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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건수 Nov 19. 2020

때때로 하이쿠 <107>

2020년 11월 19일









 이리 모질게

 바람은 몰아치고

 곧이어 밤비




 제주는 어제 종일 바람이 몰아쳤습니다. 그리고 밤부터 시작된 비가 오늘까지 이어졌고 바람이 강하게 부는데도 안개가 자욱한, 말 그대로 흐린 하루였습니다. 아니 사실 제 마음이 잿빛이라 보이는 것들도 더 그렇게 느껴졌는지도 모릅니다.

 이삼일 전부터 코로나 확진자 숫자가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저에게는 다시 또 불안감과 초조함이 몰려왔습니다. 2월부터 시작된 1차 대유행과 8, 9월의 2차 유행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의연하게 또 담담하게 대처하는 것이 쉽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또다시 기약 없는 휴업을 하게 될까... 하는 걱정이 몰려와 다른 일들이 손에 쉽게 잡히지 않는 날을 보냈습니다.

 아직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이 들면서도, 이 비가 지나고 나면 닥쳐올 추위처럼 어김없이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어려움이 찾아올 것만 같은, 걱정이 앞서는 앞서는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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