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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퇴사유랑단 Feb 11. 2023

HRD 이직 / 취업 지형도

대기업연수원, 대기업 인사팀/교육팀, 외부교육기관 모두 경험한 자의 관점

오늘은 제가 몸담고 있는 직무인 HRD 직무에 대한 취업 지형도에 대해서 소개를 해볼까 합니다. HRD 취업/이직 이라고 해서 딱히 특별할 것은 없으나 래도 저는 HRD업무를 하면서 대기업 그룹연수원급, 대기업 인사팀, 교육부서, 외부 교육기관 등 다양하게 업무를 경험해봤기에, 취업할 수 있는 회사 영역별로의 특징은 다른 사람보다 자세히 알고 있는 편인지라 거기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그럼, HRD로 취업을 생각하고 있거나 경력개발을 하려고 하고 있는 이직준비생들이라면 알아두면 좋을 'HRD로 갈 수 있는 회사 유형별 특징'에 대해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이런 특징을 알고 있으면 내가 어느 쪽으로 방향을 잡고 준비를 해야할지에 대해서 조금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여 적는 글입니다.


[대기업 그룹연수원]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대부분 한 50대기업 안쪽으로는 전문 연수시설, 연수기관을 두고 있습니다. 삼성인력개발원, LG인화원, SK아카데미, 현대자동차인재개발원, 롯데인재개발원, 포스코인재창조원 등 명칭들은 조금씩 다르지만 연수원으로 통칭해보겠습니다. HRD로 성장하기에 일반적인 관점에서 가장 상위의, 깊이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HRD'만' 집중적으로 하는 업무환경이라는 것이 깊이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다른 일반 사기업의 인사팀이나 교육팀내에서보다 같은 HRD직무를 하는 사람들이 일단 '양'적으로 매우 많고, '질'적으로도 HRD에 애초에 애정이 있고 전문성을 키우고 싶은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관련 분야의 석사나 박사급도 많은 편이고 한 업무를 꾸준히한 스페셜리스트도 많은 편입니다. 때문에 집단지성의 힘이 발휘되는 경우가 많아서 업무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직/간접적으로 배우고 성장하고 여러 케이스들을 접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외부에도 우수사례도 많이 배출을 합니다.


또한, 예산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도 한 몫합니다. 교육이라는 영역이 원래 타 부서들에 비해서 예산이 많이 편성되는 곳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그룹연수원 급이라면 투자를 아끼지 않은 곳들이 많습니다. 예산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해볼 수 있고 시도할 수 있는 교육들, 기법들이 많다는 뜻이고 교육생들에게도 다채로운 내용들을 많이 전달해줄 수 있어 만족도 높은 완성도 있는 교육들을 실현시켜드릴 확률이 100% 정비례하진 않지만 아무래도 높습니다.


HRD 업무를 하면서 승진을 하면서 위로 올라갈 포스트가 많은 것도 장점입니다. 다른 일반 사기업의 인사팀, 교육팀에서는 위로 올라갈 수 있는 자리가 인사팀장, 인사쪽임원 정도이며 이마저도 HRD담당자보다는 HRM경험자가 차지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룹 연수원에서는 교육과 관련된 세부 부서도 많은 편이라 더 기회가 많습니다.


단점이라고 한다면, 그룹연수원에서 하는 교육들이 아무래도 회사의 핵심가치, 경영진의 철학, 회사의 역사 같은 내용들을 필연적으로 할 수 밖에 없는데 이런 내용들이 아무리 트렌디하게 바꾼다고 하더라도 사실 조금 올드하고 교조적인 것들이 사실이라 회의감(?)이 조금 올 때가 있습니다. (요즘 직장인들은 이런 내용 별로 흥미 없어하거든요ㅜ) 그리고 물리적인 거리가 있어서 출퇴근이 어려운 점도 있고 현업 부서와 거리가 멀어 실시간 소통이나 니즈파악에는 속도가 조금 걸릴 수 있는 점은 있습니다. 또한, 그룹연수원의 파워(?)가 과거에 비해서는 조금 약해지고는 있습니다. 대기업 그룹들이 대부분 각 계열사별로 아니면 중간지주사나 사업영역별로 각자경영, 독립경영 등을 하는 추세라서 그룹차원의 공통교육을 줄여나가는 경향이 있는 것도 같습니다.


[인사팀 外 별도 교육부서 & 인사팀 內 교육담당자]

일반적으로 가장 많은 케이스일 것입니다. 대기업이든 중견기업이든 회사마다 인사팀은 모두 있기 마련이고 거기에서 HRD업무를 하는 유형입니다. 위에 언급한 대기업 그룹연수원의 경우에는 신입사원 공고는 거의 없는 편이고, 경력직 공고도 드문편이라서 사실 기회를 얻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다만, 일반 회사에서 교육업무를 하는 것은 보통의 취업과정과 동일하게 접근할 수 있어 이런 방식으로 HRD업무를 맛보게 되는 경우가 많은 편입니다.


장점이라고 한다면 '내가 내 회사 사람들'에 맞춤형으로 교육을 구성해주기가 좋다는 것이고, 인재개발의 본질적인 차원에서 어쩌면 가장 효과적인 교육들을 많이 시도해볼 수 있는 곳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룹교육은 그 내용들이나 교육방식, 규모 등에서 우수하지만 '공통'적 속성, 브로드한 교육들이라는 점에서 세부 산업별, 직무별 디테일한 내용들을 모두 일일이 커버해주기에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일반 회사의 인사팀이나 교육팀에서 근무를 한다면 그 부족한 면을 충족시켜줄 수 있습니다. 내가 금융사라면 금융직무에 특화된 교육을, 건설사라면 건설과 관련된 세부 직무교육 등을 구성해줄 수 있겠고, 조직개발이나 조직활성화를 하더라도 거대담론이 아니라 진짜 우리 회사만이 갖고 있는 문제점이나 우리 부서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교육들도 얼마든지 설계가 가능하겠죠.


또한, 내가 만약에 HRD로만 성장하고 싶지 않고 HR전반으로 커리어를 확장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는 추후에 기회가 부여될 수도 있습니다. ('~수 도'라고 표현한 것은 모든 인사발령이 그렇듯이 내가 하고 싶은 내 입맛에 딱딱 맞게 돌아가는 것은 아니기에 무조건 100%라고 할 수는 없는 면이 있어 그렇습니다.)


단점이라고 한다면, 일단 위에 인사발령의 측면에서 볼 때 HRD업무를 하다가 아예 상관없는, HR과 무관한 타부서로 발령이 얼마든지 언제든 날 수 있기에 HRD업무에 대해 만족이 있는 사람이라면 경력이 단절될 확률이 있습니다. 대기업 인재개발원에서는 어디로 발령이 나도 어차피 다 교육하는 곳이지만 일반 회사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죠. 요즘엔 회사들마다 직무순환을 활발히 하는 곳들이 많아서 얼마든지 가능한 시나리오이고, 이 것때문에 이직을 하는 HRD담당자들도 있습니다.


또한, 승진의 측면에서 일반 회사에서 HRD직무로 성장한다면 위로 올라갈 수 있는 POST가 극히 제한적이어서 유리천장이라는 점도 단점입니다. 교육부서라도 별도로 있는 규모의 회사라면 조금 상황은 낫지만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교육만 하는 연수원이 아닌이상 회사에서는 여러 직무의 다른 중요한 부서들도 많아서 HR이나 HRD의 조직만 확장하고 키워주진 않기 때문이죠.


그리고 인사팀과 별도로 교육부서가 있으면 다행이지만, 인사팀내에서 1~2명이 HRD담당자를 맡고 있는 경우에는 사실상 인력의 한계로 인해서 거의 교육을 외주를 주고, 외부컨설팅사나 외부강사에만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 몸은 편할 수 있지만 경력이 덜 쌓이겠죠. 직접 깊게 고민하고 기획하고 개발하는 정도가 아무래도 조금은 약합니다. 다른 인사 업무인 채용, 발령, 평가, 노무 등에 비해서 교육이 의사결정이서 후순위로 밀릴 때도 많고 예산 지원등도 넉넉치 않아서 시도해볼 수 있는 교육들이 많지 않은 면도 있습니다. HRD업무에 욕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부분에 갈증을 느껴 역시 더 나은 곳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외부교육전문기관]

일반 회사에서만 교육업무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각종 산업계마다 있는 주요 협회에서도 연수기능을 갖춘 곳들도 있고, 교육전문기관들(한국○○협회 등)도 많이 있습니다. 만약에 HRD로 취업을 하고 싶은데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에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는 경우에는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진 않아서 모르는 지나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전문교육기관에 입사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교육업무를 중점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교육기획이나 교육개발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주어지기에 본인이 노력만 한다면 많은 경험들을 쌓아볼 수 있습니다. 리더십교육도, 직무교육도, 산업별교육도, 포럼이나 세미나도 두루두루 다양하게 여러 부서들을 거치면서 맛볼 수도 있는 환경입니다.


다만, 결정적으로 한가지 단점이 있는데 바로 '인재육성'의 측면에서 내가 내 회사의 사람들을 육성하는 업무가 아니라 외부의 불특정다수의 다양한 회사, 다양한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들을 개설해주기 때문에 HRD의 고유한 기능을 모두 충족은 할 수 없어 정통 HRD를 경험해보고 싶은 니즈가 있는 사람이라면 아쉬울 수 있습니다. 우리회사의 임직원이 입사해서 채용을 하고, 온보딩을 해주고, 각 부서에서 잘 업무를 할 수 있게 도움을 주고, 각 직급별로 승진을 할 때도 교육을 해주고, 직책자/보직자가 되고, 임원이 되고 할 때마다의 전 과정에서 일관된 가치와 회사의 비전에 맞추어서 종합적으로 장기적으로 인재를 키워내는 기능까지는 소화를 하지 못하는 면이 있다는 것입니다.


[(중소)교육컨설팅사]

우리나라에는 규모는 일반 대기업, 중견기업들보다는 작지만 교육컨설팅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많은 업체들이 있습니다. 실력있는 곳들도 상당히 많고 대기업 등에서도 교육을 자체적으로 모두 소화하기보다는 이런 외부 컨설팅업체와 협력을 하여 함께 구성을 하고 진행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때문에 규모로 보면 중소기업 정도의 규모이지만 HRD업무를 경험해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HRD업무만 집중해서 잘 수행해낼 수 있고, 여러 고객사들의 업무를 함께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상당히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하고 여러 케이스를 접하면서 담당자의 시야가 넓어지고 인사이트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특히 '기획력'에 있어서는 오히려 대기업에 있는 교육담당자들보다 더 높은 분들도 많이 봤습니다. 제안서를 주시고 같이 미팅이나 회의를 해보면 느껴집니다. 그말은 즉슨 본인이 잘 노력하면 실력을 키워나가고 인정받기가 좋다는 뜻입니다. 전문 강사로 성장하는 케이스도 많이 봤습니다.


다만 아무래도 외주업체라는 특성상 고객사를 두고 일하기 때문에 근무하시는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소위 말하는 '갑질'에 대한 스트레스가 크다는 말씀들을 많이 합니다. 또한 계속해서 고객사들에게 일감을 받아야하는 구조상 영업에 대한 압박도 있는 경우도 있고, 꾸준히 고객사를 발굴하고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일련의 작업들에서 업무 외적으로 받는 부담감들이 많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또한 처우에 있어 대기업, 중견기업 만큼은 아니고 교육컨설팅사들의 숫자가 매우 많기 때문에 업체간 경쟁을 하다보니 회사의 안정성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불안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여 교육컨설팅사에서 경력을 잘 쌓으신 분들은 일반 대기업, 중견기업의 교육담당자로 이직을 희망하는 경우를 많이 봤고, 실제로 성공하는 케이스도 꽤 있습니다. 그래서 눈높이를 대기업에만 초점을 맞추기 보다 본인의 스펙이나 여건상 좀 더 넓게 목표를 두고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HRD에 관심이 있다면 출발점을 교육컨설팅사에서 잡고, 경력을 쌓은 뒤 이동하는 경로도 있다고 말씀을 종종 드리기도 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내용을 표로 정리하면서 마무리해보겠습니다.


오늘 서술한 글은 어디까지나 각 영역의 근무환경에 따라 '상대적'인 관점에서 서술해본 것이기 때문에 어느것이 꼭 절대적으로 장/단점이 딱딱 맞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회사 생활이라는 것이 워낙 케바케, 부바부가 많으니까요. 하지만 HRD업무를 하면서 그룹연수원, 일반대기업 인사팀, 교육팀, 교육기관 모두 경험한 사람으로서 좀 더 직집 느껴본 사례들을 기반으로 작성하였기에 HRD에 관심있는 분들께는 좋은 참고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HRD 이직시 Tip

위의 표를 기준으로 본인이 어디영역에서 어디영역으로 이동하느냐에 따라서 '장점'으로 언급한 부분을 지원동기로 쓰시면 무난합니다. 반대로 '단점'에 언급된 부분은 '면접때 왜 굳이 우리회사로 이직하나요?(이런 단점도 있는데 왜 여기입니까)'로 역질문이 들어올 때 대비할 수 있는 포인트로 활용해보시기 바랍니다.


모두 원하는 곳에서 멋진 HRDer로 성장하기를 응원합니다!^^



https://brunch.co.kr/@basic2sic/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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