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타트업 창간기+77일째] 매일매일 고백하겠습니다
10년 뒤, 아니 1년 뒤에 이 글을 본다면 부끄러워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겨우 이걸로 그렇게 기뻐했단 말이야?' 뭐 이런 말을 하면서요.
비영리 미디어 감시 매체 뉴스어디에게 '성취'란 단 하나입니다.
후원자 수? 중요합니다. 그래야 뉴스어디가 생존할 수 있으니까요.
다른 곳에선 볼 수 없는 기사를 쓰는 것? 그것도 중요해요. 같은 이야기 할 거면 이런 생고생 왜 하나요.
중요한 게 너무도 많지만, 뉴스어디에게 성취는 오직 '영향력'이에요.
조선일보가 1면에 쓰면 화두가 되는 그런 영향력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더 미디어 환경을 위한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힘, 그것을 '영향력'이라고 정의하고 있어요.
뉴스어디의 후원자들도 재밌는 기사를 읽고 싶어서 매달 제게 후원을 해주시는 건 아닐 거예요.
변화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뉴스어디의 기사가 세상에 영향을 끼쳐서 변화를 만들어내라는 주문이 담겨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뉴스어디 메뉴에는 '영향력'이라는 탭도 따로 있습니다.
뉴스어디가 존재해야 하는 가장 선명한 이유가 이 게시판에 담겨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언제쯤 이 게시판에 '뉴스어디 기사가 이런 긍정적 영향, 변화를 만들었습니다'하고 글을 쓸 수 있을까,
늘 기다려왔던 순간이에요.
아직 기사가 나가지 못해, 영향력 탭에 쓰지는 못했지만요.
뉴스어디의 기사로 20년 전 기사 밑에 정정보도가 달렸어요. 사망자만 천 명이 넘는 엄청난 사회적 참사에 관한 기사예요. (곧 기사로 만나실 수 있어요)
물론 다른 언론사는 조용히 문제 되는 기사를 삭제해 버리기도 했지만요.
정정보도를 한 언론사는 그저 해야 하는 일을 했을 뿐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언론사가 많지 않으니까요.
너무 작은 변화이지만, 어쨌든 게시판의 첫 글을 올릴 수 있다는 생각에 저는 너무 행복했어요.
창간을 하고 나서 나는 기자라는 직업과는 역시 안 맞는다고 생각했는데
변화가 생겨나니 이렇게 기쁠 수가 있다니. 이런 기쁨을 계속 만들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오늘 제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조금 답답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도대체 무슨 기사가 어떻게 바뀌었다는 거야, 하시면서요.
곧 곧..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첫 성취의 기쁨을 안고 저는 이제 퇴근하겠습니다!