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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장역사쟁이 Nov 02. 2016

세계유산 창덕궁에 가다.

선정전!





내가 진짜 청기와!


선정전은 궁궐 안에 남아 있는 유일한 청기와 건물이다. 일반 기와에 비해 비싸고 구하기 어려웠던 청기와(염료) 건물을 좋아했던 왕은 연산군과 광해군이었다. 

연산군 때 지어진 대표적인 청기와 건물은 서총대였다. 경복궁의 경회루를 뛰어넘는 서총대를 창덕궁 후원에 지었으나 연산군이 쫓겨나면서 건물도 함께 사라진다. 
광해군은 한술 더 떠서 청기와뿐 아니라 황기와를 써서 궁궐을 지으려 했다. 임진왜란으로 불탄 궁궐을 중건하는 과정과 술사의 말을 믿고 지었던 인왕산 자락의 인경궁, 왕기가 흐른다는 정원군 집터의 현 경희궁(경덕궁)을 지을 때 청기와와 황기와를 사용하려 했다. 그러나 인조반정으로 정작 사용하지는 못한다.
1820년대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동궐도에는 청기와 건물이 두 개가 있다. 선정전과 경훈각이다. 현재는 선정전 만이 청기와를 이고 있다. 




선정문


선정전으로 들어가는 문이다. 문에서 본 건물인 선정전까지 천랑(사방이 트인 복도 정도로 이해하면 될 듯)이 설치되어 있다. 이런 형태를 지니는 건물은 혼전이나 빈전으로 사용된 증거라고 한다.
(혼전이라는 것은 왕이나 왕비의 장례를 치른 후 종묘에 들어가기 전까지 신위를 모시는 곳이다.
  빈전은 왕이나 왕비가 능에 안치되기 전까지 관을 모시는 곳이라고 한다.)


선정전
선정전


천랑 지붕에 가려져 현판은 보이지 않는다. 청기와가 독특하다. 튼튼한 기단 위에 정면 3칸 측면 3칸의 건물로 다포계의 공포가 팔작지붕을 이고 있다.


선정전 내부


천정에 닫집을 설치했고 어좌 뒤에 일월오봉도가 놓여있다. 왕이 사용했을 물건들이 보이지 않는데도 넓어보지는 않는다. 


선정전 현판


천랑에 가려져 측면에서나 확인이 가능하다.


선정전 천장


소란반자라고 부르는 천장이 놓여 있다. 반자는 방이나 마루의 천장을 가리는 구조물을 말한다. 소란반자는 틀을 우물 정자 모양으로 짜고 네모진 구멍에 널조각을 얹어 만든 반자를 말한다.


희정당 합각


희정당은 경복궁의 강녕전을 옮겨와 지은 건물이다. 그 증거가 되는 것이 팔작지붕 합각(지붕 측면의 세모 모양)의 길상문 녕(寧)자이다.


희정당으로 오르는 계단


선정전을 나오면 희정당으로 오르는 계단이 있다. 희정당의 남행각이다.





선정전의 기능


선정전은 창덕궁의 편전이다. 편전은 왕이 공식 업무를 보는 공간이다. 편전은 정전의 뒤편에 위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창덕궁은 자연친화적인 궁궐이기 때문에 인정전의 뒤쪽이 아니라 옆에 위치해 있다. 인정전 뒤쪽에 들어서지 않은 것이 다행인 것 같다. 인정전 뒤쪽으로 울창한 나무들이 자리 잡고 있다. 
선정전은 혼전과 빈전으로 사용되기도 했고 넓은 편이 아니라서 편전 기능을 제대로 행하지 못했고 희정당이 편전의 기능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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