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이야기 14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지?'
넷플릭스에 '앱스트랙트'라는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리즈가 있다.
앱스트랙트에는 여러 분야의 디자이너들이 나와 자신의 삶과 일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한다. 모든 화를 감명 깊게 보았지만, 특히 '플라톤' 편을 재밌게 봤다. 사진작가인 플라톤은 어렸을 적 영국으로 이민을 간다. 평범하게 길을 걷던 어느 날 길거리에서 어떤 남자에게 죽을 만큼 맞았다.
병동에 누워 플라톤은 이렇게 말했다.
'why me?'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 거지?'
그때 병동에 있던 할머니가 그 이야기를 듣고,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young man, why not you? '왜 너면 안되는 거니?'
보통 이런 말을 들으면 화가 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플라톤은 이를 통해 고통이 무엇인지를 이해했다.
'공감'이 플라톤의 인생으로 들어왔다.
누군가는 한탄하고 원망하고 화를 낼 때,
누군가는 나와 같은 처지에 있을 사람들을 떠올리며 이전에 없던 감정을 느낀다.
초월을 경험하는 것이다. 나라는 틀에 갇혀있다가 순식간에 벗어난다.
우리가 모두 아는 관세음보살의 이야기 또한 비슷한 깨달음을 준다.
[범륜 스님의 반야심경 강의] 책에서, 부자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새어머니로 인해 죽을 위기에 처한 아이를 소개한다. 아이들로 인해 자신이 위협받을 거라 생각한 새어머니는 아이를 무인도에 버리고 왔다. 아이는 죽어가며 복수를 하겠다는 증오심이 커져갔다.
하지만 죽기 전 아이는 이런 생각을 했다.
'이런 상황에 처한 것은 나뿐만이 아니다'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하고 혼자 괴로워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그리고 고통 속에 있는 중생을 구제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마음을 내었다.
인생을 살며 고통을 겪지 않는 사람은 없다.
선택하지 않았는데 찾아오는 고통은 야속하다.
하지만 고통이 내 인생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내가 선택한다.
고통이 다른 고통을 보게 하는 눈을 선물할 수도 있다.
그것이 더 행복한 삶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전과는 다른 삶이라고 말할 수 있다.
플라톤 편은 유튜브에 전체가 공개되어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Dpqt-haLL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