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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hnny Kim Dec 14. 2016

멈춰버린 시간

안녕! 프란체스카

 시간은 흐르고 모든 존재들은 시간 개념에 속한다. 시간으로 벗어나는 것은 얼마나 매력적인 일인가? 인간에게 있어 시간이 흐른다는 것은 변화, 노화를 뜻한다. 최근에도 인체의 노화를 담당하는 텔로미어에 관한 연구과 활발한 것처럼 인간에게 노화를 멈추는 것은 인간들의 소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시간의 제약으로 벗어나는 순간 인간은 한 차원 진화하게 될 것이다.

 벌써 인간과 비슷한 생명체 중 이 시간의 제약으로부터 벗어난 생명체가 있다. 바로 ‘뱀파이어’, ‘흡혈귀’다. 이들은 인간의 피를 빨아먹고 밤에만 돌아다니는 무서운 존재다. 하지만 한국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에서의벰파이어는 인간보다 더욱 인간적인 측면과 더불어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잘 꼬집는 블랙 코미디 소재로 사용되었다. 우연히 한국에 정착한 다섯 뱀파이어 왕고모 소피아, 새침한 프란체스카, 아름다운 엘리자베스, 생각이 어린 켠, 갓 뱀파이어가 된 두일 다섯 뱀파이어의 에피소드만 보고 있으면 영생에 대한 환상을 더욱 깊게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왕고모 소피아는 16살에 뱀파이어가 되었고 그 모습으로 수천 년을 살아왔다. 과연 왕고모 소피아에게 영생은 축복일까?

 ‘안녕! 프란체스카’ 시즌2 15화‘1875 혹은 16’에서는 어느 날 철부지 같은 행동을 한 엘리자베스는 소피아에게 혼이 나고 이에 엘리자베스는 소피아에게 “아무리 수천 년을 살았어도 영원한 16살이 뿐이야, 절대로 17살이 될 수 없어”라고 말한다. 이에 소피아는 큰 상처를 받고 자신의 멈춰버린 시간을 되돌아보게 된다.

 영원한 삶, 삶을 영원히 사는 일은 왠지 평온하게 느껴진다. 또늙지도, 병들지도 않는 삶은 완벽하기까지 하다. 더군다나 뱀파이어가 되면 고운 피부결을 갖게 되기까지 한다. 어찌 안 끌릴 수 있을까? 여유 있게 조금씩 순간을 살아가는 삶은 생각만 해도 마음이 안정이 된다. 하지만 드라마에서 뱀파이어들은 지루함을 느낀다고 한다. 수없이 많은 시간을 지나왔으니 감정이 무뎌지는 것이다. 삶의 새로움이 신선함이 없다. 그래도 지금 순간에 뱀파이어가 날아와 “목을 물어줄까?” 물어본다면 기꺼이 목을 내놓을 것 같다. 뱀파이어가 되어도 미세한 감정을 느끼기 위해 집중하며 살아가야지, 노력은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다. 언젠가는 의학으로 영원한 삶의 소망이 이루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 

 멈춰버린 시간 속에서 성장하는 방법은있을까? 소피아는 16살에 시간이 멈춰 17살이 될 수 없다. 하지만 그 속에서 수천년의 순간을 지나왔다. 일반적으로 일년 365일을 다 살아내면 나이에 숫자 하나가 증가한다. 숨만 쉬어도 나이는 증가한다. 평범한 인간에게도1년에 525,600분의 순간들이 주어진다. 이 순간들을 어떻게 살아내는지에 따라 단순한 숫자 개념의 나이가 아닌 진정한 성장이 오지 않을까. 더 많이 경험하고, 나아가며, 그속에 자신을 돌보는 일, 행복을 느끼는 것, 525,600개퍼즐들을 차곡차곡 맞춰나가는 것이 성장의 한 방법이라 생각한다.


 소피아도 다시 멈춰버린 퍼즐을 맞추기시작했다. 에피소드 마지막에 엘리자베스는 소피아에게 16살생일 케이크와 구두를 선물하며 17번째 생일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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