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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국루터란아워 Feb 29. 2020

스스로 그리스도인이 되기까지,
스스로 하나님을 찾기까지

청년 그리스도교 봉사자를 만나다 ⑨

연세대학교 JUICY(언더우드국제대학 기도모임) 전 대표
YMK(선교사자녀모임) 및 연세대학교 기독찬양팀 소속, 황다은 씨


20/01/15 신촌의 한 카페에서 황다은 씨(오른쪽)를 만나 인터뷰했다. 인터뷰에서 부모님을 통해 접한 교회 봉사의 처음을 떠올렸다.




어릴 적 부모님으로부터 접한 교회의 첫 봉사는?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교회에서 ‘윙윙’이라는 워십팀에서 율동을 했어, 아빠가 목사님이니까. 그리고 우리 초등학교 교회 인싸(인싸이더insider, 인기 있는 친구)들은 워십팀 활동을 다 했어, 당연히 나도 했고. (웃음) 윙윙 단체 티를 입고 3~6학년들은 다 했지.


중학교 올라와서는, 중고등부니까 그런 활동이 없잖아. 그때부터 바이올린 앙상블을 했어. 대예배 때 너무 졸렸어. 중고등부 예배도 가야 되고 대예배도 앙상블 때문에 가야 되니까. 아침부터 일찍 일어났고. 그래서 그런지 앙상블에 대해서는 너무 졸렸던 기억밖에 안 나. 목사님 말씀을 다 졸면서 듣고 그랬지.


그러다 중학교 2학년 때 부모님 선교 활동으로 에콰도르에 갔어. 가고 나서 PPT(교회 영상자료 전달)를 맡았지. 교회에서 찬양팀도 했고 거기서 피아노랑 싱어를 맡았어. 싱어는 가끔 했고 주로 피아노 반주를 맡았어.



선교사역을 따라 적응해야 했던 에콰도르 현지 생활


중학교 2학년 때, 에콰도르 현지 중학교에 가는데 적응하기가 진짜 힘들었어. 가서 1년을 채워야 하는데 나는 스페인어를 하나도 모른 채로 갔거든. 너무 힘들었지, 덕분에 처음으로 매일 빵점 맞고. 결국 스페인어를 배우긴 했어. 나중에는 우리 반 1등으로 졸업했어. 근데 진짜 하나님 은혜인데 다시 하라면 못 할 거 같아. (웃음)


<창끝>(2005). 미국 선교사 가족이 에콰도르 열대우림의 와오다니족 원주민에게 선교 활동을 하는 내용이다. 1950년대 실화에 기초한 영화로, 선교사의 죽음을 소재로 다룬다.


고등학교 올라와서는 국제학교에 갔어. 크리스천 학교였지. 옛날에 그 학교는 선교사 자녀들을 위한 학교였어. 영화 <창끝> 알아? 그 선교사들의 자료를 한 집에 모아서 지금 한인 선교사들이 관리하고 있거든. 아무튼, 영화에 나오는 그 선교사님들의 자녀를 돌보기 위해 내가 다니던 국제학교를 만들었어. 그런데 선교사 자녀들이 많지도 않았고 그래서 그냥 국제학교로 바뀌었어. 에콰도르인, 미국인, 그다음 한국인이 거기에 제일 많아. 지금은 돈이 없어서 예전의 느낌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 학교는 채플도 있고 학년별로 기독교 교육 담당 선생님도 계셔.


나는 고등학교 올라오면서 좋았어. 그리고 그 고등학교 가서도 찬양팀을 했어. 졸업할 때까지 찬양 건반을 맡았고 졸업식에서도 찬양했어. 선생님이랑 같이 성경 공부도 하고. 고등학교 1학년 때가 엄청 뜨거울 때여서 안 믿는 친구들이 아는 크리스천 친구 있는지 주변에 물어보면 내 이름을 이야기하곤 했어.


선생님 중에 미국에서 찬양팀으로 활동하신 분이 계셨어. 그래서 그분이 오신 뒤로부터 고등학교에 찬양팀이 생긴 거야. 그런데 선생님이 성경을 가르칠 때, 나는 그 선생님이랑 엄청 싸웠어. 내가 기독교에 관심에 엄청 많았거든. 욕하면서 싸웠던 건 아니고. (웃음) “절대적 진실이 선생님만의 진실이 아니냐. 진화론을 반박하시는 데 출처가 이상한 사람이 블로그에서 쓴 글에서 따온 거니까 믿을 수 없는 근거가 아니냐.” 이러면서 그 선생님이랑 친해졌어.


부모님은 한인교회에서 이민자 사역을 했어. 그런데 그 먼 곳까지 이민한 분들의 성격이 너무 강하신 거야. 엄청 성격이 강하시고 완고하신 분들이었지. 한국 사람들이 아니야. 너무 자기주장이 강해. 어디까지 이야기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우리 아빠가 목사님이잖아. 내가 있고 아빠가 있는 자리에서 공격적인 말씀을 하시기도 하고…. 아빠가 강원도에서 부목사님으로 있을 때, 교회의 모습은 시골이라 그런지 다들 둥글게 생활하는 느낌이 있었어. 그런데 여기는 안 그러니까 부모님이 마음고생이 많으셨지.


한국은 수련회도 많고 신앙 서적도 많잖아. 그런데 거기는 많이 없어. 그래서 그런지 한국인 아이들도 신앙의 뜨거움이 별로 없는 거야. 그래서 아빠가 나하고 내 동생에게 토요일 새벽기도는 꼭 가라고 했어. 그래서 나는 토요일 새벽에 깨면 중고등부 아이들 한 명씩 이름 불러주면서 기도했던 것 같아. 그때, 중보기도의 힘이 큰 걸 느꼈지.


내가 한인교회 중고등부 회장을 맡았을 때, 작아서 10명 정도 되는 규모였어. 회장을 맡아서 그런지 교회학교 선생님들이 나한테 이것저것 맡겼지. 크리스마스 교회 발표회나 아이들 연락 이런 거. 그때 좀 서럽고 섭섭했지. 다 나를 시키니까. 다른 친구들은 아무것도 모르는데 나는 교회에서 봉사한 경험이 많으니까. 고등학교 3학년 때, 투표로 부회장이 되었는데 하기 싫어서 울었어. 회장이 된 친구는 남자아이들이 장난으로 시켜서 된 친구였어. 내가 봤을 때, 그 친구가 봉사를 너무 대충할 거 같아서 하나님한테 막 투덜거렸지. 하나님께서 그 친구를 선택하신 이유가 있구나 싶으면서 중보기도 때, 그 친구가 생각이 나더라고. 마침 수업에서 그 친구를 볼일이 생겼어. 후진국이라 수업에 우리 둘밖에 없는 거야. 그래서 둘이 매일 시험 준비를 같이 하다가 친해졌지.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그 친구가 나를 위해 기도해준다는데 너무 좋더라고. 찬양 보내준 것도 너무 좋다고 답장 오는데 신앙의 동역자가 생긴 느낌이었어.



에콰도르에서 인상 깊었던 교회 풍경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는 학생들에게 봉사활동을 필수로 권장했어. 그래서 나는 보육원 봉사랑 정글 관련 봉사 활동을 선택했지. 단기선교처럼 계획을 짜고 정글에 가서 봉사했어. 정글에 뱀도 있고 박쥐도 있고 화장실이 없어서 강에서 씻기도 하고. 보육원 봉사에서 아이들 봐주고 어른들 식사 나누어 주고. 또, 기독교 단체가 보육원을 운영하는 곳이라 보육원에서 스페인어로 예배드릴 때 잠깐 반주 봉사 도와주기도 하고. 뭔가 분위기가 ‘위로하시는 하나님 느낌’이랄까. 개발도상국이어서 그런지 사회적 분위기가 반영된 것 같았어. 그리고 찬양할 때, 다들 흥이 넘치게 춤추고….



대학 기독교 모임에서 얻은 대학 생활과 신앙 생활


연세대학교 기독학생연합회 찬양팀에서 반주할 때의 황다은 씨


한국에 오고 나서는 바로 대학교회 찬양팀을 했어. YUC(연세대학교 대학교회)에서 메인 건반, 싱어, 음향 장비 관리를 번갈아 맡았어. 그러다 지쳐서 한 학기를 쉬고 방학 때, 주변 사람 권유로 영유치부 교사를 맡았지.


그리고 언더우드국제대 기도모임(JUICY) 대표를 3학기 정도 맡았어. 그때, 처음 기도모임 대표를 맡아서 엄청 떨렸어. 그래서 기도에 관한 책도 읽고 기도에 관한 나눔 주제로 14개 정도 정리했지. 그리고 기도모임 나눔에서 3가지 질문을 나눴는데, “이번 주에서 내가 제일 좋았던 경험, 나빴던 경험, 이번 주 나와 하나님의 관계” 요렇게. 무엇보다 누구든 편하게 올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싶었어. 종강파티도 하고 기도 제목도 나누고 꽤 많이 왔어. 한 10명 정도?


황다은 씨가 이끌었던 JUICY 단체사진. 그녀는 대학 기도모임의 강점으로 자발성을 떠올렸다. 황다은 씨가 기억하는 기도모임은 청년들이 솔직해질 수 있는 인정 어린 공간이었다.


가족이랑 공동체를 위해 기도했어. 왜 이런 기도를 해야 할까 질문하고 답하면서 서로 나누었어. 기도모임에 있었던 16학번 언니가 가장 기억에 남아. 기도모임에 온 지 얼마 안 되었는데 먼저 자기 속 이야기를 털어놓더라고. 울면서 그러니까 같이 왔던 친구들도 같이 울고. 고민을 털어놓으면서 더 좋아지고 끈끈해진 것 같아. 이번에 기도모임 대표로 감사했던 것은 새내기들과 함께했던 거. 기도 제목으로 “언니 너무 막 죽고 싶어, 우울해, 하나님이 누군지 모르겠어.” 했던 친구들이 이번 학기 끝나가면서 나를 더 챙겨주고 하나님에 대해 이야기하더라고. 나는 그들을 위해 한 것이 별로 없음에도 그 친구들의 변화 과정을 지켜봤던 거지. 너무 영광이었어. 이래저래 자리를 지키면서 되게 감사했어. 기도모임에서 그리고 특별히 ‘기도 편지’ 활동을 했어. 모임이 끝날 때마다 자신의 기도내용을 적는 활동인데, 나는 다른 사람을 위해 썼던 경험이 인상 깊었어. 그 사람을 위해 기도하고 작성하는데 한 사람당 30분 정도 걸렸거든. 하나님이 주신 은혜가 있어야 하니까. 해준 것도 너무 없으니까 기도라도 해줘야겠다는 느낌이 강해서 한 것 같아. 가끔 이런 편지 처음 받아봤다고 카톡으로 연락이 오는 데 정말 감사했어. “한 번도 나간 적이 없는데도 누군가 날 위해 기도해주고 있었다. 요즘 힘든 일 많았는데 정말 감사하다.” 이런 연락 받았을 때, 나도 너무 감사했어.



PK(목회자 자녀), MK(선교사 자녀)는

질문을 하면 안 되는  있다?

“왜 그런 질문을 하니?”

“믿음으로 믿어야지, 안 믿기는 것은 인간이라 당연한 거야. 질문하면 안 되지.”

“PK, MK들은 정말 잘 자라거나 정말 못 자라거나 둘 중 하나야.”


이건 중요하다고 생각해. 나는 크면서 이런 말을 많이 들었어. 나도 처음에 워십팀 시작할 때도, 앙상블로 교회 찬양팀에 있을 때도…. 어떻게 보면 아빠의 직장이잖아. 내가 잘못하면 아빠가 잘릴 것 같은 생각이 많이 들었어. 아무도 나한테 뭐라 이야기한 것은 없어도, 내가 어렸을 때 아빠가 부목사니까 뭔가 눈치를 많이 봤어.


내 동생이 어렸을 때, 교회에서 어떤 여자아이한테 키가 작다고 놀림 받은 적이 있었어. 그래서 내 동생이 화가 났었는지 그 여자아이한테 “야, 이 돼지야!” 하고 놀린 거야. 그런데 교회 집사님이었던 그 여자아이 어머니가 우리 아빠랑 엄마한테 가정교육을 어떻게 시켰냐고 그러시는 거야. 그때부터 내가 잘못하면 큰일 나겠구나 싶었지.


나는 모태신앙으로 어렸을 때는 하나님이 있다는 것을 어느 정도 믿었는데, 중학교 때 가니까 믿음이 안 가는 거야. 하나님 없어도 잘 살 수 있을 거 같은데. 그러다가 고등학교 때, 성경 공부에서 생각을 많이 했지. 선생님이랑 싸워도 되게 수업이 열려 있잖아. 한국에서는 어디서 말대꾸하냐고 그럴 텐데 거기 선생님은 흥미롭다고 내 이야기를 다 받아들이셨거든. 졸업할 때 기독교 관련 에세이를 쓰면서도 생각을 많이 했었던 것 같아. 그러면서 하나님을 만나게 되었던 것 같고.



흔들거릴 수 있는 신앙.

질문할 수 있는 신앙.


이번 학기에 처음으로 신앙이 흔들거렸어. 갑자기 하나님이 안 믿어졌어. 뭔가 쌓이다 보니까 그런 것 같아. 성적도 망했고…. 진짜 망했어. 그리고 일도 많았어. 또 내가 특별히 잘못한 것은 없는데 더 죄책감을 느낀다고 말해야 하나. ‘내가 잡지 못해서 큰일이 날까 봐 혹은 누가 나 때문에 상처받으면 어쩌지, 누구에게 상처 주면 어쩌지’ 고민하는 게 너무 많았어. 내가 마주하지 않았던 과거의 상처와 트라우마가 다시 나를 괴롭힌다는 사실도 알았고. 그런 와중에 하나님은 왜 나를 안 도와주실까 생각했어. 기도해도 안 도와주시고. 내가 너무 힘들고 내 주변 사람에게도 힘든 일이 많은데 과거에도 그렇고 왜 하나님은 나를 내버려 두시는지 고민이 많았어.


그리고 교회에 대해서도 회의감이 들 때가 많았어. 기도를 대화라고 나는 알고 있었는데 교회에서 기도하라 하면 어떻게 해? 허공에다 대고 자기 할 말만 다들 하고 있잖아.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하고, 하나님이 말씀을 하시기라도 해? 그냥 삐졌지. 마침 시험 기간이라 예배드릴 시간도 사라지고 성경도 안 보고…. 내가 여유가 없는 것 같았어. 너무 피곤한 거야.


그래서 선교단체 간사님한테 요즘 믿음이 흔들거린다고 이야기했어. 간사님이 해결해주지 못하신다, 그러니까 너무 부담스럽게 여기지 말라고 그러는데 간사님이 한숨을 푹 쉬시더라고. 나는 간사님에게 너무 죄송하다고 그랬어. 그런데 간사님은 오히려 아니라고 말씀하시는 거야. 간사님이 다은이가 너무 힘들었을 생각을 하니 한숨이 난다 그러시는데 되게 의외였어. 나는 간사님이 오히려 더 성경 읽고 기도하라 했을 거 같았거든. 그리고 간사님이 시편을 예시로 드시는데, 간사님은 시편 내용에 ‘하나님께 어디 계세요, 주무세요?’(이런 내용의 기도)도 기도라 하시더라고. “너도 힘들면 ‘힘들다!’ 말해도 돼.” 그러시는데 그때부터 좀 천천히 내가 회복되는 것 같아. 힘들지도 않고 질문도 없으면 이단이지. 내가 나의 신앙생활에 대해서 완벽하게 설명하려고 들면 내가 신이잖아.


간사님 만나고 나서 내가 노래를 썼어. 가사 중에서 방황해도 괜찮다는 내용이 나와. 방황해도 다시 집으로 돌아오면 된다는 내용이야. 내가 확실히 느낀 것은 하나님께서 내가 아파할 때, 같이 아파하신다는 거? 어느 부모가 자식이 아파하는 모습을 보고 방관하겠어. 그 자식을 보고 되게 같이 아파하시지. 그리고 자식이 여러 명 있는데, 한 자식이 다른 자식을 때렸다고 누구만 편애하는 인상보다 다 사랑해 하고 모두 다독이는 하나님에 대한 인상이 노래를 쓸 때 강하게 다가왔어.



교회의 예배와 교회 봉사의 관계


섬김에 대해 많이 생각해봤어. 섬김의 자세. 나는 대학교회에서 찬양팀으로 봉사를 했잖아. 그런데 대학교회는 누구나 편하게 오는 자리여서 설교가 자세하거나 깊지 않아. 그리고 대학교회에서 봉사를 여러 개를 하니까 내가 예배를 못 드리겠더라고. 그리고 우리 학교에서 음향 장비를 맡을 사람이 없어서 마음에 걸리는 거야. 그때, 선배들한테 엄청 조언을 구했지.


그런데 주변에서 ‘섬김이 먼저야, 예배가 먼저야?’ 그러는 거야. 내가 만족하고 채움 받는 자리가 섬겨주는 자리보다 중요하다고. 그리고 항상 내가 그 섬김의 자리에 있어야만 한다는 느낌도 ‘자만’ 같더라고. 그래서 내가 원하던 교회로 옮기면서 내가 교회에서 예배를 통해 채워진다는 느낌을 먼저 받았는데 오랜만에 너무 행복했어. 거기에서 아침 일찍 일어나면서 봉사하는데도 재밌고 좋았고.



봉사를 오랫동안 하다 보면 #1


이게 되게 컸었는데 기도모임 때문에 송도랑 신촌을 오갔었는데 너무 힘들었어. 송도에서 집에 오면 11시, 12시 넘고 그랬거든. 초기에 기도모임을 내가 왜 맡았는지 너무 힘들어서 고민했었는데, 이유가 기도모임 다니는 친구랑 하나님이랑 친해져야 한다는 이유 하나 때문이었어.     


이런 섬김의 자리가 사실 나를 붙잡아 주는 것이 많은 것 같아. 찬양팀에 있어서 반은 억지로 찬양을 듣고 기도모임에 있어서 반강제로 기도하니까. 그런 자리에서 사람들이 변화되는 모습을 보면 마치 엄마가 자식 크는 모습을 보는 느낌이랄까. 감사하고 보람되지.



봉사를 오랫동안 하다 보면 #2


같은 섬김의 위치에 있다면 섬김 하는 사람들끼리는 서로 격려해야 해. 주변에 교회를 떠난 친구들을 보면 찬양팀을 했던 경우가 많아. 아니면 교회 학생회에서 회장을 맡거나. 그런데 교회를 떠난 친구들의 공통점은 교회에서 그 친구들의 삶이 힘든지도 모르고 “계속 섬겨! 계속 섬겨!” 이러면서 밀었다는 거야. 무슨 회사도 아니고.


진짜 목사님들이나 선생님들은 제발 섬기는 자리에 있는 학생들의 삶을 되돌아봤으면 좋겠어. 잘 지내는지, 힘든 일은 없는지, 섬기는 데 어려운 일이 없는지. 왜냐하면 걔네 삶이 다 있잖아. 그리고 청년들 어렵잖아. 꼰대는 “나 때에는 다 그랬어!” 그렇겠지만 그때는 그때대로 힘들고 지금은 지금대로 힘들잖아. 근데도 섬기라 하면 이게 회사지 교회야?


그래도 나는 좋은 동역자를 만난 것 같아. 대학 기도모임을 할 때도 그렇고. 새내기나 동기나 언니들이 주는 사랑도 많았고. 아빠는 날 동역자로 본 느낌이 강한 것 같아. 어떻게 보면 일터니까 나를 그렇게 시켰나 싶을 때도 있고. 섬김의 습관을 가르쳐 주셔서 아빠한테 감사한데 만약에 나였으면 나는 먼저 내 자식한테 “봉사 할래? 말래?” 물어봤을 거 같아. 자발적으로 하면 좋지 않았을까?


그래서 그런지 학교에서 찬양팀을 할 때랑 교회에서 찬양팀을 할 때랑 느낌이 달랐어. 교회에서는 좀 더 날 지켜본다는 느낌이 강했는데 학교에서는 신앙적으로 다가서는 게 컸지. 학교 찬양팀에서 나는 좀 더 찬양을 통해 나의 은혜가 친구들에게 흘러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찬양은 노래가 아니잖아. 찬양은 우리가 먼저 하나님 앞에서 예배드리고 함께 하는 거잖아. 그래서 자발성이 큰 게 좋은 것 같아. 찬양팀 안에서 우리가 먼저 하나님 안에서 하나가 되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다고 봐.


[글/인터뷰] 김도헌 (연세대학교 신과대학 신학과 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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