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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건수 Nov 27. 2020

때때로 하이쿠 <108>

2020년 11월 27일









 올려본 하늘

 먹구름은 가깝고

 흰구름 멀다




 요 며칠 제주는 계속 날씨가 좋지 않습니다. 짙은 구름이 하늘에 잔뜩 껴있고 간간히 비가 흩뿌리듯 내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코로나 확진자가 연이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와는 대조적으로 제주를 찾는 관광객은 몰려들고 있고, 제가 일하는 곳에도 많은 손님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근무를 하다가 잠시 옥상으로 올라갔습니다. 두터운 잿빛 구름이 하늘에 가득했습니다. 이 어두운 구름들 틈 사이로 멀리 흰 구름이 보이기는 했지만, 흰 구름은 드높은 천상처럼 멀고 먹구름은 바로 머리 위에 떠있는 듯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오늘 밤 제주에는 강력한 돌풍이 예보되어 있습니다. 이미 닫힌 창문 밖으로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가 방안까지 울려 들어올 정도입니다. 그리고... 아직은 버텨내어야 할 나날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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