 것은 백두대간을 걷는 것보다 더 힘들었다.
다음날 아침 눈을 떴는데 날파리 두 마리가 눈앞에 아른 거렸다.
가만히 보니 날파리가 아니라 이번에는 오른쪽눈에 비문증 증세가 보인다고 했다.
안과에서 부유물 검사를 했다.
왼쪽은 괜찮은데 오른쪽에 비문증 증세가 한 달에서 6개월간은 보일 것이라고 했다.
비문증의 원인은 피곤할 때 나타나는 것 같다.
'비문증은 꿀항아리에 꿀이 가득 들어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부유물이 생기고 양도 줄어드는데 항아리가 흔들려 부유물이 움직이는 현상과 같다고 한다. 그래서 꿀항아리를 채우기 위해 물을 많이 먹으면 치료된다고 하는 유튜브에 어느 의사의 말을 듣고 마음이 가벼워졌다.
그런데 어느 연구결과에서는 비문증 치료에 하루에 파인애플 300g씩 6개월간 먹으면 낫는다는 보도도 있다.
그런데 파인애플에 들어있는 브로멜라인이라는 성분이 들어있는 영양제도 나와 있다.
왼쪽눈의 경우는 8개월 만에 비문증이 완치가 되었는데 오른쪽 비문증이 완치되려면 앞으로 6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려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