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나티 May 16. 2018

이별 후

끊어져버린 붉은 인연의 실


내 브런치에 쓴 글 중에 가장 인기 있는 글은

슬프게도

"권태기"에 관한 글이다.

그 당시에는 잘 극복했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오래가지 못했다. 

아니, 오래갔다고 해야 하나?


일본 생활 8년 중에 5년이 넘는 시간을

함께 보냈다.

그중 권태기도 두어 번 있었고, 다툼도 있었지만

달콤한 말로 미래를 약속하기도 하고, 

여느 연인들처럼 사랑했다.


어디선가 본 글에서 그랬다.

연인들의 붉은 인연실이 그리 길지 않아서

서로 거리를 잘 맞춰 걸으면 문제가 없지만,

어느 한쪽이 편해지는 순간 

애써 다른 한쪽이 맞춰가게 되고,

맞춰가던 한쪽이 힘들어지면 

그 순간 끊어지게 되어버린다고.


그랬는지 모르겠다.


이별하고 나면 

사랑할 때 내뱉은 수많은 달콤한 말들,

이루어질 거라 믿었던 약속들이

전부 다 허무하게 사라져 버린다.

"그때 그 말들은 다 거짓이었어?"라는 

생각마저 들게 된다.


나도 자꾸만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걸 안다.

나 자신도 그러니까.

그 순간만큼은 뜨겁게, 진심으로 사랑했으리라.


그렇게 믿어야지.

나를 보듬고, 다음을 향해 가기 위해 

지나간 사랑에 미련을 두지 말고 강해지려 한다.


오랜 시간 사랑했지만, 이별 후 쏟은 눈물은 

지금까지의 이별 경험 중에 

가장 짧고 적었던 것 같다.


이렇게 또 강해지겠지.

내게도 또 다른 사랑이 찾아올까?





매거진의 이전글 정어리 요리 「다루마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