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메이트 미유는 21살이다. 아마 만나이로 21살인가보다. 미유의 성격은 나와 닮은 부분이 많아서 이야기를 할 때면 꼭 어렸을 때의 나를 떠올리게 한다.
열정적으로 여기저기를 누비며 다니는 것, 워홀의 일상을 영상으로 기록하는 일, 돈이 없어도 일단 경험하고 보는 것, 호주에 있는 다른 지역을 계속해서 궁금해하는 일, 일단 재밌게 지내고 보는 것.
미유를 보고 있으면 꼭 나에게는 이미 다 지나간 페이지를 보는 것만 같다. 와, 나도 미유만할 때 저랬던 거 같은데. 이것저것 다 궁금해서 부딪히고 깨지고 또 도전하고 그랬었는데. 그때의 내 모습도 이렇게나 반짝였을까? 그 모습은 정말 빛나는 일이구나. 미유를 보며 생각한다.
난 이제 더이상 뭔가를 막, 열정적으로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지난 날에 했던 고생을 더이상 하고 싶지 않다. 어렸을 때 할만큼 다 했으니까, 지금 나에게는 조금 더 여유롭고 편안한 시간을 주고 싶다. 애쓰지 않고 그냥 나에게 알맞은 때에 오는 것들에 감사하며 이제는 그런 시간을 나한테 주고 싶다. 이 마음도 결국 지난 날의 내가 여기저기 탐험하고 취향을 발견해준 덕분에 얻어낸 마음이겠지.
정말 나에게 필요한 건 그리 많은게 아니라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