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roga Jun 19. 2023

품위 유지비?

그게 돈으로 유지가 된다구?

(그림 출처: https://www.st-georges-stamford.lincs.sch.uk/page/?title=Year+2+Term+5+%2D+Dignity&pid=1251)



1.


얼마 전 사적 대화 중에

품위 유지비가 필요하다”

는 문장을 들었다.


순간 떠오른 생각이


‘이 단어를 실제 대화에서는 처음 들어 봤네.’


‘난 한 번도 사용해보지 않은 단어네.’


였다.


낯익지만 매우 낯선 단어였던 셈이다.


그리고 그다음에 머릿속에 큰 물음표가 생겼다.



‘근데 품위를 돈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2.


난 내가 돈이 없어서

품위가 없다고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고,


다른 사람이 돈이 없어서 혹은 돈이 있어서

품위가 없거나 품위가 있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다.


내가 생각하는 ‘품위’는

돈으로는 그리고 명성이나 명예로도

쉽게 커버칠 수 없는

오랜 시간 동안 축적되고 성숙되는

그리고 매우 자연스럽게 배어 나오는 그 무엇인데,


한국인들이 보통 생각하는 ‘품위’는

돈 따위로 살 수 있는 물질적인 것,

단기간에 인위적으로 조작할 수 있는 건가 보다.


내가 잘못 알고 있었던 건가,

내가 생각하는 ‘품위’를

다른 단어로 바꿔 사용해야 하나 싶어,

국어사전을 찾아봤는데,


국어사전에도

내가 생각하는 그 뜻이 기재되어 있고,

고려대 한국어 사전에서는 그게 1, 2 뜻이다.


품위 品位

1. 사회생활 과정에서 형성된 사회적 관념으로서, 사회 성원들이 각각의 지위나 위치에 따라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되는 품성과 교양의 정도

2. 고상한 멋이나 자태

3. 직품과 직위

-다음 고려대 한국어대사전-


품위”는

“품위유지비”라는 표현의 뜻풀이에도 등장한다.


품위 유지비 品位維持費

: 고위 공직자나 회사 간부가 일정한 품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국가나 회사에서 지급하는 돈.

-다음 우리말샘-


잠깐!


근데 ‘품위 유지비’라는 표현의 뜻풀이에서,

품위’가 1번 뜻이든, 2번 뜻이든

돈으로 ‘품위’를 유지할 수 있다는,

품성, 교양, 고상한 멋, 자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즉 돈으로 ‘품위’를 살 수 있다는 게 말이 안 된다.


더군다나 3번 뜻이면

“품위 유지비”라는 표현의 존재 자체가

특정한 직품과 직위를 유지하기 위해

별도의 돈이 필요하다는 뜻이 되니,

직업윤리적, 법적으로 아주 위험하기까지 하다.


사전에서 찾아보니,

“품위 유지비”라는 표현은

영어는 물론이고,

중국어, 일본어에도 없는 말이다.


러시아어를 비롯한

내가 아는 다른 유럽어에서도

한 번도 들어본 적 없고,

그런 말이 존재할 리 만무하다.


도대체 우리에겐

이런 괴상한 말이 필요할까?


아무튼 왠지 나는

품위 유지비”라는 표현이

품위”란 단어의 품위를 떨어뜨리고 있는 것 같다.



3.


내 뇌가 ‘품위 유지비’라는 단어에

특별하게 반응한 건

내가 ‘품위’라는 단어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는

내가 생각하는 ‘품위’인

영어 단어 dignity를 좋아한다.


그 단어의 뜻에 집중하게 된 건

작고한 미국 가수 휘트니 휴스턴의

Greatest love of all의 가사 때문이었다.


그리고 내 사전의 dignity

디바 “윝니”님이 말해 준 바로 그거다.


무심하게 그냥 가창력에 감탄하며 이 노래를 듣다,

갑자기 클라이맥스에서 가사가 귀에 꽂히며

소름이 돋았었다.


당시 내가 필요로 했던 게 그거였다는 걸

깨달음과 동시에,

그 개념을 표현할 단어도 새로 얻게 된 것이다.


노래 가사는 이렇다.




(1절)

I believe the children are our future

Teach them well and let them lead the way

Show them all the beauty they possess inside

Give them a sense of pride to make it easier

Let the children's laughter remind us how we used to be


(2절)

Everybody searching for a hero

People need someone to look up to

I never found anyone who fulfill my needs

A lonely place to be

And so I learned to depend on me


(후렴)

I decided long ago

Never to walk in anyone's shadows

If I fail, if I succeed

At least I'll live as I believe

No matter what they take from me

They can't take away my dignity

Because the greatest love of all

Is happening to me

I found the greatest love of all

Inside of me

The greatest love of all

Is easy to achieve

Learning to love yourself

It is the greatest love of all


(1절, 후렴 반복)


(두 번째 후렴 뒷부분)

The greatest love of all

Is easy to achieve

Learning to love yourself

Is the greatest love of all

And if, by chance, that special place

That you've been dreaming of

Leads you to a lonely place

Find your strength in love


소스: Musixmatch (Google)


(뮤직비디오)

Whitney Houston, The great love of all (Youtube)




디바님의 노래 가사를 읽어 보면


“the greatest love of all”

(무엇보다도 위대한 사랑),

“all the beauty you possess inside”

(내면에 품은 아름다움),

“a sense of pride”

(자긍심),

“not walking in anyone’s shadows”

(다른 사람의  속에 걷지 않는 ),

“loving yourself”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

그리고

“dignity”

가 모두 맥을 같이 한다.


그렇게 나에게 마음속의 힘이 필요한 그 시점에

내 귀에 꽂혔던 이 노래의 이런 키워드들이

나의 dignity가 되었고,

이 노래 가사가 말하는 대로,

터무니없는 논리와, 원칙 아닌 원칙으로 무장한

무도한 세상에

나의 dignity를 뺏기지 않고

마음을 단단히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4.


Dignity 관련하여,

좀 더 냉소적 버전의 노래도 있다.


제목 자체가 Dignity인,

노벨문학상 수상 가수 Bob Dylan의 노래.


Bob Dylan - Dignity (Official Audio) - YouTube


네 마음속에서 dignity를 찾으라고

그건 어렵지 않다고

절규하는 휘트니 휴스턴과 달리,


밥 딜런은 깐족깐족 궁시렁궁시렁거리며,

너는 Dignity를 본 적이나 있냐고,

(Have you seen dignity?)

가장 먼저 떠나는 게 dignity더라고

(dignity was the first to leave)

냉소한다.


밥 딜런 dignity 가사 - Google 검색


dignity에 대한 내 생각은

휘트니 휴스턴에 가깝지만,

사실  딜런의 말도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다.


정서적으로 피폐하고,

사회적으로 열악한 상황에서

품위 혹은 dignity를 잃지 않는 건 쉽지 않으니까.



5.


마음속에 확 다가오는 이런 노래들보다

좀 덜 구체적이고, 딱딱한,

영어 사전의 dignity 정의는 이렇다.


내가 빨강으로 표시한 의미가

지금까지 얘기한 dignity이다.



[캠브리지 사전]


- calm, serious, and controlled behaviour that makes people respect you


- the importance and value that a person has, that makes other people respect them or makes them respect themselves



[콜린스 사전]


1. If someone behaves or moves with dignity, they are calm, controlled, and admirable.


2. If you talk about the dignity of people or their lives or activities, you mean that they are valuable and worthy of respect.


3. Your dignity is the sense that you have of your own importance and value, and other people's respect for you.



[미리엄-웹스터 사전]


1. formal reserve or seriousness of manner, appearance, or language


2. the quality or state of being worthy, honored, or esteemed


3. a. high rank, office, or position

    b. a legal title of nobility or honor



dignity는 “존중받을 권리”라는

사회적, 법적 의미 사용되기도 하는데,


캠브리지와 미리엄-웹스터 사전이

그걸 개인적 의미와 혼합해서 기술했다면,

콜린즈 사전의 2번 의미는

그걸 구별해서 개별적으로 기술한 것 같다.


이제 dignity가 개인적 차원이 아니라

사회적 차원의 개념으로 발전한 거다.


이때는 한국어로 “품위”보다는

존엄성”이 더 적절한 대응어인 것 같다.


이렇게 각각 이야기하는 초점이 다르고,

그래서

dignity라는 단어가 가진 입체성이 드러나지만,


Whitney Houston이든지,

Bob Dylan이든지,

영어사전이든지,

어떤 버전을 봐도

dignity는

"유지비"가 필요한 차원의 것이 아니다.



6.


한국어 "품위(品位)"는

(職品)과 직(職位)에서 나왔단다.


品位는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에 다 있는데,

아마도 일본어에서 시작된 것 같다.


예시를 찾아보니,

중국어에서는 "(고)품질, (고)급”의 의미로

사물의 특징으로 주로 사용되는 것 같아,


인간의 특징과 관련된 개념인

한국어, 일본어 "품위"와 좀 다르고,


일본어에서는 品位가 역사적으로

일본 왕자와 공주 계층을 의미하기도 했단다.


영어의 nobility가 처음에 귀족을 의미하다가

나중에 귀족 같은 ‘고상함, 고결함'을

의미하게 된 것과 마찬가지로,


일본어 品位도

처음엔 왕족에게 쓰다가

왕족 같은 고상한 행동을 지칭하는 말로

그 쓰임이 확장된 것 같다.


品位 - Wiktionary


영어 dignity

프랑스어 dignité, 라틴어 dignitas에서 왔고,


라틴어 형용사 dignus

'가치 있는, 자격 있는'이라는 의미다.


독일어 Würde(뷔어데)도

어원적으로 '가치 있는'이라는 의미다.



7.


한국어 '품위', 영어 dignity에 상응하는

러시아어

достоинство(도스토인스트보)라 할 수 있는데,


다른 슬라브어 상응어도

거의 다 러시아어랑 비슷하게 생겼다.




불가리아어 достойнство(도스토인스트보)

마케도니아어 достоинство(도스토인스트보)

슬로베니아어, 세르비아-크로아티아-보스니아-몬테네그로어 dostojanstvo(도스토얀스트보)

슬로바키아어 dôstojnosť(도스토이노스트)

체코어 důstojnost(두스토이노스트)

벨라루스어 дастоінства(다스토인스트바)

우크라이나어 достоїнство(도스토인스트보)

폴란드어 dostojeństwo(도스토옌스트보)

[이건 옛날식 표현이라 현대 폴란드어에서는 주로 godność(고드노시치)를 쓴단다.]




러시아어 достоинство(도스토인스트보)는

'서 있다’라는 의미의 원슬라브어 동사

*stojati(스토야티)와 연관될 것으로 추정된다.


(어원은 거의 항상 가장 설득력 있는 추정들이다.)


비슷한 형태의 동사가 '서 있다'를 의미하는,

러시아어 이외의 다른 현대 슬라브어들에서도,

'품위'를 의미하는 단어가

'서 있다'와 어원적으로 연관될 것 같다.


당당하게 서 있는 모습,

아니면 존경의 의미로 일어서는 모습을 연상하면,

‘서 있다’와

‘품위’나 dignity의 연관성이 이해가 간다.


인터넷에서 찾은

이 글 커버이미지의 dignity 연관 단어들에

standing이 들어가 있기도 하다.


'서 있다'란 의미의

러시아어 동사 стоять(스토야트)에서

'값이 --이다', ‘값어치가 있다’

라는 의미의 러시아어 동사

стоить(스토이트)가 나왔다고 하니,


그걸 생각하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상응어의 어원

‘가치 있는’과 또 연관성을 갖는다.


다른 슬라브어에서 '값이 --이다' 동사의

형태는 조금씩 달라지니,


(예를 들어 불가리아어 струвам(스트루밤),

폴란드어 kosztować(코슈토바치) 등),


이런 확장된 연관성이

모든 슬라브어에서 유효한 건 아니다.



8.


2018년 자그레브에서 크로아티아어를 배울 때

수업에서 읽던 텍스트에

dostojanstvo(도스토얀스트보)가 나왔다.


어떤 슬라브어 단어는 서로 매우 비슷한데

이것도 딱 보니 무슨 뜻인지는 알겠기에,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까 생각하던 중,

선생님이 먼저 영어로 dignity라고 뜻을 말해줬다.


그런데 난 사실 그때 그 단어가 “품위"보다는

"장점"일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나중에 보니 크로아티아어로 "장점"은

vrlina(브를리나)라고 별도의 단어가 있고,

dostojanstvo는 dignity만 되는데,


러시아어 достоинство(도스토인스트보)는

"장점"도 되고 "품위"도 될 뿐 아니라,

"장점"이라는 의미로 더 많이 쓰인다.


그런데 다른 슬라브어에서

"품위"라는 의미의 단어의 형태가 유사한 것과 달리,

"장점"이라는 의미의 단어는 형태가 다 다르다.


장점”을

폴란드어는 zaleta(잘레타),

불가리아어는 силна страна(실나 스트라나),

체코어는 výhoda(비호다),

크로아티아어는 vrlina(브를리나) 등으로

거의 다 다르게 표현한다.


아마도 “품위"라는 의미의 단어는

개별 슬라브어로 갈라지기 전부터 공유했고,


"장점"이라는 의미의 단어는

개별 슬라브어로 갈라지고 나서

한참 후에 생겼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렇게 보면,

러시아어 достоинство(도스토인스트보)는

다른 슬라브어와 마찬가지로

처음엔 '품위'라는 의미였는데,

그게 나중에 ‘장점'이라는 의미로 확장됐을 것이다.


긍정적 특징을 나타내는 명사가 많고 많은데,

굳이 ‘품위’에서 ‘장점’을 파생시킨 걸 보면,

예전 러시아인들은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장점'이

‘품위'라고 생각했나보다.



9.


편의상 '품위=dignity'인 것처럼 말했지만,


'품위'에 해당하는 영어 단어는 또 많이 있고,


(사전에 나온 것만 해도 grace, nobility, decency가 있다.)


dignity에 해당하는 한국어 단어도 또 많이 있다.


(사전에 나온 것만 해도 '존엄', '품격', '기품', '위엄', '고결', '자존감'이 있다.)


dignity에 상응하는 러시아어 단어도

당연히 여러 개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благородство(블라고로드스트보)다.


이 단어는 그리스어 의미차용어로 유명한데,


그리스어 εὐγενής(에우게네스),

즉 εὐ(좋은)+ γενής(태생)이라는 내적 구조를

불가리아어 благо(좋은) + род(태생)으로

그대로 번역한 걸,

러시아어에서 또 그대로 받아들인 거다.


즉 단어의 내적 구조 그대로 보면,

태생이 좋은,

좋은 가문의 사람들이 가진 특징이 된다.


여기서 또 하나 드는 생각.


그럼 ‘품위'는 선천적인 것일까?


nobility나 品位가

'귀족'과 '왕족'을 지시하던 시절에는 그랬겠지만,


지금도 좋은 인성교육과는 상관관계가 있긴 하지만,


품위나 dignity가

태생에 따라 선천적으로 결정되는 건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모두가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갑자기 생기는 것도 아닌 것 같다.


뭔가 오랫동안 축적되고 정서적으로 성숙해야

품위가 되는 것 같다.


그럼 다시 첫 질문으로 돌아와서,


그렇다면 무엇으로 품위를 갖추고 유지할 것인가?


이 질문을 품게 한 계기인

품위 유지비,

즉 돈은 그 답이 아닌 것 같다.


명품을 차려 입고 슈퍼카에서 내려

멋지게 걷는 게,

나에게는 품위나 dignity가 아니라

자기과시나 허세인 것 같기 때문이다.


나는 ‘품위’가

이 글 커버 이미지에 있는 것들인 것 같다.



그림에 있는

respect (존중),

sharing (나누기),

caring (신경 쓰기),

helping (돕기),

giving (주기),

kindness (친절함),

others (타인들),

right (권리)

등등을 고려하는 것인 것 같고,


정직함,

관대함,

자신감,

겸손함,

양보심,

예의바름

자질을 가지는 인 것 같다.


그리고 이런 것들을 얻고 유지하기 위해

궁극적으로는 "마음의 여유"가 필요한 것 같다.


나 자신을 들여다볼 여유,


타인을 배려할 여유,


여러 다른 입장과 해석에 귀를 여는 관용의 여유,


자신과 타자의 다각적 관점으로

나와 세상을 볼 수 있는 시야의 여유,


타인과 비교하며 세상의 흐름에 휩쓸리기 전에

그게 내가 진짜 원하는 건지,

나한테 필요한 게 맞는 건지 판단할 자존감의 여유,


권력과 권위에 기계적으로 따르기 전에,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옳은 건지 생각할

자기 주도적 사고의 여유,


대중교통에서 어르신과 다른 교통 약자에게

선뜻 자리를 양보하러 일어설 수 있는 체력의 여유,


누군가의 잘못에 직면했을 때,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고 말하고

능숙하게 상황을 바로잡을 수 있는 경험의 여유,


지적을 받았을 때 그것에 감사하고

더 강력한 논리로 예의바르게

자신을 방어하는 말을 덧붙일  있는 실력의 여유,


문제가 생겼을 때 누군가의 그늘 뒤에 숨지 않고,

정중하게 사과하고 해명하며

적극적으로 해결하려 노력하는 책임감의 여유,


뭐 그런 마음과 생각에 공간적 여유가 있어야,

그게 품위로,

dignity로

뿜어져 나오는 것 같다.



이제 한 학기가 거의 끝나고,

무노동 무임금의 원칙 하나는 철저하게 지켜지는

내 직업의 특성상,

경제적 여유는 줄어들지만,

그만큼 시간적 여유가 커지는 시기가 되었다.


품위와 dignity를 배양하고 유지할

실력의 여유,

경험의 여유,

시야의 여유,

생각의 여유,

마음의 여유,

체력의 여유 공간을 만들기 위해,

방학이라는 귀한 시간을 지불할 준비를 해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대답할 줄 아는 것도 능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