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꽃
별꽃
하늘을 잊은 별들이
흙 묻은 은하수가 되어
이 낮은 곳까지 내려왔구나.
수십 년 걸어온 이 길에
얼마나 많은 별을 밟고 지나쳤을까
무심의 참회가 목구멍까지 차오른다.
당신이 마지막으로 남긴 발자국이
하늘 어디쯤에서 멈추어
작은 별이 되었다면,
그 그림자는 이 땅에 내려와
별꽃이 되어 피는 것이리라.
별 같고 꽃 같은 사람들을
얼마나 많이 스쳐왔던가.
수없이 마음속에만 써보고
끝내 건네지 못한 말들이
거기,
밥풀만한 꽃들로
땅 위의 은하수처럼 흩어져 있었다.
미안하다.
고맙다.
사랑한다.
아직 늦지 않았다.
무심히 지나쳐 온 숱한 인연들이
모두 별 같고, 꽃 같이 고운 사람이었음을.
괜찮다.
너는 이미 여러 번
나를 사랑한 적이 있다.
잘 가,
그러나 너무 멀리 가지는 마.
두 눈은 온통 하늘만 올려다보며 큰 별을 찾느라
발밑을 보지 못했다.
하늘로 떠난 사람의 발뒤꿈치 같은 작은 흰 점들이
길가에, 밭두렁에 그렇게 많이 피어 있는 줄도 몰랐다.
세상에서 가장 흔한 것,
가장 작은 것,
가장 낮은 것이
어느 날 문득
가장 귀하고 큰 것,
가장 소중한 것으로 다가오는 순간을 만난다.
하늘과 땅을 잇는 그대들의 이름이
내가 평생 찾아 헤매던 아름다움이
발아래 은하수로 흘러갈 때,
그림자도 없이 하얀빛으로
가장 먼 곳까지 희망이 걸어온다.
우리도 누군가에겐
무심히 지나친 별꽃이
아니었을까.
꽃말
추억, 밀회
이름유래
꽃의 모양이 밤하늘의 작은 별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
여러 송이의 별꽃이 한꺼번에 피어있는 모습이 마치 밤하늘의 은하수처럼 보인다고 하여 이름이 붙었다는 설도 있음.
다른 이름
닭의십가비, 곰밤부리나물
별꽃에 대하여
별꽃의 학명은 Stellaria media (L.) Vill.이고 영어명은 Chickweed, Common chickweed로 속명인 'Stellaria' 역시 라틴어로 '별'을 의미하는 'Stella'에서 유래되었다. 이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람들이 이 꽃의 생김새에서 '별'이라는 공통적인 이미지를 떠올렸기 때문이다.
별꽃은 석죽과(Caryophyllaceae) 별꽃 속에 속하는 두해살이풀로 햇볕이 잘 들고 습기가 있는 길가, 밭두렁, 공터 등 저지대에서 잘 자란다.
꽃은 주로 3~6월에 흰색으로 피며, 꽃잎이 5개이지만 각각 깊게 갈라져 마치 10개의 꽃잎처럼 보인다.
원산지는 유럽, 아시아, 북아프리카를 포함하는 유라시아 대륙의 온대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널리 분포하며, 극지방과 매우 건조한 지역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서 발견된다.
한국에서는 자생 식물로 분류되며 한반도 전역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는 인위적으로 도입된 시기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하며, 오래전부터 자연적으로 분포해 왔거나, 또는 인간 활동과 함께 자연스럽게 유입되어 정착한 것으로 보인다.
햇볕이 따뜻하게 비치는 겨울철에도 개화하는 경우가 있다.
효능
한방에서는 별꽃의 꽃이 필 때 땅 위의 잎과 줄기 전체를 채취하여 햇볕에 말린 것을 번루(繁縷)라는 생약명으로 사용한다.
약효: 어혈을 제거하고(구어혈), 혈액 순환을 촉진하며(활혈), 부기를 가라앉히고(소종), 젖 분비를 촉진하는(최유) 효능이 있다.
전설
1. 땅으로 내려온 별
가장 널리 알려진 전설로 옛날 옛적, 하늘에 살던 작은 별 하나가 땅의 모습이 궁금해서 몰래 내려왔다.
땅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별은 그만 하늘로 돌아가는 길을 잃어버렸고, 결국 다시 하늘로 올라가지 못하게 되었다.
신은 이 별을 가엾게 여겨 땅에서 영원히 빛날 수 있도록 작고 하얀 꽃으로 만들어주었는데, 그것이 바로 별꽃이라고 한다.
2. 양치기 소년과 아기별
어느 마을에 매일 밤하늘의 별을 보며 노래를 부르는 순수한 양치기 소년이 있었다.
하늘의 수많은 별 중 유난히 반짝이는 아기별 하나가 있었는데, 이 별은 소년의 노래를 들으며 그를 깊이 사모하게 되었다.
소년을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은 마음에 아기별은 용기를 내어 땅으로 내려왔고, 소년이 자주 쉬던 들판에 작고 하얀 별꽃으로 피어났다고 한다.
3. 마고와 마야고 전설 (쇠별꽃 이야기)
한국의 지리산 설화와 연결된 전설로 이 이야기는 주로 쇠별꽃에 대한 전설이지만, 별꽃과 함께 언급되기도 한다.
지리산의 마고할미에게는 아름다운 딸 마야고가 있었다. 마야고는 옥황상제의 아들 반야와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다.
둘이 만나기로 한 날, 심술이 난 어머니 마고할미가 방해하여 결국 만나지 못하게 된다.
마야고가 반야를 기다리며 흘린 눈물이 땅에 떨어져 피어난 꽃이 쇠별꽃(또는 별꽃)이 되었다고 한다.
초겨울에도 꽃을 피우는 작은 별, 별꽃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7907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