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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장역사쟁이 Feb 24. 2017

중학생과 경복궁의 만남

딸 친구들과 경복궁을 찾다.

딸 친구들과 함께 한 지식 나눔

  중학교 2학년 된 딸아이는 부모의 뜻에 크게 어긋나지 않게 참 고맙게 커가고 있다. 학원 한 번 안 다니고 공부도 제법 한다. 학교와 집 만을 오고 가는 딸아이가 학교에서 원만한 생활을 하는 데 도움을 주는 친구들과 경복궁을 찾았다.
  친구들이 딸이 하는 영어 문화 해설사 과정과 궁궐에 대한 호기심을 보인다고 하기에 무더운 날씨지만 날을 잡았다. 궁궐을 포함한 문화 해설은 그 대상에 맞게 해설이 이루어져야 하기에 중학교에 맞는 언어를 사용하려고 노력했다. 지루하지 않게 재미있게.......




  경복궁 지하 주차장을 이용하면 빼놓기 쉬운 곳이 6조 거리다. 바닥에 표지석 만이 남아 있지만 6조 거리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순신과 세종대왕 상을 보기로 하고 6조 거리로 향했다.

  중학생에게는 조금 어려울 수 있지만 사방신과 내사산에 대한 설명을 했다. 의외로 잘 알아듣는 표정이었다. 알고 보니 딸아이가 사전에 사방신과 내사산에 대해 설명을 했다고 한다. ㅋㅋㅋ
  좌 청룡 낙산, 우 백호 인왕산, 남 주작 목멱산, 북 현무 백악산. 아주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현무를 거북이라고 해서 현무와 거북이 다른 점만 설명하고 넘어갔다.

  사람을 만날 때 옆으로 다가가 옆구리를 콕 찌르는 것과 정면에게 살짝 손인사를 하며 다가가는 느낌의 차이로 예를 들어 광화문을 정면에서 바라보며 들어가야 함을 설명해 주었다. 

    근정전이 아닌 백악과 인왕을 배경으로 사진 한 방 찍고 하단 월대의 서수 가족을 소개했다. 아이를 안고 있는 서수 가족 이야기를 해주고 어떤 것이 맘에 드는지 선택해 보라고 했다. 장인의 기교, 대를 이어 충성, 왕과 왕비 그리고 백성을 표현한 것이라고 전해진다고 하니. 하나같이 대를 이어 충성을 선택했다. 나는 장인의 기교가 좋은데.... 선택은 자유다.

  월대 부근에는 사방신과 12지가 표현되어 있다. 개와 돼지 빼고...... 자신에게 해당되는 것을 찾아보라고 했는데. 중학교 2학년은 말띠다. 올라가면서 바로 찾았다. 나머지에는 관심이 없다. ㅋㅋㅋ
  월대에 오르면서 답도에 대한 설명을 해 주었다. 답도의 뜻은 밟는 길이나 밟지 않는 길. 임금의 가마가 지나는 곳이다. 많이 걷지 않았다는 것을 설명하면서 생각나는 왕이 왜 세종일까? 세종은 육식을 좋아했고 뚱뚱했다는 설명을 했다.
  근정전 안에서 왕을 상징하는 것을 찾게 했다. 역시 쉽게 천정에 있는 칠조룡과 일월오봉도를 찾아냈다. 용의 발톱 갯수에 대한 설명과 일월오봉병과 일월오병도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잘 알아듣는 듯.......

  중학생 눈도 똑같은 모양이다. 셀카도 찍고 조금 더 관심을 보인다. 연산군과 관련된 흥청망청 이야기, 이승만과 관련된 하향정 이야기를 해 주었다. 인터넷 예약을 하면 경회루 안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도 빼놓지 않고......

  겨우 수정전에 왔는데 지친 모양이다. 음료수를 마시며 수정전에 대해 설명했다. 별 관심을 보이지 않다가 옛날 집현전이었다는 얘기에 관심을 보인다. 아는 얘기니까. ㅋㅋㅋ
집현전은 세조 때 폐지되고 예문관이 되었다. 현재의 수정전은 고종 대에 지어진 것이다.

  음료를 마시며 쉬어서 그런지 얼굴이 한결 밝아졌다. 사정전, 강녕전, 교태전에서 별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기분은 좋아진듯한데 반응도는 떨어졌다. 알 수 없는 중학생들.....

  만인의 포토존이다. 셀카봉 들고 사진을 찍길래 한 컷 찍었다. 한국 정원의 특징과 아름다움에 대한 설명을 해 주었다. 반응은 "우리가 더 이뻐요" 다. 

취향교의 위치가 바뀐 이야기와 건청궁 창건 과정을 설명하는 데 중년 부부가 설명을 듣기 시작했다. 향원정에서 건청궁, 곤녕합으로 계속 따라오셔서 사진 찍기는 그만.......




무더위와 사람과 싸운 하루

  11시경 핸드폰이 심하게 울렸다. 폭염주의보를 알리는 문자였다. 계획한 대로 일정이 운영되기는 했지만 더위가 만만하지는 않았다. 조금 서둘러서 일정을 마무리하려 했지만, 수많은 외국인 관광객들과 동선이 겹쳐 이동하는 것도 힘들었다. 경복궁 방문이 첫 번째인 친구들에게 하나라도 더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아이들을 조금은 힘들게 했던 모양이다. 안산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모두 골아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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