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꼽은 왜 있는 걸까 부터해서 눈썹은 왜 있을까 물어가며 얼굴 골격을 더듬어갈 때의 낯선 느낌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어느 아침에 우리 아들도 물었다. 손바닥에는 왜 주름이 있냐고. (역시 총명한 내 아들이로구~!!!) 잘 접히라고 주름을 만들어 놓은 거라고 답했다. 진짜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잘 접히라고 접지를 만들어 놨다고 생각하니 이 손만큼 치밀한 발명품도 없다. 아 이토록 기발하게 만들어진 멋지고 멋진 내 손 머리 어깨 무릎 발.
그런데 말이다. 유독 기분 좋은 날에 화려한 옷을 입고 왕방울만 한 다이아몬드 반지를 꼈다면??? 예쁜 내 손, 예쁜 내 몸 말고 반짝이는 반지를, 눈부신 옷을 봐야 한다. 그게 소중한 내 몸을 대하는 유쾌한 자세라고 생각한다. 가치 있다는 건, 예쁘다는 건, 멋지다는 건 매 순간 변하고 뒤집어지는 이야기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