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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체인간 Feb 01. 2024

매체인간 2-3-3

가상화, 과정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디지털 철학

책은 2002년에 출판되고

나는 2010년에 제본해서 읽었던 책

피에르 레비의 <디지털 시대의 가상현실> 중에서


피에르 레비는 서론에서 '정의'보다는 

존재의 한 방식에서 다른 방식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분석하고 보여주고자 한다고 밝히고 있다. 


가상화라는 단어의 --'화'에는 변해가는 과정 그 자체를 담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관점은 세 가지라고 밝히고 있다.

가상화의 개념 (철학적 관점)

인간화 과정과 가상화의 관계 (인류학적 관점)

현 시대의 변화를 이해하여 거기에서 주인공이 되는 것 (사회정치학적 관점)

이 그것이다.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매체인간에게 유용한 지점은 '과정'과 '관계'에 주목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상화의 개념에서는 가상과 현실을 대비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은 아쉽기는 하다.

새폴스키도 2024년의 책 행동에서 밝힌 바와 같이, 범주와 분류는 하나의 복잡한 행동, 사건, 사안을 헤아리기에 풍요롭지 못한 관점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피에르는 과거 철학의 실재와 현재 사건인 가상을 비교하고 있지만,

2024년에 다시 보는 나에게는 오류로 보인다.

왜냐하면, 하이데거의 '여기 있음'은 인간이 생각을 하고, 선택을 하는 순간의 중요한 조건이다.

가상 세계에서도 인간은 순간이라는 조건을 가진다.

동시에 연결되는 차원이다.


가상화라는 정의내려야 할 새로운 개념을 위해, 철학을 데려온 것은 학자의 도리이지만,

가상과 현실/실재와 가상을 1:1의 구조로 놓은 것은 마치 제국주의적 태도와 닮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가지는 미덕은 

2024년에도 유효한 화두들을 적극적으로 대상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217쪽의 선택/창조의 순서(과정)을 살펴보자.

디지털 시대의 가상현실, 피에르 레비, 궁리, 2002, 217쪽


새폴스키에 따르면, 뇌신경과 인간의 감정은 연결되어 있다.

감정은 레비의 잠재 '강조함'과 관련이 있을 듯 하다.


경계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생산된 잠재화는 

가능성이라는 생각들 속에서 감정으로 피어난다.


김주환은 내면소통을 통해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부정적인 스토리텔링을 차단하라고 한다.

보이지 않는 소통은 부단히 이루어지고 있고, 우리는 그것을 의도적으로 미분해야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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