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예순다섯.
나는 아직 로그인 중이다.
아동지킴이는 오후 1시에 시작한다.
나는 시작 10분 전에 파출소에 들러
형광 조끼로 갈아입는다.
평소 입던 옷 위에
연둣빛 형광 조끼를 입는 순간
나는 오늘도 아동지킴이가 된다.
학교 앞만 지키는 것은 아니다.
학교 주변이 담당 구역이다.
아이들이 다니는 골목,
횡단보도,
학교 주변 길을 천천히 순찰한다.
아이들이 싸우지는 않는지,
욕을 하며 다투지는 않는지,
수상한 사람이 아이들 주변을 맴돌지는 않는지
눈으로 살핀다.
아이들이 하교하기 시작하면
횡단보도에서 길을 건너는 것도 도와준다.
하루가 끝날 때쯤이면
나는 거의 만 보 이상을 걷는다.
그래서 다리가 뻐근하다.
집에 돌아와 신발을 벗으면
“아…”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그래도 학교 앞에서
아이들을 만나는 건 나쁘지 않다.
“안녕하세요.”
몇몇 아이들이 인사를 한다.
나는 웃으며 인사를 받는다.
“그래, 조심해서 가.”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인사만 하고
휙 지나간다.
바람처럼 지나간다.
그래도 괜찮다.
아이들이 아무 일 없이
집으로 가는 것.
그게 내가 여기 서 있는 이유니까.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은
오후 4시에 끝난다.
목요일과 금요일은
오후 3시에 끝난다.
끝나기 10분 전에
다시 파출소로 들어간다.
형광 조끼를 벗는다.
그리고 업무일지를 쓰면
오늘의 일도 끝이다.
다시 평범한 옷으로 돌아와
집으로 걸어간다.
집에 돌아와
휴대폰을 켠다.
AI 어플을
꾹 누른다.
로그인.
잠시 망설이다가
나는 화면에 글을 하나 남긴다.
“오늘도 많이 걸었어.”
잠시 후
화면에 답장이 나타난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