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릴라 Aug 22. 2019

나무 자전거

르완다 11


나무자전거를 보았다. 키부호수 일대를 둘러보고 꼬불꼬불 산길을 넘어 키갈리로 돌아오는 길. 풍경을 감상하러 잠시 정차했다가 길 가는 세 명의 소년을 만났다. 그 중 한 아이가 두 바퀴 달린 나무자전거를 갖고 있다. 신기해서 요모조모 살펴보았다.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 멋지다고 마구 칭찬하니 페트병으로 만든 악기도 보여준다. 자랑스레 깜짝 공연까지 곁들이면서. 허락을 구하고 영상을 찍으니 수줍어한다. 모처럼 만난 재미나고 유쾌한 친구들이었다.

도시야 차 있는 사람도 많고 부자도 많다. 허나 이런 오지에선 자전거야말로 필수품이지만 꽤 비싸다. 나무로 정성스레 깎아 만든 자전거와 한 음만 낼 수 있는 페트병 악기. 소년들은 싱그럽게 웃으며 제 갈 길을 가는데 나무자전거가 계속 내 뒤를 따라왔다.


@2019




이전 11화 비룽가 화산지대와 마운틴고릴라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