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이야기 15
은하계는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다.
우리의 조상이 부족으로 살던 때는 함께 사는 사람들이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내가 말하고, 보고, 듣는 것이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어느 날 부족원 중 한 명이 ”우리 부족 말고 다른 부족도 있다!“ 말했다고 생각해 보자. 그 이야기를 들은 사람은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마치 '우리 말고 다른 문명이 있는 행성을 찾았어!'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의 충격 같달까.
이야기는 그렇게 흘러간다.
부족은 다른 부족이 있는지 몰랐고,
나라는 다른 나라가 있는지 몰랐으며,
대륙은 다른 대륙이 있는지 몰랐다.
우리는 오랫동안
지구 이외의 세상이 있는지 몰랐고,
태양 이외에 다른 별이 있는지 몰랐으며,
우리 은하 이외에 다른 은하가 있는지 몰랐다.
우리가 아는 세계가 전부라면,
하나를 알게 되는 것은 곧 아는 것이 느는 것이다.
우리가 아는 세계가 전부가 아니라면,
하나를 알게 되는 것은 내가 모르는 세계를 만나는 것이다.
진정으로 알게 되었을 때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채움이 아니라 비워짐이다. 우주의 존재를 알게 된 우리는 과거 그 어떤 시대보다 모르는 것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나의 발견은 두 개의 질문을 낳고, 그 질문은 미지의 세상으로 이어진다.
뉴턴은 이런 이야기를 했다.
"나는 거인의 어깨 위에 앉았기 때문에 더 멀리 내다볼 수 있었다."
아인슈타인은 이런 말을 했다.
"우리는 아직 자연이 보여준 모습의 10만 분의 1도 모른다."
알게 된 사람들은,
앎의 지평을 넓힌 사람들은,
좁은 방 안에 갇혔다가 넓은 공간에 나온 것처럼
이전에는 몰랐던 거대한 존재를 느낀다.
우리는 그것을 거인이라 부르기도 하며, 자연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렇기에 나는 아는 것이 늘기보다 모르는 것이 늘어나는 삶을 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