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는 것이 있으면, 들어오는 것도 있다
이제 퇴사한지 3일째
지난 연말, 대표님의 사임발표 이후로 나도 퇴사를 결심했고,
바로 팀장님과 면담한 후 차근차근 퇴사를 밟았다.
(당시 상황은 아래 글에서..)
https://brunch.co.kr/@sssng/47
타이밍이 정말 절묘하다 느꼈던 것은
퇴사 면담을 하자마자 바로 면접 보자는 연락이 왔다는 것이다.
(첫 서류 통과이자 첫 면접이었다!)
손에 쥐고 있던 것을 놓으니 새로운 것이 오는구나...!
이후 퇴사일도 정해지고, 내 후임자 2명(그동안 나 열심히 했구나..)의 채용 공고가 올라갔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매너 퇴사 했다.
퇴사 30일 전에 얘기하고 내 후임을 2명 뽑을 때까지 열심히 일하고 인계했다.
(퇴사 당일까지도 실무와 인수인계 하다가 나왔다 ...)
업무 특성상 전 직원들과 함께 소통하고 일했기에 밉다밉다 하면서도 정이 많이 들었고
좋은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그래도 5년을 버틸 수 있었던 지라
마지막으로 회사를 돌면서 퇴사인사 하는데 직원들과 끌어안고 눈물을 펑펑 쏟았다.
신기하게도 퇴사일을 앞두고 일하는 가운데 또 면접이 잡혀서 퇴사일 바로 다음날 면접을 봤고,
그 면접을 보고 집에 오는 길에 바로 2차 면접 보자는 연락을 받았고,
그 연락을 받은 후 30분 후에 다른 곳에서도 면접 보자는 연락이 왔다.
그리고 연차도 많이 남아서 2월 중순까지는 잔여연차 소진하며 회사에 소속되어 있는 상태이긴 해서 마음에도 여유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입을 모아서 하는 말이지만 회사에 다니면서 이직 준비를 하라는 것이다.
이 말이 이직할 곳을 정해놓고 퇴사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그동안 (1)어떤 일을 했고, (2)어떤 일을 하고 있으며, (3)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회사를 다니면서 꼭 정리해봐야 한다.
재직하는 동안 경력기술서를 완성하면 좋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업무 리스트업 해보는 것만으로도 내 현재 상태가 어떤지 파악이 된다.
(경력기술서 작성은 생각보다 시간이 꽤 오래 걸리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자괴감도 들고, 몸도 마음도 힘들더라...)
일단 정리를 하다 보면 내가 원하는 만큼 충분히 커리어를 쌓았는지, 그렇지 않다면 지금 이 곳에서 내가 가지고 갈 수 있는 경력은 무엇인지, 이 회사에서 더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다.
나도 몇 년 간은 퇴사를 고민만 하고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진 않았다.
그러다 보니 시간은 속절없이 흘렀고, 내가 뭐하는 사람인지 혼란스럽기만 했다.
더이상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던 나는 작년 봄부터 본격적으로 이직준비를 시작했고 지난 경력을 리스트업했다.
그 결과는 나는 한 분야의 마케팅을 집중적으로 한 사람이라기보다는 다양한 마케팅을 경험했다는 것(TVCF나 디지털 캠페인 등 IMC, 바이럴, SNS, PR, 상세페이지 제작, 제휴, 오프라인 프로모션), 그 중에서도 강점은 호흡이 길고 디테일한 '글'을 잘 쓰고 다양한 사람들과 업무 협업을 잘 한다는 것, 부족한 부분은 퍼포먼스 마케팅 경력이었다.
그래서 회사에서 퍼포먼스 마케팅 경력을 쌓기 위해 퇴사를 하지 않았다.
더 근무하며 기회를 얻어 FB/INS 광고 운영 업무를 맡았고 성과를 쌓았다.
비록 SA, DA 등 다른 광고 파트를 더 할 수는 없었지만(요청했지만 회사에서 업무를 주지 않았다), 그동안 했던 다른 마케팅 경력과 함께 정리해서 다른 곳에 지원할 수 있을 정도는 됐다.
그리고 이직을 하고 말고를 떠나서 퍼포먼스 광고 업무를 하고 싶다고 수차례 요청했으나 나에게 주어지지 않는 업무 환경(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이었기에 계속 남아 있어도 나는 발전할 수 없고, 나는 그동안 했던 업무만 계속 반복할 것이 뻔한 상황이라는 것이 보였다.
그래서 퇴사 면담을 자신있게, 미련 없이 할 수 있었다.
아직 다음 단계가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내 미래와는 별개로 박수칠 때 후회 없이 잘 떠났다는 생각이 든다.
(온 지 두달 된 팀장님도 갑자기 퇴사 통보를 하셨고 다음 주까지 하신다고 들었다. 그리고 나 포함해서 2주 동안 5명이 퇴사하며, 그 중 세 명이 3년 이상 근속자..)
많이 고민했고, 그 생각을 바탕으로 지난해 퇴사 준비를 열심히 했고,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했고, 스스로 자부할 만한 성과를 만들고 정리한 덕분이다.
브랜드가 성장해서 정점에 올랐다가 하락하는 과정을 지켜본 것도 쉽게 할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그 과정을 통해서 배우고 깨달은 것도 많다.
나중에는 이 내용도 한 번 글로 풀어봐야겠다.
그리고 다양한 종류의 마케팅 업무를 해봤으니
마케팅 업무에 대해 궁금한 사람들을 위해 간단하게나마 설명하는 글을 써봐야겠다.
전문적이지는 않으나, 대략적으로 마케팅에 대해 감을 잡을 수 있는 정도의 가벼운 내용으로!
그리고 나는 당분간 백수 라이프를 즐기기 위해
드.디.어.
'그해 여름은' 콘텐츠를 전부 소장 구매했다...!
다음 주에 면접 두 개 끝나자마자 정주행해야지.
두근두근! 넘 신난다~~~
한 번 보기 시작하면 멈추지 않고 밤새 달리는 스타일이라 회사 다닐 때는 드라마 보지 않으려 하는 사람...
일상생활 불가능
조만간 넷플릭스 구독할 듯 ㅎ_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