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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지 Oct 02. 2016

일본 애니메이션의 심장, 아키하바라

세상의 중심에서 아키하바라를 외치다

애니메이션을 사랑한 도시, 도쿄

도쿄는 어쩌면 예전부터 지금까지 쭉 애니메이션을 사랑해왔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 사랑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7월 도쿄로 나는 여행을 떠났다. 13년에 만에 다시 만나는 도쿄는 예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빛나고 힘이 넘쳤으며 활기가 가득한 도시였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이 강하게 남는 곳이 일본 애니메이션 심장이라고 불리는 아키하바라이다. 지금으로부터 13년 전 도쿄 아키하바라를 방문했을 때에도 눈을 반짝이게 하는 번화함으로 시선을 뺏겼었는데 이번에도 여전히 이곳은 나의 심장을 두근두근하게 만들어주는 준비를 끝마친 상태였다. 언제 가도 힘이 넘치는 그곳, 일본 애니메이션의 심장 아키하바라를 소개한다. 


아침부터 뜨거운 파칭코의 인기 

오전 9시, 생각보다 일찍 아키하바라에 도착했다. 오전에 일찍 도착해서 복잡한 모습보다는 조금은 유연한 거리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그건 나의 착각이었다. 상점이 오픈하기 전부터 약 1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줄을 서있는 곳이 5군데 이상이 되어 보였다. 처음엔 '티켓을 구매하기 위해서 줄을 서나'라고 생각했지만 그 줄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파칭코로 들어가는 줄이었다. 일본 사람들이 파칭코를 좋아하는지는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개점하기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릴 줄은 몰랐다. 그만큼 일본 사람들의 파칭코에 대한 문화는 실로 대단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시작부터 느낌이 좋은 곳 

아키하바라 안에 있는 상점들은 대부분 9시에서 9시 반 사이면 문을 연다. 문을 열기 전 매장으로 들어가려는 인파로 언제 건물 앞에는 사람들이 많다. 나 같은 관광객들도 가끔씩 보이지만 관광객보다는 애니메이션을 사랑해서 직접 찾아본 일본인들이 더욱더 눈에 쉽게 띈다.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가 들어있는 소품들을 하나씩 들고 앞에서 기다리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제 오픈하기 10초 전 매장 앞으로 매니저가 카운트다운을 센다. 모두들 큰 소리도 초를 세고 0초가 되는 순간 건물 안으로 누구보다 빠르게 뛰어 들어간다. 꼭 경주를 하는 것처럼 최대한 내가 1등을 하기 위해서는 라는 눈빛이 이글거린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사랑 대단하고도 무섭다.



천천히 건물 안으로 입장해보았더니, 뛰어 들어간 사람들은 이미 게임에 몰입 중이다. 그리고 그 뒤에는 조금 늦게 뛰어들어간 사람들이 대기를 하고 있었다. 아! 그때 왜 이 사람들이 그렇게 빠르게 뛰어갔는지 알게 되었다. 누구보다도 내가 먼저 게임을 하기 위해서 뛰어갔구나 라는 생각이 들자마자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다라고 생각이 들었다. 게임에 대한 열정이 어느 곳보다 뜨거운 장소였다. 


끝없는 보물 찾기의 세계

아키하바라에는 정말 많은 애니메이션 상품을 파는 곳이 많다. 한 건물당 8층 정도의 높이를 가지고 있고 건물 수만수십 채가 되니 그 안에 있는 상품들을 보려면 하루 정도로는 택도 없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상품들은 아주 작고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 조차 아주 작기 때문에 수많은 상품이 한 곳에 몰려있으면 어느 게 좋은지, 내가 찾는 것이 어디 있는지, 갈 길을 잃어버리고 만다. 


나는 아키하바라에서 내가 원하는 무언가를 찾았을 때 '보물을 찾았다'라고 표현하고 싶다. 수많은 사람들과 다양한 상품들 중에 내가 원하는 걸 찾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물건을 보면서 고르는 재미가 있듯이 찾기는 어렵지만 나중에 무언 갈 발견하고 내 것이 되었을 때의 기분은 아마 너무나도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애니메이션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 

아키하바라에 위치된 게임센터들을 자세히 보면 학생들 비율보다 어른들의 비율이 더 높다. 남녀를 가리지 않고 봤을 때도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의 수도 상당하다. 애니메이션은 단지 아이들이 보는 것이 아닌 어른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이기 때문이다. 


애니메이션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단지 유치한 내용뿐만이 아니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마음을 치유해주는 그런 힘이 들어있다. 어려운 고난과 역경을 이겨나가는 모습들을 지켜보면서 그 캐릭터에 몰입하게 되고 몰입하다 보면 자연히 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누구나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다 보면 마음을 치유시켜주는 분야가 많다. 현실에서는 어렵게 지낼지라도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마음의 작은 힐링이라도 받을 수 있는 부분에서 충분히 일본 애니메이션을 사랑받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키하바라에서 지낸 하루는 정말 뜨거울 정도로 열기가 대단했다. 사람들이 얼마나 애니메이션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지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준 날이었다. 애니메이션에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도 이 곳에 간다면 조금의 관심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화려한 조명들과 수많은 사람들의 열기를 느낀다면 그 열기에 나도 모르게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13년 만에 다시 찾아가 본 아키하바라는 여전히 뜨거움을 간직한 채 빛나고 있었고 나 또한 그 열기를 계속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심장이라고 불리는 아키하바라, 정말 가슴이 뜨거울 정도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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