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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퇴사유랑단 Jun 04. 2023

직장인 트렌드의 변화와 교육(HRD) 담당자의 애환

HRD 커리어에 회의감이 들 때

오늘은 제가 회사에서 하고 있는 HRD업무를 하면서 느끼는, 담당자로서의 애환을 몇 자 적어보고자 합니다. 회사에서 사내임직원들에게 교육을 기획하고 운영하면서 제공하고 역량을 개발해주기 위한 지원을 하고 있는 저로서는 요즘 안타까운 감정 혹은 위기의식 아니면 걱정이 드는 지점들이 몇 가지가 있습니다.


1. 무조건 열심히 보다 때론 적당히


요즘 SNS나 각종 커뮤니티, 매체를 보면 직장인들 사이에서 특히 젊은 세대 직장인들 사이에서 '적당히', '받은만큼' 일하는 분위기가 많이 공감을 얻는 현상을 많이 접합니다. 몸은 회사에 있긴 하지만 정신과 마인드는 퇴사를 한 것과 다름없이 일한다는 '조용한 퇴사' 라는 키워드가 인기를 끄는 것도 그러하고, 일을 너무 열심히 하면 '노예', '사노비', '공노비' 등으로 인식되기도 하죠. '열정', '노력'이라는 단어도 비꼬는 듯한 뉘앙스로 사용될 때도 많아지기도 있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또 대충하자는 아닙니다. 성장에 매우 민감하게 진지하게 고민하죠. 이해합니다. 자기 '삶'의 챙김도 많이 중요해지고 있고, 조직도 조직이지만 '나'를 바라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게 받아들여지고 있고, 회사에 충성해봤자 돌아오는 것은 희망퇴직, 오르지 않는 연봉 등에 실망하는 직장인들과 기성세대를 보면서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 한 몫하고 이해합니다. 저도 교육담당자이기 전에 직장인인걸요. 이런 세태속에서 회사에서 열심히 자기발전하면서 몰입해서 가치를 갖고 일하라고 말을 해야 하는 교육담당자로서는 참 많은 생각이 듭니다.


2. 승진에 굳이 목숨걸지 않는 사람들


위와 같은 맥락으로 이제는 승진에 굳이 목숨을 거는 사람들이 과거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잡포털 등의 설문조사 등을 봐도 임원이 되는 것이 목표다, 팀장이 되는 것이 목표다 하는 비중은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습니다. 수직적 성장보다는 수평적 성장을 통해 다양한 실무 경험을 하는 것을 선호하는 분위기도 있구요. 빨리 승진하면 빨리 집에간다는 풍자도 많고, 이직이 워낙 활발해지고 있는 시대이니 꼭 이회사에서 승진을 못해도 이직을 통해서 승진을 해서 한단계 점프하는 케이스도 많아지고 있기도 하며, 승진을 하면서 생기는 책임감을 두려워 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특히 직잭차나 보직자로서의 승진을 영광으로 여기기 보다는 사람들, 조직을 관리하는 것에서 오는 피로감, 두려움으로 예전만큼 달가워 하지 않는 분들도 신임 팀장 교육등에 입과하시는 분들을 보면 많아지고 있음을 체감합니다. 결국 교육을 통해 개인이 한 단계씩 직급이 향상되면서 키워주는 역량 향상을 도모하고, 조직의 성과, 회사의 발전을 위한 수준으로 이를 끌어올려 주어야 하는 것이 교육담당자의 몫이지만 간극이 있습니다.


3. 주52시간제도의 정착


주52시간제도가 정착되고 있는 것은 너무도 환영할 일이고 사회적으로도 긍정적인 측면이 크다고 생각하며 회사원인 저도 참 좋습니다. 다만 교육담당자로서는 고민할 것들이 아주 많아집니다. 야근 문화가 줄어들다보니 정규 근로시간내에 타이트하게 빡세게 몰입해서 일하는 사람들이 많아집니다. 그러니 '업무시간'에 교육에 입과시키기 위해 빼기가 참 어렵고 눈치보이고 심지어 현업에서 "교육갈 시간 없어요 일 짝해야하는데" 라는 반응도 종종 듣습니다. 예전에는 교육가면 쉬러가는 개념이라도 있었다는데, 여유가 많이 없어진 셈이죠. 합숙교육은 정말 거의 사라졌다고 봐도 될 정도고, 하루짜리 교육도 저항감이 있는 사람도 많아졌습니다. 특히나 교육을 가장 많이 제공해주면서 회사에서 키워야할 대상들은 '핵심인재' 들인데, 아이러니하게도 '핵심인재'들이 제일 현업에서 바쁘고 제일 교육으로 빼기가 어렵습니다. 난감하죠. 아무튼 이런 시간적인 제약속에서 교육의 질도 중요하지만 최소한의 시간을 뺃으면서 효과를 내야하는 효율성과의 싸움도 과거보다 치열하게 고민해야할 지점이 되었답니다. 근데 어렵습니다. 하루, 이틀 교육으로도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어려운데 시간은 줄여서 현업부서에 방해를 최소화해야하라는 것은 참 어렵습니다.


4. 고리타분한 회사 이야기는 그만


회사 교육에서 특히 신입이나 경력이나 입문교육에서는 빠지지 않았던 것이 창업주의 일대기, 가치, 회사의 이념, 핵심가치, 비전 등에 대한 소개들이었습니다. 과거에는 외워서 시험보게 하고 거의 반강제수준으로 주입식으로 교육을 시키곤 했죠. 공감하며 집중하던 세대, 투덜투덜 대면서도 신입이라는 특성상 겉으로 티는 못내고 못내 따라했던 세대에 비해 요즘 이제 이런 교육에는 관심이 없음을 설문 등을 통해 많이 드러냅니다. 요즘 세대에게는 회사의 배경이나 가치보다는 업무 자체에서 직무 자체에서 내가 일을 배우고 성장하는 자체를 더 선호하는 면이 많기도 하고 추상적인 관념 보다는 직접적인 빠르게 눈으로 확인가능한 가치들에 더 반응하는 것도 한 몫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이게 나쁘다가 아닙니다. 교육담당자로서 고충이 따른 다는 것 뿐이지요. 회사의 윗분들(?)은 그럼에도 회사에 대한 역사는 알아야지, 핵심가치는 알아야지, 창업주에 대해서는 그래도 알아야지 라는 의견으로 교육에서 아예 드러내버리기는 어려운 면이 있거든요. 절충, 적당히란 참 어렵습니다.


5. 직무교육이 필요해


본사에서, 그룹에서 해주는 공통적인 교육들 보다는 최근들어 (물론 예전에도 그랬지만) 내 직무에 딱 필요한 교육들을 원하는 경우가 목소리를 들어보면 많이 나옵니다. 그런데 소수의 인사팀내 교육담당자들이 모든 사내의 직무들에 맞춤형 교육을 해주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습니다. 교육 예산부터 해서 소수의 직무는 인력을 다 빼면 업무가 안 돌아가는 현상도 있고, 외부에서 강사를 구하기 어려운 특수한 직무도 많으며, 그렇다고 사내전문가, 사내강사를 키우기에는 바빠죽겠는데 교안도 개발하고 직무 분석도 해가면서 시간 내는걸 꺼려하며, 인사평가에 반영되는 것도 아니고 굳이 사내강사를 해야되냐는 저항감을 설득시키는 것도 여간 쉬운일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교육담당자는 교육전문가이지 각 영역의 모든 직무를 다 알고 있는 사람은 아니기에(그런 사람은 어디에도 없겠죠) 직접 내가 해줄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여기에서 미스매치가 일어나고 참 이럴땐 작아지고 현업에 죄송한 마음도 많이 듭니다.


6. 회사 밖에서는 열심히


회사 밖에서는 요즘 크몽, 탈잉, 클래스101 등 자기계발 플랫폼들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로 비추어 볼 때 자기 발전을 위해 열심히들 사는 것이 또 요즘 직장인입니다. 조직내에서는 어떻게든 '칼퇴'를 하려고 하고 '일을 덜 하려고 하는' 것과 비교하면 대치되는 면이죠. 그렇다고 사내 교육담당자로서 회사 밖에서 유행하는 교육들만 깔아주기는 또 참 어렵습니다. 회사 내에서의 교육은 결국에는 회사 내에 조직의 목표, 성과와 연결이 되는 교육들이 한정된 예산 내에서 우선일 수 밖에 없거든요. 간혹 보수적인 임원분들은 '이걸 회사에서 회사돈으로 굳이 해줘야돼?' 하는 류의 교육들도, 그런 시각들도 존재한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한번 말하지만 이 모든 변화상이 잘못 되었다는게 아닙니다. MZ세대로서 공감도 되고, 긍정적변화의 방아쇠가 될 수도 있고, 흐름이란 자연스러운 것이니까요. 다만 내 직무는 이 변화를 어떻게 따라가고 어떻게 승화시킬지가 고민이 많이 되는 요즘 반성이나 성찰즈음으로 쓴 글이었습니다.


좋은 교육이 있다면 위 1,2,3,4,5,6의 이유라도 듣고싶어 할 것이라는 본질은 그래도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매슬로우의 욕구이론중 자아실현의 욕구가 가장 높듯이 성장하고 싶어하는 직장인들은 존재합니다,


그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고민하면서 내 역할을 찾고 교육담당자로서 변화된 환경에 맞춘 방식을 찾기위해서 노력을 많이 합니다. 대외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적합한 교육을 딜리버리 해줄 수 있는 큐레이팅의 능력을 높여주기 위해서 늘 여기저기 다른 교육들도 보고 세상을 보기 위해 뉴스도 챙겨보고, 직장인들이 결국 사회구성원들이 다름 없기에 세상을 다루는 문화 전반적인 영역의 변화, 유행에도 뒤쳐지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단편적인 교육을 전달해주기 보다는 진짜 현업에서의 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한 문제해결자로서의 변신을 위해서 귀기울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효과가 좋으면서도 효율적 교육을 해주기 위해서 집합교육이 아닌 다른 방식의 교육, 형태, 부수적인 장치 등을 고민해보면서 바쁜 직원들이 어떻게 만족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여러가지 교육 Tool, 온라인 방식, 온택트 방식 등을 접목해보고 시행착오를 겪어가면서 경험치를 쌓아나가고 있습니다.


교육담당자라는 자리는 밖에서 볼 때는 상당히 단조로워보일 수 있는 직무지만 이렇게 사회 트렌드나 분위기, 기조, 직장인들의 변화상에 따라 많은 첼린지를 받고 변화를 끊임없이 해야하는 많은 고민이 필요한 직무랍니다. 더 열심히, 더 잘! 해야가면서 이겨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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