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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YUNIQUE Dec 18. 2020

인스타그램이 망해가는 이유 2

최신 인스타그램 업데이트



지난여름, 같은 제목의 글을 발행했다(링크: https://brunch.co.kr/@beyunique/184). 그러고 나서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아무도 원하지 않는 업데이트를 강행했다. 나의 글 <인스타그램이 망해가는 이유>를 공고히 서포트해주는 이 업데이트는, 한 마디로 '망작'이다. '인스타그램이 망해가는 이유 2'편에서는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그 문제점이 무엇인지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1. '인스타그램'은 무엇인가? '왜 사람들이 이용하는가'에 대한 본질의 혼돈 및 부재


 인스타그램은, '사진 및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이다. 


 이번 업데이트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인스타그램이라는 애플리케이션이 본디 가지고 있었던 본질에 집중하지 않는 업데이트를 강행했다는 것이다. 그를 증명할 수 있는 것으로 새로 배치된 버튼들을 들 수 있겠다.


사진, 동영상을 올리는 버튼이 사라져 버린 인스타그램의 화면




 사진, 스토리, IGTV, Reel 등의 콘텐츠를 올리고, 피드백을 주고받는 버튼이 갑자기 없어져 버린 탓에 어디로 가서 사진이나 스토리를 올려야 할지 한참을 헤맨 것은 비단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기존에 콘텐츠를 포스팅할 수 있는 버튼과 댓글 및 좋아요를 확인할 수 있는 하트 버튼이 애플리케이션 하단 정중앙에 위치해있었던 반면, 이번 업데이트는 피드 상단, 인스타그램 로고 옆, 그리고 자신의 프로필 옆으로 그 주요 버튼들을 숨겨버렸다. 




 '인스타그램'이 무엇을 위해 탄생했고, 이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사용자들이 어떤 경험을 원하는지에 대한 본질이 부재된 이번 업데이트는 사용자에게 혼돈만 안겨줄 뿐이다. 이는 웹, 애플리케이션의 사용자 경험 및 사용 공간(UX/UI:User eXperience/User Interface)이 잘못 디자인된 좋은 예라고 볼 수 있겠다.





2. 다른 기업들의 서비스 복제


 스냅챗(Snapchat)이 한창 인기를 구가하던 때, 인스타그램은 "스토리즈(Stories)"를 선보였다. 15초 이내의 짤막한 동영상을 공유하고, 24시간 이내에 그 동영상이 사라지게 하는 이 "새로운 기능"은 이름만 다를 뿐, 스냅챗을 그대로 베낀 것과 다름없었다. 그 후, 유튜브로 유출되는 사용자들을 겨냥한 아무도 쓰지 않는 'IGTV'를 고육지책으로 만들어내었고, 최근에는 10대 이용자들이 틱톡으로 옮겨가는 추세를 보이자, 틱톡과 유사한 릴(Reel)을 출시했다. 그리고,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소개된 숍(Shop) 버튼은 왠지 북미 유통 공룡인 '아마존'을 겨냥한 냄새가 풀풀 난다.



앱 하단 가장 정중앙에 자리잡은 릴(Reel) 페이지




 이렇듯 시장점유율(마켓 셰어: Market Share)이 높은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회사의 규모가 작으며 시장에 새로 진입하고자 하는 기업이 어렵게 개발한 서비스를 날로 먹는 처사는 대기업이 부리는 횡포나 다름없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에서 스토리즈가 소개된 후 스냅챗의 인기는 점차 식어갔으며, 사용자들이 우수수 떨어져 나가는 것 같던 인스타그램이 다시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우연의 일치는 아닐 터.





3. 인스타그램 사용자 및 소비 트렌드 분석 미비 



 페이스북이 1조 원이 넘는 금액을 주고 인스타그램을 인수한 것은 저번 글에 설명하였으나, 이번 업데이트는 페이스북이 확실히 누구를 향해 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시키고 있는지 너무나도 확연하고도 자명하게 드러났다. 인스타그램은 더 이상 예전의, 사진을 올리고 인사말을 주고받으며 사람 냄새를 풍기던 '커뮤니티형' 앱이 아니며, 소비를 진촉시키는, 소위 말하는 82 피플만을 위한 앱으로 재탄생되었다. 무언가를 팔아야만 하는 시대, 아무리 날고 기는 콘텐츠 크리에이터/인플루언서라고 해도 상품을 팔지 않으면 마치 가치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게 해 버리는 피곤한 앱이 되어버리고 만 것이다. 



인스타그램 숍(Shop) 페이지. 내가 팔로우하고 눈여겨봤던 사진에 기반한 알고리즘에 따라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을 인수하기 위해 쓴 돈을 벌여들이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점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리고 여전히 이 앱을 공짜로 쓸 수 있는 것에도 감사한 마음이다. 하지만, 현재의 소비자는 똑똑하다. 자신이 원하는 서비스를 갖춘 앱을 선택하여 사용하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다는 말이다. 



 소비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는 것 역시 인스타그램이 놓치고 있는 큰 부분 중의 하나라고 본다. 현재 소비자들은 범람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피로도가 높은 상태이며, 자신이 가치를 두는 것에 대한 소비를 하고 싶어 하는 경향이 눈에 띄는 요즘. 남녀 구분이 없는 젠더리스(Genderless) 옷,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에 초점을 맞춘 재활용 플라스틱 섬유를 이용해 만들어진 가방 등, 그런 회사의 인스타그램 페이지에 팔로우를 하고, 구매를 하도록 유도할 수는 있겠지만, 과연 얼마나 많은 이들이 인스타그램에서 직접적으로 '온라인 쇼핑(E-commerce)'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어 할까? 인스타그램의 수장(Head of Instagram)인 '아담 모세리(Adam Mosseri)'씨의 인스타그램과 트위터의 의견을 종합해 본 결과, 그렇지 않다고 본다.


https://twitter.com/mosseri?lang=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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