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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해정 Dec 01. 2016

2016년
‘이것’이유행했다

청소년 인문 매거진 <유레카>(2016년 12월 발행) 

물건을 사거나 서비스를 이용하고 시간을 들이는 것, 모두 ‘소비한다’고 말한다. 

2016년 한 해 동안 여러분이 가장 많이 소비한 것은 무엇이었는지?

기자는 건강에 관심이 커져 각종 알약을 사다 모으다시피 했고 네이버페이의

편리함에 눈떴다. 《트렌드 코리아》에서 ‘2016년 대한민국 10대 트렌드 상품’을 

선정했다. 대한민국 사람들은 뭘 소비했는지 함께 들여다보자.

순위는 매기지 않고 가나다순으로 정리했다.


1 ‘나 혼자 밥을 먹고’ 간편식의 인기

2016년 한국 식품계는 간편식 경쟁이 뜨거웠다. 삼각김밥, 도시락, 컵밥 등 간편하지만 맛과 영양을 놓치지 않았다. 간편식의 종류는 세 가지. 도시락처럼 포장을 뜯고 별도의 가열 없이 바로 먹을 수 있는 RTE(Ready to Eat), 전자레인지 등 가열을 통해 데우기만 하면 바로 먹을 수 있는 RTH(Ready to Heat), 간단한 조리과정이 필요한 RTC(Ready to Cook).

간편식이 유행한 이유는 1인 가구의 증가 때문이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는 520만3000으로 전체 가구의 27.2%를 차지한다. 이제는 2인 가구보다 1인 가구가 더 많고, 1인 가구와 2인 가구는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절반 이상이 된다.


2 신뢰를 무너뜨린 옥시 사태… 노케미족을 만들다

옥시 사태로 소비자들이 화학작품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뿐 아니라 화장품, 물티슈, 치약 등에도 위험한 화학제품이 포함된 것으로 밝혀져 화학제품 포비아phobia, 공포증 현상이 심화했다. 이제 아예 화학제품을 거부하고 온전히 천연성분으로 이루어진 제품을 스스로 찾아 나서는 노케미족(NoChemi-族)까지 등장했다. 세제나 탈취제를 만들기 위해 식초나 구연산, 베이킹소다, 밀가루, 소금 등을 사고 가격이 비싸더라도 친환경 제품을 이용하는 추세가 늘었다.

물과 베이킹소다, 그리고 식초를 섞으면 친환경 세제가 된다.


3 메신저 캐릭터 폰 밖으로 나온 이모티콘

2016년 온라인 이모티콘의 오프라인 진출이 두드러졌다. 2013년 네이버 라인이 롯데 영플라자에 임시매장을 열면서 이모티콘 캐릭터의 오프라인 진출이 본격화됐다. 올해 7월 오픈한 강남 카카오프렌즈숍에는 매일 200~300명이 줄을 서 한 달 만에 45만 명이 다녀갔다. 이모티콘 캐릭터는 캐릭터 숍에서만 판매되는 게 아니라 각종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하기도 한다.

이들 캐릭터를 소비하는 대중은 아이도 아니고, ‘덕후’라 불리는 마니아도 아니고 우리 모두라는 점! 카카오톡이나 라인 같은 SNS 메신저가 일상으로 들어오면서 키덜트와 일반인을 나누는 경계가 모호해졌다. 또 이들 캐릭터 제품이 외국 관광객들에게 한국의 대표 상품이나 기념품으로 취급받고 있다는 것도 눈에 띈다.


4 한국 사회의 축소판 부산행

시속 300km로 달리는 부산행 KTX. 정체불명의 바이러스에 감염된 좀비로부터 살아남으려는 사람들. 영화 <부산행>은 살짝 어색했던 좀비의 몸짓과 부족했던 내용의 개연성에도 한국 사회의 현실을 축소하고 있다는 관객들의 호평을 받으며 2016년 최대 관객 수를 기록했다. 영화 속 정부는 “국민 여러분의 안전에는 이상이 없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2014년 세월호 참사나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사람들이 경험했던 현실 속 상황과 어딘가 비슷하다. 또 철도회사 임원으로 나오는 인물은 ‘나만 살면 그만’이라는 개인 이기주의 시대를 반영한다. 한국 사회의 문제를 곳곳에 배치한 풍자성이 부산행의 흥행 성공 요인이었다.


5 어딘가 짠한 아재

올해 방송계를 주름잡은 캐릭터를 떠올리라면 어딘가 짠한 ‘아재’다. 아재는 아저씨를 친근하게 나타낸 말로 아재의 언어는 허무하게 웃기는 허무개그다. 마크로밀엠브레인의 조사에 따르면 아재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로 ‘촌스럽다’와 ‘다정하다’가 상위권으로 꼽혔다. 아재의 반대말은 ‘개저씨’ 혹은 ‘꼰대’로 권위주의적이고 고지식한 중년 남성이다. 아재 열풍은 한국 사회의 굳어진 세대 갈등과 위계문화를 반증하는 현상이다. 권위를 내려놓고 소통하는 아저씨들, 이른바 아재들이 사회적 호감을 받는 것이다.


6 숙박, 세탁 음식점까지 O2O앱으로

O2O(Online to O ffline)란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하는 현상이다. O2O 서비스는 스마트폰으로 상품·서비스를 주문받아 오프라인으로 제공해주는 것이다. 배달의 민족과 카카오택시 등이 대표적. 2016년을 기점으로 이들 O2O 사용이 눈에 띄게 증가했고 교통과 식음료 시장을 시작으로 숙박, 세탁, 음식점까지 분야가 확대됐다.

O2O 서비스의 장점은 무엇보다 편리하다는 것.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한 젊은 세대는 전화보단 스마트폰 메신저를 통해 주로 비대면(非對面, 얼굴을 마주치지 않음)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해 전화조차 부담스러워하는데 휴대폰 터치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O2O 서비스와 앱에 편안함을 느낀다.


7 주스도 커피도 가성비 경쟁, 저가음료가 떴다

유난히도 무더웠던 여름, 거리에서 주스를 마시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2015년부터 증가하기 시작했던 저가주스 업체가 올해 급격히 많아졌기 때문이다. 보통 생과일주스는 비싸다는 생각이 많았는데 저렴한 가격에 과일로 영양을 챙길 수 있는 실속모드가 소비자들을 저가음료에 빠져들게 했다. 대표적인 브랜드 쥬씨는 2016년 3분기까지 130% 성장을 기록했다. 가맹사업 1년 만에 전국 500개의 매장을 갖게 됐다고. 2016년 핵심 트렌드인 가성비를 반영한 결과다.


8 ‘태후 신드롬’ 태양의 후예

한때 안방극장이 모두 ‘태후앓이’로 물들었다. 유시진 대위를 연기한 송중기와 의사 강모연으로 분한 송혜교의 밀리터리 로맨스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단연 2016년의 히트작이다. <태양의 후예>는 각박한 일상을 견디고 있는 사람들에게 초콜릿 같은 존재였다. 군인이나 의사의 직업 설정이 어색하다는 불평도 두 사람의 로맨스 앞에선 사르르 녹았다. 앞으로도 현대인의 지친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콘텐츠들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사는 게 힘들어질수록 단순한 코드에 사람들은 마음을 연다.


9 공인인증서가 싫어? 그럼 OO페이

인터넷진흥원의 조사에 따르면 인터넷 이용자 10명 중 6명은 간편결제 서비스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편결제 서비스는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모바일 결제가 대부분이다. 국내 페이시장은 초기 단계인 만큼 향후 성장가능성이 큰 분야란 평가다. 전문가들은 은행, 증권, 보험, 카드 등 금융 영역의 경계가 사라지고 하나로 통합되리라 전망한다.

핀테크(Fintech)는 ‘금융(Financial)’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


10 진짜는 모두가 알아보는 법, 힙합 대세

2016년 국내에서 가장 많이 재생된 상위 네곡 중 한 곡은 힙합이다.(가온차트 집계) 이런 현상에는 힙합 프로그램의 인기가 있었다. Mnet의 ‘쇼미더머니’는 올해 시즌5를 방영하며 큰 인기를 끌었고 jtbc는 ‘힙합의 민족’을 방영했다. 힙합의 유행은 마케팅에도 영향을 끼쳤다. 의류 브랜드 에잇세컨즈는 지드래곤과 컬래버레이션을 했고 롯데제과는 빈지노와, 코카콜라는 도끼와 손을 잡았다. 가난한 흑인들과 이민자들의 차별 저항에서 시작된 힙합은 한국젊은 세대에 일종의 쾌감을 가져다주고 있다. 직설적인 가사를 통해 고민이 많은 사람들의 스트레스를 날려주는 등 일종의 출구 역할을 했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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