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어져버린 붉은 인연의 실
내 브런치에 쓴 글 중에 가장 인기 있는 글은
슬프게도
"권태기"에 관한 글이다.
그 당시에는 잘 극복했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오래가지 못했다.
아니, 오래갔다고 해야 하나?
일본 생활 8년 중에 5년이 넘는 시간을
함께 보냈다.
그중 권태기도 두어 번 있었고, 다툼도 있었지만
달콤한 말로 미래를 약속하기도 하고,
여느 연인들처럼 사랑했다.
어디선가 본 글에서 그랬다.
연인들의 붉은 인연실이 그리 길지 않아서
서로 거리를 잘 맞춰 걸으면 문제가 없지만,
어느 한쪽이 편해지는 순간
애써 다른 한쪽이 맞춰가게 되고,
맞춰가던 한쪽이 힘들어지면
그 순간 끊어지게 되어버린다고.
그랬는지 모르겠다.
이별하고 나면
사랑할 때 내뱉은 수많은 달콤한 말들,
이루어질 거라 믿었던 약속들이
전부 다 허무하게 사라져 버린다.
"그때 그 말들은 다 거짓이었어?"라는
생각마저 들게 된다.
나도 자꾸만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걸 안다.
나 자신도 그러니까.
그 순간만큼은 뜨겁게, 진심으로 사랑했으리라.
그렇게 믿어야지.
나를 보듬고, 다음을 향해 가기 위해
지나간 사랑에 미련을 두지 말고 강해지려 한다.
오랜 시간 사랑했지만, 이별 후 쏟은 눈물은
지금까지의 이별 경험 중에
가장 짧고 적었던 것 같다.
이렇게 또 강해지겠지.
내게도 또 다른 사랑이 찾아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