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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연 Apr 16. 2023

좋은 밤 좋은 꿈

너드커넥션의 좋은 밤 좋은 꿈이라는 노래를 알게 되었다. 좋은 노래를 발견하는 순간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 모른다. 특히 이 노래의 가사가 편지글 같아 좋았다. 누군가에게 편지를 쓴다는 건 얼마나 예쁜 마음인 걸까. 그렇게 마음을 담아 편지를 써본 일이 있었나 생각해 봤다. 어색하고 부끄럽다는 이유로 그러질 못했다.


옛날 감성이 담겨있는 노래들을 듣다 보면 저절로 마음이 설렌다. 나는 오래된 것들이 좋다. 누군가는 촌스럽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조금 느리고 고요한 것들에 마음이 간다. 요즘은 그렇게 남아있는 것들이 많이 없어 아쉬운 마음이다.


얼마 전에는 달과 6펜스를 읽었다. 이상을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였다. 이상과 현실에 대해 생각해 봤다. 나는 항상 이상을 꿈꾸지만, 현실을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 나에게 이상은 별과 같다. 하염없이 바라보지만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은 죽음뿐이고 간직할 수 있는 건 내 마음뿐이다.


생각해 보면 내가 정말 간절히 원하는 건 이뤄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저 별을 바라만 보는 걸까? 실제로 누군가는 그 별을 향해 날아가기도 한다. 그렇지만 꼭 별에 도달하지 못한다고 해도 어떤가. 지금 내 눈앞에는 푸른 숲이 펼쳐져 있고 고요한 강물이 흐른다. 이곳에서 나는 별을 바라도 보고 그려도 보고 그렇게 마음속에 간직한 채 살아간다. 그리고 삶이 끝난 뒤 언젠가 저 별에 도달하겠지, 그러니 조금 더 편안해지길, 좋은 밤 좋은 꿈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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