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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순열 Apr 22. 2019

뷰티플마인드

장애인 음악가들의 작은 기적


9회말 투아웃 만루 홈런처럼 극적인 반전이었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크레딧이 오르자 예상치 않은 좋은 영화를 만났다는 희열에 나도 모르게 박수가 터져 나왔다.


아마도 공연장 이었다면 부라보 부라비를 힘차게 외쳤을것이다.


다큐멘터리 저예산 영화.

장애인 음악가 소재 영화.

누적관객수 2,700명.


흥행이 되지 않을 모든 요소를 골고루 (?) 갖춘 영화 이었기에 음악영화면 클래식 뮤지컬을 가리지 않고 영화관을 찾아가는 '나' 였지만 영화 주인공들이 속한 관현악단 '뷰티플 마인드'에 몇년째 후원중인 친구의 초대장이 아니었다면 100프로 이 영화를 외면 했을것이다.


150여석의 좌석에 열댓명의 관객만이 자리를 채우고 있는것은 당연한일 일것이다.


그러나 2시간여의 상영시간 내내 영화관을 가득 채우는 클래식 기타, 첼로, 바이올린, 피아노, 클라리넷에서 연주되는 선명하면서도 웅장한 악기소리를 들으면서 마음의 힐링을 느낄수 있었다.



관현악 악기들이 조화를 이루어 오케스트라 협연의 소리도 아름답지만 영화 '뷰티플 마인드'에서는 오케스트라로 소리가 모아지기전 각기 악기를 다루는 장애인 음악가들의 이야기를 다룬것이라 오케스트라속 각파트 악기들의 연주소리를 생생하게 듣는 묘미가 있었다.


음악 전문가가 아니라면 그들이 연주하는 곡들이 정신지체, 시각장애, 청각장애를 가진 장애인 음악가의 연주임을 구별하기가 힘든 수준급의 실력이었다.



장애를 극복하기위해서는 비장애 음악가들이 십여차례 연습으로 가능한 곡의 한파트를 수백번씩 해내면서 장애인 음악가의 핸디캡을 극복해 나가는 모습은 아름다운 음악의 선율과 하머니를 이루어 나가며 뜨겁고도 뭉클한 무엇인가가 가슴으로 무엇인가가 파고들었다.


장애를 갖고 태어난 음악가로서의 분투가 안스러웠을까 아니면 장애를 가진 자녀를 둔 부모의 마음에 공감이 작용했기 때문 이었을까 나도 모르게 눈가에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음악영화로 1천만 관객을 돌파했던 '보헤미안 렙소디' 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가슴이 먹먹한 감동을 흥행 실패 요소의 삼박자를 갖춘 음악영화 '퓨티플 마인드'에서 느낄줄은 몰랐다.


아마도 그 감동은 표면적으로 영화속에 흐르는 음악 때문이 아니라 음악이 전부인 장애인 음악가들의 열정과 순수함, 그들을 향한 부모님의 사랑, 이들에게 재능을 기부하는 비장애 음악가들의 따뜻한 마음, 그리고 장애인들이 삶의 희망을 가질수 있도록 재정을 후원하는 '뷰티플 마인드'가 나에게 감동을 주지 않았나 생각하였다.



며칠사이에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한 이영화는 스크린에서 곧 사라질것이다.

그러나 오랜만에 느껴보는 기분 좋은 여운은 참으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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