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과 제이크의 어드벤처 타임
다양한 캐릭터와 복잡한 세계관을 가진 애니메이션 핀과 제이크는 인간 소년 '핀'과 마법 강아지 '제이크'의 모험 이야기이다. ‘어드벤처 타임’의 비현실적 세계 속 현실적이면서 해학적인 성격의 캐릭터들은 보는 재미를 더 해준다. 시즌 5의 49화 ‘Bad Timing’에는 공주계의 트러블메이커 ‘LSP(Lumpy Space Princecess)’ = ‘울룩불룩 공주’의 울룩불룩한 교훈이 담겨있다.
얼마 전 남자 친구 ‘브래드’와 이별한 ‘LSP’는 캔디 왕국의 공주 ‘버블검’이 분자 과학을 이용해 만든 ‘시간 이동기’를 발견하게 된다. 이에 LSP는‘시간 이동기’를 이용해 브래드와 사귀던 시절로 돌아가게 해 달라며 소란을 피운다. ‘시간 이동기’ 사용을 거절당한 ‘LSP’는 새로운 남자를 찾기 위해 한 술집에 들르게 된다. 우연히 만난 고등학교 실험실 동창 ‘조니’와 새로운 사랑이 시작되자 ‘LSP’는 전 남친에 상응 값인 새 남친를 통해 이별의 아픔을 잊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업무 미팅에서 ‘버블검’을 개인적으로 만나야 한다는 ‘조니’의 말을 듣고 ‘LSP’의 맘속에 의심과 질투가 피어난다.
사랑을 되찾기 위해 ‘LSP’는 ‘시간 이동기’를 사용해 ‘조니’를 과거로 보낸다. 하지만 기계의 작동법을 제대로 몰랐던 ‘LSP’는시공속으로 ‘조니’를 날려버린다. 큰 상실감에 ‘LSP’는 ‘시간 이동기’를 사용하여 ‘조니’를 알기 전 과거의 상태로 돌아간다.
누군가와 사귈 때 마음을 모두 던진 적이 있는가? 온 마음을 다 던지는 일은 위험하다. 잃을 것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울룩불룩 공주’는 ‘도박을 하듯 자신의 마음을 모두 내거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말한다. 모든 걸 잃더라도 과감하게 뛰어들 수 있는 사랑, 잃고 얻음을 재는 관계는 사랑 외에도 올바르지 않다. 누군가를 만날 때 온 마음을 다해 사람을 맞이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그 사람의 순간이, 그 사람의 역사가 내게 다가오는 순간은 그만한 배려가 필요하다. 물론 돈과 같은 재산, 물질을 맡기면 안 되겠지만, 온 마음을 다해 사랑에 뛰어드는 자세를 ‘울룩불룩 공주’에게 배울 수 있다. 그렇게 살아낸 사람만이 사람의 참된 가치를 알지 않을까?
“왜 잊을 수 없을까!” ‘울룩불룩 공주’가 울부짖었다. 왜 헤어진 사람이 아침에 깨어났을 때 머릿속에 먼저 떠오를 것일까? 왜 우린 빛바랠 추억으로 스스로에게 고통을 주는 것일까? 고통은 그에 상응하는 값으로 없어진다. 사람은 사람으로 잊히는 것처럼. 하지만 그전에 우리가 알아야 하는 것이 있다. 스펀지에 눌린 자국이 제자리를 찾으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듯 우리의 마음도 빈 공간을 채우고 제자리를 찾기엔 그만한 시간이 걸린다. 적어도 그 공간을 억지로 눌러 다시 원상태로 만들지만 않는다면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온다.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아직도 추억이 아른 거린다면, 이별의 세리머니쯤으로 생각하자.
‘사랑하는 사람을 다른 사람의 품으로 보내려면 강한 사람이 돼야지’ 시련을 극복하는 강한 사람이 되는 방법은 다양하다. 쿨하게 또는 진심으로 행복을 빌어줄 수도 있지만, 울고 분노하며 슬픔을 인정하는 것도 강한 사람이 되는 방법이다. 물론 ‘울룩불룩 공주’는 ‘버블검’의 성에 불을 지르고 테러를 했지만… 애착을 가진 존재와의 이별 앞에 슬픔을 느끼지 못할 사람은 없다. 꼭 강한 사람이 되어야 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자신을 위해서 슬픔을, 집착을, 분노를 자연스럽게 인정하고 나아가야 한다. (테러가 아닌 방법으로)
사랑에 빠진 울룩불룩 공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