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11일
시작된 비에
흙내음 일어나네
집에 오는 길
"난 비가 막 내리기 시작할 때 나는 흙냄새가 너무 좋아!"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가려하니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비는 이제 막 내리기 시작했는지 흙내음이 피어오르고 있었지요. 문득 누군가 저에게 해주었던 이 말이 떠올랐습니다. 어쩌면 이 말을 들은 이후로, 비가 막 내리기 시작할 때의 냄새가 더 인상적으로 느껴지게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차가 세워진 주차장까지 걷는 짧은 거리 동안 내리는 비를 맞는 것이, 이젠 그리 차갑지 않은 비가 내려 다행스럽고 반가움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비록 시간이 많이 지나 이 말을 해준 사람이 누구였는지도 지금은 잊어버리고 말았지만, 집으로 돌아와 밥을 짓고 저녁을 차려먹고 설거지를 하고... 그리고는 창가에 앉아 요 근래 좋아하게 된 이의 노래를 반복하여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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