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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개 Aug 24. 2021

어떤 모습이 진정한 나인가?

MBTI 강의를 하다 보면 어떤 유형이 정말 내 유형인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있다. 어쩔 땐 이 유형이 나왔다가 또 다른 땐 다른 유형이 나오기도 한다고 헷갈려하신다.


비단 MBTI 유형만의 이슈는 아니다.


부모님과 함께 있을 때의 나.

회사에서의 내 모습.

고객 입장에서의 내 모습.

기분 좋을 때의 나.

화가 났을 때의 나.

친절할 때의 나. 이기적인 모습일 때의 나.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 중에 때론 부끄러울 때도 있고 때론 자랑스러울 때가 있다. 그중에 안 좋은 모습은 가리고 싶고 좋은 모습만 자신인 것처럼 생각하고 싶다. 그러나 때론 무기력하고 우울한 기분이 찾아온다. 늘 밝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만 보이고 싶어 하는데 마음처럼 쉽게 잘 되지 않는다.


그럼 어떤 게 진정한 나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까.


때론 하늘이 맑다.

어쩔 땐 흐리기도 하다.

어쩔 땐 천둥 번개가 친다.

어떤 날은 하늘도 맑고 구름도 참 예쁘다.

어떤 날은 구름도 흐리고 미세먼지에 공기도 탁하다.


그러나 모두 하늘이다.

우리가 좋은 날의 하늘만 하늘이라고 하지 않듯이 사람도 마찬가지 아닐까. 어떤 모습도 전부 자기 자신인 것이다.

1년에도 봄여름 가을 겨울이 있듯 나 자신도 순간순간의 희로애락이 있는 것이다. 그 자체는 옳고 그름이 없다. 왜 꼭, 하나의 모습만. 일관된 모습만 가져야 된다고 생각하는 걸까. 오히려 그것이 부자연스러운 것이다.


혹시 누군가가 맑은 날의 자신만 좋아하고 흐린 날의 자신은 싫다고 한다면 그건 상대의 성향 차이이지 자신의 문제가 아니다. 상대의 평가와 의견에 나를 맞추지 말아라. 어느 누구도 상대의 기분과 요청에 따라 살 의무는 없다. 바라는 상대방의 모습조차도 그 상대의 성향일 뿐이다.


어떤 모습이 나인가?

모든 모습이 나다.


잎사귀 무성한 여름나무도 나무고 앙상한 겨울나무도 나무다.

나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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