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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웅사이다 Sep 25. 2024

강가에 서서

강을 비우고자

바가지를 하나 들고

그곳으로 갑니다


어제처럼

무심하게 강물을

퍼내봅니다


강물은 퍼낼 수 있었지만

강은 비워지지 않았습니다

무심하게 흐를 뿐이었습니다


바가지가 내 손에서 떠났을 때

흐르는 것은 비울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내일 바가지를 새로 구할 겁니다

비워질 수 없는 강이 마음으로 들어왔기에

마음을 닮은 강을 마주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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