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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엽 Dec 01. 2016

브랜드 이미지 변화

볼보 브랜드를 예시로

흔히 자동차 메이커의 네이밍을 듣거나 로고타입 디자인을 보게 되면 그 브랜드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된다. 어떤 성향인지, 어떤 지향점을 향하고 있는지, 디자인은 어떤지, 안락함을 우선하는지 아니면 고성능을 지향하는지 등의 브랜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물론 변화한다. 하지만 그 변화는 쉽지 않다.

안전벨트를 형상화한 볼보의 엠블럼

볼보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30대 이하라면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이 떠오를 것이고, 50대 이상이라면 안전, 견고 함이라는 단어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이것이 브랜드 이미지의 변화라고 본다. 변화를 주도하는 시작점도 필요하고 지속적인 지원과 노력이 필요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시대가 급변하고 트렌드에 민감하지만 짧은 시간에 브랜드 이미지를 완전히 변신시키기는 어렵다.

1959년 개발한 세계최초의 3점식 안전벨트

1959년 3 점식 안전띠를 최초로 개발하여 상용화하였으며, 충격흡수식 범퍼, 급제동 방지 브레이크, 측면 에어백 및 측면 보호 시스템 SIPS, 커튼형 에어백 등 안전과 관련된 R&D에 초점을 맞췄으며, 심지어 볼보 안전센터 교통사고 연구팀을 통해 1966년부터 3만 건 이상의 교통사고를 분석한 통계를 기술 개발에 참고한다. 애초에 스웨덴이라는 나라 자체가 시도 때도 없이 눈이 내리고 눈보라 치고, 일부 지방의 경우에는 일정 기간 동안 밤만 지속되기도 하는 국가인 걸 생각하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가지만 오랜 시간 동안 안전성, 내구성을 브랜드의 구심축으로 내세우고 이를 지속 관리하는 것이 쉬운 것은 결코 아니라고 생각한다.

세븐 업 : 볼보 7대를 쌓안놓은 광고

볼보의 역사를 조금 살펴보자면 다른 유럽 자동차 메이커들에 비해 늦은 1915년 철강 업체 SKF사의 자회사로 시작한다. 자동차 조립 사업은 1926년에서야 시작되었고 1920년대 스웨덴은 자동차 부품회사들이 매우 많아 누구든지 자동차를 조립해서 만들 수가 있었다. 그러나 포장도로가 적고, 추운 날씨 탓에 도로가 자주 얼어 자동차를 몰기에는 아주 좋지 않은 환경이었다. 이에 경제학자인 가브리엘슨과 SKF의 엔지니어 구스타프 라슨은 좀 더 튼튼한 자동차를 구상하게 된 것이 볼보 브랜드의 시작이다.

내구성을 높이기 위한 프레임의 상이 재료


브랜드의 위기

사회적 변화나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문화의 변화, 시장의 변화, 선호의 변화 등 너무나 많은 변화 속에서 브랜드를 지속시켜 나간다는 것은 변화 속에서 변화에 맞추지만 아이덴티티는 고수해야 하는 말처럼 어려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볼보는 1999년 포드에 인수되었다. 포드는 기존 볼보의 후륜구동 차량들을 자사와 공유하는 전륜구동 새시로 변화를 추구하였고 스타일링 역시 이전의 각진 스타일에서 물 흐르는 듯 매끈한 스타일로 바꾸었다. 하지만 다행인 건 안전도는 그대로 브랜드의 이미지로 고수하면서 발전을 이루어 내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었고 2010년 중국의 지리 자동차에 매각되었다. 이때 많은 볼보 마니아들은 우려한 게 사실이다. 중국스러운 브랜드 이미지를 뒤 썩어 놓은듯한 이상한 디자인과 지금까지 이어져온 아이덴티티를 중국화(?)하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었다. 이에 포드는 볼보 기술유출 우려 등 지식재산권에 대한 입장 차이로 처음에는 매각에 부정적이었으나 볼보가 가지고 있는 기술에 대한 기존의 소유권을 유지하고 지리는 기술 사용권을 얻는 것으로 타협을 보게 되었다. 현재까지의 상황을 보면 3조 원에 가까운 인수와 투자 비용을 생각하고 상하이자동차가 먹튀만 한 쌍용자동차와는 다르다고 봐야 한다. 실제로 지리자동차에 인수된 이후, 모든 라인업을 싹 갈아엎고 전 차종 신차 발표의 위엄을 보여주었다. 게다가 갈아엎은 디자인이 좋다. 좋다. 좋다.!!!

S90


과거의 굉장히 투박하며 보수적, 권위적인 디자인을 탈피하고 2013년 P1800이라는 콘셉트 카를 공개하고 토르의 망치를 선보이며 새로운 패밀리 룩을 창조하였다. 

P1800
토르의 망치로 불리는 주간등
XC90

토마스 잉엔라트와 로빈 페이지를 영입하여 새로운 토르의 망치들을 창조해 내었다. 예전의 익스테리어, 인테리어는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많은 변화를 추구하였고, 이러한 볼보의 브랜드 이미지는 기존의 안전성, 내구성과 결합하여 이제는 디자인의 볼보를 지향하고 있다. 새로운 시도를 성공했다고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지만, 새로운 브랜드가 아닌 기존의 브랜드를 어떻게 지켜가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 내는가를 디자이너가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브랜드에 대한 가치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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